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11년 4월-현장 리포트] 뇌심혈관계 질환 위험, 본격적으로 대응해야!- 두원정공지회 2010년 뇌심혈관계 질환 위험 조사를 중심으로


뇌심혈관계 질환 위험, 본격적으로 대응해야!


- 두원정공지회 2010년 뇌심혈관계 질환 위험 조사를 중심으로





두원정공지회 노동안전부장 오 진 환



이번호에는 일터 2011년 3월호에 이어 2010년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 조사와 함께 실시한 뇌심혈관계 질환 위험 실태에 대한 연구조사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현장 조합원들은 평균연령이 많아지고 있으며 장기간에 걸쳐 장시간 노동을 해왔습니다. 또한 대부분이 심야노동을 포함한 교대노동을 해왔으며, IMF이후 본격화된 일상적인 구조조정으로 인한 직무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는 것은 대부분 금속 노동자들의 공통점입니다. 때문에 현장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이 과로사 혹은 돌연사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판단아래 뇌심혈관계 질환 발병위험 정도에 대한 조사를 통해 실태파악을 정확히 하고 이후 대응방안의 토대를 확보하고자 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뇌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조사와 조치는 유해요인조사처럼 법적 처벌을 받는 사측의 의무조항이 아닙니다. 하지만, 뇌심혈관계 질환 문제는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사업주의 의무’와 산업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82조 ‘직무스트레스에 의한 건강장해 예방조치’에 입각해 볼 때, 포괄적으로 사업주의 책임아래 꼭 해야 한다는 것에 노사가 합의하고,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 조사와 함께 실시하였습니다. 지회의 문제의식 핵심에는 바로 조합원들이 골병 뿐 아니라 뇌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걱정과 관심이 컸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현장의 조직력과 조합원들의 관심과 참여가 정도는 다르지만 약화되고 있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툴툴거리거나 걱정만 하거나 쓴 소리만 하기 보다는 구체적인 현장조합원들의 현실, 필요, 대안 등을 발굴하고 조직하는 것이 중요하지 싶습니다. 두원정공 지회는 2010년에 실시한 뇌심혈관계 질환 위험 조사를 통해 이제 막 발걸음을 내딛었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많은 현장에서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소중히 하는 다양한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래봅니다.



건강검진을 노동자의 입장에서 제대로 해야


대부분의 현장이 마찬가지이겠지만, 두원정공 지회도 그동안 조합원 개개인의 건강정도를 검진전문가들에게 기대어 치루는 연례행사처럼 관행적으로 임해왔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검진항목을 추가하고 대상을 확대하는 등 일련의 성과에 만족해 온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가장 중요한 현장조합원들의 노동과정과 일상을 충분하게 반영하고 분석하여 대안을 만들려고 하는 노력으로는 이어나가지 못한 채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건강검진은 사실상 관성적으로 방치하다시피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합원뿐만 아니라 조합활동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활동가들이 과로사 혹은 돌연사에 대한 걱정은 많았지만, 실제 조합원들의 뇌심혈관계 질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참으로 아쉬운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지회는 이러한 반성에 기초해서 그동안 거의 방치해왔던 조합원 개인별 건겅검진 기록을 분석하는 것을 통해 뇌심혈관계 질환 실태를 파악하고자 했습니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조합원들의 건강검진 기록을 조합원 동의아래 해당병원에서 확보하였습니다. 물론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뇌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교육과정에서 대안마련을 위한 실태파악에 꼭 필요하다는 것과 개인별 뇌심혈관 질환 위험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였고, 조합원들도 개인정보인 건강검진 기록을 제공하고 분석에 사용해도 좋다는 동의서를 흔쾌히 써주었습니다.
확보한 2003년부터 2009년까지의 건강검진 기록에 기초하여 결과의 변화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 질환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층 콜레스테롤 결과만), 간기능 이상, 비만, 생활습관의 변화 등을 분석하였습니다. 2009년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별 뇌심혈관계 질환의 발병위험도를 평가하였습니다. 추가로 유해요인조사 설문내용에 직무스트레스 내용과 노동조건의 변화를 포함하여 분석을 한 바 있습니다. 2009년 건강검진 기록을 통해 뇌심혈관 질환 발병위험도를 지회차원에서 전체적으로 분석을 하였고, 2010년 건강검진 기록에 기초하여 조합원 개개인들의 뇌심혈관계 질환 발병위험도 평가서를 작성하여 배포하였습니다.


