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열며> 자랑스러운 강정구 교수 '출판기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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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대 방명록 사건이 났을 때 어떤 스님이 동국대학교 총장에게 했다는 얘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그때도 학교 일각에서 징계 운운 했는데 그 스님은 총장에게, ‘이 시골대학을 세계적인 대학으로 만든 교수를 징벌한데서야 말이 되는가?’라고 했다고 합니다. 저도 그의 논지에 찬성합니다.

그는 오늘 출판기념회를 하는 『미국을 알기나 하나요?』(통일뉴스, 2006)라는 책을 최근에 발행했습니다. 서평 아닌 책 소개를 좀 해 볼까 합니다. 그의 금쪽같은 21편의 글들과 ‘6.25 필화사건을 되돌아보며,’ ‘공소장,’ 그리고 금년도 2월의 ‘첫머리 진술서’를 이 책의 보론으로 각각 뒤편에 달았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두 가지를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미군(혹은 미국)은 우리 한국인에게 누구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 질문에 대하여 미군은 우리 민족의 점령군이고 압제자이며 통일 훼방꾼이라고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그를 뒤늦게 공부하게 하고 생의 목적으로 삼다시피 하게 한 그것은 “냉전 성역 허물기”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그것을 그의 “학문(적) 일생”이었다(252쪽)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는 진보적인 시각에서 맥아더 장군을 ‘38선 분단 집행의 집달리’(83쪽)라고 불렀습니다. 그는 맥아더 장군을 숭배하고 나라를 구한 은인으로 생각하는 국민이 많은 것을 주목하면서 이렇게 도전하고 있습니다. : “이 고마운 은인인 미국에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보은론이 판을 치고 미국을 비판만 해도 ‘배은망덕’하다고 질타한다. … 과연 우리는 언제까지 이 만병통치 같은 대미 생명은인론과 보은론에 덜미가 잡히고 주눅이 들어야 하나? … 생명의 은인이라기보다 생명을 앗아간 박탈자가 아닌가? 언제까지 이런 ‘대미 자발적 노예주의의 포로’가 되어야 하는가?”(87쪽) 저는 이 국민들이 강 교수의 심각하고 역사적인 질문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6.25를 ‘통일내전’이라고 규정하고 맥아더의 개입이 결정적으로 내전을 세계전쟁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우리 민족을 학살하였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만약 남의 집안싸움인 통일내전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전쟁은 한 달 내에 끝났을 것이고 사상자는 아무리 많아야 남북한 합쳐 1만 명 미만일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개입으로 인해 3백 99만 명이 더 많이 죽게 되었다는 의미”(87쪽) 라고 고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맥아더 장군은 중공군이 개입했을 때 원자탄 26개를 투하할 계획이었으나 미국 대통령은 그를 해임시켜 더 이상 8군을 지휘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맥아더의 생각대로 되었으면 강 교수는 내란 성격을 가진 한국 전쟁은 소련의 개입으로 제3차 대전으로 이어졌을 것이고 아마 한반도는 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게 되었거나 우리 민족은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88쪽)

강교수는 미군들의 희생에 대한 ‘보은론’과 맥아더 장군 숭배에 빠져있고 ‘주눅 들려 있으나’(87쪽) 오히려 역사적인 준엄한 사실에 눈떠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이런데도 동상을 세우고 또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금이야 옥이야 껴안고 있어야겠다고 폭력몰이와 색깔몰이까지 벌이는 판이니 그야말로 난장판이 따로 없는 것 같다.”(88-89쪽)고 통탄해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우리 민족의 분단을 항구화하겠다는 음모를 가지고 있고 결국 ‘통일 훼방꾼’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군의 완전한 철수만이 한국 문제의 근본해결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전쟁주범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다.”라고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이러한 미국에게 “군사기지와 이전 비용 및 주둔비까지 천문학적으로 지급하면서 이 땅에 최소한 (앞으로) 50년, 아니면 영구히 주둔하게 한다. 이것이야말로 도둑놈에게 곳간 열쇠를 주는 꼴인데 자발적 노예가 아니면 이런 짓거리를 누가 한단 말인가?”(194쪽)

그는 한·미 관계를 동맹관계가 아닌 우호친선협력 관계로 ‘새판 짜기’로 새로운 안을 제시합니다. 그는 “주한 미군을 철군시키고 한미군사동맹을 폐기하고 일본·중국·러시아 등과 맺고 있는 우호친선협력 관계로 변경시키는 한·미관계 새판 짜기”를 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182쪽)

 

사실 말이지만, 동국대학교가 한국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있습니다. 서울대를 1위로 한다면 연대, 고대 등이 그 다음이고, 동국대는 아무래도 3위 정도의 대학교로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강정구 교수 때문에 그 이름이 유명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신입생 지망율도 높아졌을 것이고, 동국 대학교의 다른 교수들도 유명세를 탔을 것입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동국대 이사회는 1심 판결이 나오기 전에, 그를 징계했습니다. 그래서 유죄판결을 받게 된 셈입니다. 이 점, 그야말로 적반하장 행위로 매우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강 교수에게 표창은 못하나마 징계를 하다니요!

그가 몸담고 있는 동국대학교가 ‘한 시골대학’에서 ‘세계적인 대학’으로 그 위상이 높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국대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그를 ‘보직 해직’이란 결의를 하여 보상 아닌 징벌을 감행하였습니다. 이는 대학의 위상을 높여준 데 대한 보상이 아니라 배신입니다.

강정구 교수가 있어 우리(민중민주진영)는 그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한국인으로 기를 펴고 긍지를 가지고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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