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브라더! 우리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소설 '1984년' 조지오웰]

$서평$

 

문명을 창조하는 강력한 엔진 신자유주의, 그러나 이 엔진을 장착한 자본주의 열차가 그 ‘궤도’의 끝에서 ‘경제제국주의’라는 ‘전체주의’와 만날 수밖에 없음을 부정하는 이는 이제 없다. 이런 사건마다 씨씨티브이와 전자결제 그리고 손전화가 온갖 범죄의 결정적인 단서와 증거로 등장하는 현실이 말하듯 우리의 일상은 낱낱이 기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조지오웰의 소설 ‘1984년’의 ‘빅브라더’가 59년의 세월을 거쳐 정치적 공간을 타 넘어 문명이라는 첨단장비에 의해 경제적 공간으로 이동한 것이다.

소설 ‘1984년’의 소름 끼치는 전율 앞에 다시 서 보자. 그리고 ‘시장의 악마’를 붙들어 맬 궁리를 해야 한다. 악마는 역사의 주인공만은 아니다. 방목의 책임은 우리의 몫이다. ‘빅브라더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소설 속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섬뜩한 1984년의 빅브라더의 연설 한 대목,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이 얼마나 황당한 말인가.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하다니… ‘1984년’의 언론담당 윈스턴은 이 말을 따라 과거를 현재에 맞추는 작업을 한다. 뉴욕타임스 등 모든 미디어와 도서의 기록을 찾아 새로운 원본, 그렇다! 새로운 원본을 만든다. 수정기록은 없다. 따라서 빅브라더의 언행은 언제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일치한다. 

그러나 빅브라더조차도 인간의 양심을 영원히 가두어 둘 수는 없다. 윈스턴은 저항집단과 접촉하게 되고 이것이 발각되어 애정성 고문실 101호실로 끌려가 새로운 인간으로 개조되어 ‘완치된 자’란 판정을 받고 석방된다. 이를 오웰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애정성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용서 받고 그 영혼이 눈처럼 깨끗하게 되었다”라고…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도 보자. “모든 것은 잘 되었다. 싸움이 끝난 것이다. 그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것이다. 그는 빅브라더를 사랑했다.”라고, 빅브라더를 사랑하다니… 오! 신이시여! 그러나 정작 우리의 현실이 문제다. 그렇다. 시간과 공간과 인간을 개조하려는 사회공학이 지금 이 땅 대한민국에 안개처럼 퍼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영토를 개조하자며 강부자로 출발한 우리의 이명박 정부가 방송장악을 위한 시도에 이어 임시정부 삭제 그리고 체포현상금, 물대포색소, 금서목록 등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인간개조의 작업에 나섰다.

두렵다. 언뜻, 토마스 매티슨이 말한 ‘시놉티콘’이 생각난다. ‘소수가 다수를 감시하는 팬옵티콘. 그러나 만약 다수가 그 소수의 권력을 감시한다면……’ 그렇다. 촛불문화제가 말한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폐쇄회로티브이, 전자결제, 핸드폰, 인터넷, 컴퓨터데이터베이스. 이것은 빅브라더의 것이기에 앞서 우리의 눈과 귀가 삶의 족적이 아닌가. 우리가 ‘빅브라더’를 팬옵티콘의 말뚝에 매어 민주주의의 마당에 방목하자.  

 


 

 

 

 

77호부터 ‘문화’코너가 신설되어 문화예술분야의 글이 번갈아 실릴 예정입니다.
  이번호에는 문화사랑방 인서점을 운영하는 심범섭 님의 서평을 싣습니다. -편집자주

 


 

태그

자본주의 , 빅브라더 , 강부자 , 이명박 , 인서점 , 소설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문화사랑방 인서점 심범섭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