일터

[10년|9월|유노무사의 상담일지]

  최근 불법파견에 대한 판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같은 사업장에서 같은 일을 하면서 정규직노동자와 하청노동자라는 형식적 차이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들! 2009.9월 국가인권위원회의 “사내하도급근로자 노동인권 개선을 위한 법령 및 정책 개선 권고” 내용을 살펴보며 왜곡되고 변질된 노동시장에서 기본적인 노동인권마저 부인되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현실을 되짚어 봅니다.                   

       노무법인 필 노무사  유 상 철

nextstep1@hanmail.net

 

 

# 불법파견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얼마전 KTX승무원에 대한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한국철도공사는 직접 고용한 사용자라는 판결이 있었다. 이밖에도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예스코 등 사내하청(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불법파견, 위장도급에 대해 해당 업체가 직접 고용한 사업주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1990년대 후반 노동시장에서는 노동유연화라는 빌미로 비정규직 노동자가 급격히 증가하였고 그 유형 또한 다양화되었다. 특히 1998년 파견법의 도입 이후 사내하청(하도급) 노동자는 급격하게 증가되었고 용역․도급 등 특수고용형태의 노동자들이 대거 확대되었다.

전형적인 근로관계는 노동자가 사용자와 근로계약을 맺고 그 사용자의 지휘 아래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형태이다. 이 경우 노동자를 고용한 사용자와 그 노동자를 실제 사용하는 사용자가 일치한다. 한편 간접고용이란 기업이 필요한 노동자를 자신이 직접 고용하지 않고 다른 기업이 고용한 노동자를 사용하는 것으로 고용과 사용이 분리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간접고용의 형태는 도급, 파견, 용역, 하청 등 다양한 용어가 혼용되고 있다.

2010.7.22. 현대자동차 불법파견에 대한 판결(대법원 2008두4367)에서 현대자동차 사내협력업체 노동자들과 현대자동차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는 성립되지 않으나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현대자동차 사내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현대자동차의 사업장에 파견되어 현대자동차로부터 직접 노무지휘를 받는 근로자 파견관계에 있으므로 옛 파견법 제6조 제3항이 적용되어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현대자동차가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된다는 취지의 판결을 하였다.

 

 

# 노동자에 대한 지휘․명령권을 누가 행사하였는가? 

2010.9.7. 노동부는 제조업 29곳에 대한 불법파견 실태점검을 다음달 10일까지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형식적인 실태점검이 아니라 파견법 등 관련 법률에 대한 전면적인 개정이 더욱 절실하다. 물론 현 정부가 고용서비스 선진화 방안을 추진하며 파견대상 업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이러한 노동시장의 왜곡은 노동자들에게 혹독한 시련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9.9월 인권위의 정책 권고사항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열악한 노동인권 개선을 위해

현행 노동관계법 등을 다음과 같이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첫째, 사내하도급근로자에게 각종 업무를 지시하고 그들을 지휘하면서도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노동관계법상의 각종 사용자책임을 회피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노동관계법상의 사용자 정의규정을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근로조건 등의 결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사용자책임을 회피하고자 사내하도급 등 간접고용을 남용하는 사례를 억제하기 위해 일시적인 업무가 아닌 상시적으로 행해지는 업무인 경우에는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도록 하는 원칙을 법률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

 

셋째, 위 두가지 개선방안이 현실적으로 시행되기까지 시간이 소용될 수도 있으므로 우선 비정규직법과 같은 사내하도급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금지 및 차별시정 신청권을 노동관계법률에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현행 비정규직법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파견근로자 등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으며 차별적 처우를 받은 근로자에게는 그에 대한 시정 신청권을 부여하고 있다.)

 

끝으로 비정규직 철폐 연대가의 가사를 떠올려 본다.

나서라 하청 노동자 탄압 착취를 뚫고서 굴욕과 상대적인 박탈감 장벽을 넘어

눈물과 설움 떨치고 반쪽 희망을 찾아서 굳세게 더 강하게 당차게 나서자

가자 노동자의 연대를 위해 해방 투쟁으로 동지여 동지여 꼭 찾아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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