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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5월- 지금 지역에서는]1993년 그리고 2011년 무엇이 달라졌나

1993년 그리고 2011년 무엇이 달라졌나
4.28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의 날을 맞아

한노보연 선전위원 흑무

1993년 4월. 심슨 인형을 만들던 태국의 케이더 공장에서 불이 났고 188명의 노동자 숨졌다. 노동자들이 인형을 훔쳐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공장 관리자들은 공장문을 걸어잠궜고 불길을 피할 곳이 없었던 많은 노동자들이 숨진 것이다. 3년 뒤, 이들을 추모하는 촛불이 세계 곳곳에서 밝혀졌고 그 뒤로 4.28은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이 되었다.
그간 한국에서도 4월을 '건강권 쟁취 투쟁의 날'로 삼아 투쟁을 벌여왔고 올해는 '4.28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 시민위원회'가 꾸려졌다. 시민위원회에서는 산재사망이 피해 노동자만이 아닌 전체 사회구성원 전체의 문제가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개인 및 단체 추모위원을 모집했고 20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20일부터 28일까지 추모 공동행동(우측 사진)을 벌인 후 28일 추모제로 활동을 마무리했다.

20일 기자회견에서는 반도체/전자산업, 건설, 배달, 보건의료 노동자의 건강권 실태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있었다. 요즘 4대강 건설과정에서 계속되는 사고에 대해 건설노조 위원장은 "4대강 공사현장에는 건설 노동자가 없다"며 "그곳에는 쓰고 버리는 부품만 있을 뿐 사람인 노동자는 있지 않다"고 정부의 4대강 속도전과 무대책을 규탄했다. 또한 반올림 이종란 활동가는 이윤에만 목을 매는 기업주들과 이를 방관하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며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28일 추모제는 산재로 고통받고 죽어간 이들을 위로하는 목소리로 채워졌다. 추모제에 함께한 불교인권위원회, 최재봉 목사, 노동가수 박준, 인디밴드 한음파와 하이미스터메모리는 8년전 케이더 공장에서 죽어간 노동자들과 지금 이 시간에도 죽어가고 있는 한국의 노동자들을 추모했다.
민주노총 자료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노동부 공식 통계로만 90만4천8백5십8명의 산재 노동자가 발생했고, 2만5천1백4십5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연간 평균 9만여 명의 노동자가 산재를 당하고, 2천5백여 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처참한 현실은 OECD 국가 중 10만명 당 산재사망 비율 1위라는 사실이 잘 보여주고 있다. 4월 노동자건강권 쟁취의 달은 이런 처참한 현실을 이 사회에 환기시키기 위함이었다. 달라진 현실의, 나아진 현실의 2012년 4월을 꿈꾸며 다시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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