앞으로 산보위 등을 통해 대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입니다. 예컨대 정기적인 건강검진시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예방을 할 수 있도록 허리둘레, 저밀도 콜레스테롤, 고밀도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의 일반건강검진 항목이 빠짐없이 수행 될 수 있도록 하고, 당화혈색소와 경동맥초음파 조사 등의 항목을 추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이런 검진 항목 뿐만 아니라 검진과정에서의 충실함과 이에 대한 사후관리를 포함하여 고위험군 조합원들에 대한 일상적이고 지속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등의 뇌심혈관계 질환 관련 협약내용 마련이 그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참여가 중요하고, 특히 노동과정과 일상에 대한 주체로 거듭나는 것이야말로 뇌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는 힘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왜냐하면 뇌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은 현실이고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대책마련이 시급한 뇌심혈관계 발병위험도 평가 결과


설문분석을 통해서도 뇌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처럼 뇌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 만성질환의 유병률은 응답률이 적었지만 응답자 중 100명이 고혈압으로 진단을 받은 적이 있고,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람도 42명인 것으로 확인하였습니다. 당뇨에 대해서도 33명이 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고 11명은 치료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지혈증으로 진단받은 적이 있는 경우도 76명이었으며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11명이었습니다.


조합원들은 설문을 통해 업무 만족도가 높아지고 육체적 지침과 정신적 지침 모두 2007년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답했습니다. 작업조건과 관련한 사항은 2007년에 비해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노동 시간에 대한 절대적 인식이나 상대적 인식에서도 큰 변화가 없었으며, 유연화와 관련한 항목에서도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상당수의 노동자들이 절대적인 노동강도와 상대적 노동강도가 세다고 답했습니다. 물론 2000년 초반에 비해서 물량의 감소 등 작업장의 변화한 환경으로 인해 전체적인 변화가 있었고 그러한 변화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부서별 노동강도의 차이가 커지고 있으며 주당 평균 노동시간도 큰 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되었기 때문에 해당 부서 노동자의 경우에는 뇌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직무스트레스와 관련해서는 2007년에 비해 약간의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리환경은 큰 차이가 없었으나 직무 요구, 관계 갈등, 직장 문화는 상당히 증가하였고 직무 자율, 직무 불안정, 조직체계, 보상부적절은 반대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통해 직무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전체적인 작업장의 분위기가 악화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2003년부터 2009년 건강검진 기록에 기초하여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고혈압 요관찰자는 2009년에는 56%로 약간 감소 추세였지만 전체적으로 50% 이상이 요관찰자인 상황은 뇌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선행요인인 고혈압의 관리가 매우 필요함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고혈압 유소견자의 비율은 2003년 26%였다 중간의 증가와 감소추세를 반복하다 2009년 13%로 감소하였습니다.
당뇨는 내당능장애의 유병률은 2003년 19%에서 2007년까지 감소추세를 보이다 2009년 19%까지 증가하여 문제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뇨의 유병률은 2004년과 2006년이 가장 낮은 4%였으며 2007년과 2008년이 5%였고 2009년 9%까지 증가하였습니다.
이상지질혈증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저밀도콜레스테롤 수치와 중성지방 수치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만, 자료의 한계(검진제도 변화)로 총콜레스테롤을 통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상지질혈증의 요관찰자와 유소견자는 1%~3%대로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간기능과 관련하여 음주와 관련성이 가장 큰 것으로 생각되는 γ-GTP만 이상이 있는 경우는 2003년부터 2009년까지 14%에서 18%로 약간 증가하였으며, 좀 더 만성적인 영향을 의미하는 GOT와 GPT가 모두 이상이 있는 경우는 증가추세이긴 하지만 5%이하였습니다.
뇌심혈관계 질환, 특히 심혈관계 질환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비만의 양상을 평가하였는데, 요관찰자는 2003년 103명(29%)였다 2009년 143명(35%)였고, 유소견자는 2003년 133명(38%)였다 2009년 154명(37%)로 확인되었습니다.
생활습관은 뇌심혈관계 질환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흡연, 음주, 운동 부족에 대해 조사하였는데, 건강검진시 의사문진 여부 및 정도에 따라 신뢰도가 불균등하여 인용하기 매우 어려웠기 때문에 이후 건강검진시 의사문진을 세밀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끝으로 2009년 검진결과를 바탕으로 뇌심혈관계 질환의 발병위험도를 평가하였습니다. 검진결과와 교대근무 등의 현재 상황을 바탕으로 평가한 결과, 정상군에 해당하는 경우는 40명으로 14%에 불과하였고, 고위험군은 24명으로 8%였습니다. 현재는 정상군과 고위험군이 모두 많지는 않았으나 중등도 위험군이 123명으로 43%나 되기 때문에 꾸준한 뇌심혈관계 질환 예방관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대책마련을 보다 본격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현실을 확인 한 것입니다.



뇌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와 대응이 절실함을 느끼면서 글을 마칠까 합니다. 뇌심혈관계 질환 위험 조사과정에서 확인 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현장에서 정례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건강검진에 대한 과정과 내용 그리고 대책 수립이 없다시피 했다는 것입니다. 건강검진만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노동자들의 안전과 보건에 관련한 측정, 조사 등 다양한 활동이 실제로 조합원들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요구를 조직하는 것이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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