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건리를 찾은 나가쯔가와 후루야

$해외 평화 운동$

 

 


△무건리 훈련장 답사를 앞두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죠.
왼쪽이 나가쯔가, 오른쪽이 후루야입니다.

 지난 8월 30일, 필리핀, 대만, 일본의 평화활동가들이 무건리를 찾았다. 작년 10월, 이와쿠니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일본 현지 집회에서 만난 2명의 AASJA 학생 활동가들도 함께였다. 그동안 각자 서툰 일본어와 한글로 이메일을 통해 동아시아의 미군기지 철수와 반 신자유주의 투쟁의 결의를 함께 다지며 연대의 메시지도 주고 받았다. 작년 이후 거의 10개월만에 보는 얼굴이라 그런지 무척이나 반가웠다. 이 친구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간단히 실어본다.

(AASJA ; 반침략아시아학생공동행동, Anti-invasion Asian Student joint Action)  
 


“무건리 훈련장 반대투쟁, 열심히 함께 해야죠” - 나가쯔가

나는 아라카와(あらかわ)구(區) 미카와시마(みかわしま)라는 곳에 산다. 이 곳은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으로 재일동포를 비롯하여 최근에 일하러 온 한국 이주노동자들이 많다. 동네에서 일본 경찰은 한국인에게(이주노동자) 불쑥 등록증을 요구한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 사람에게는 등록증 같은 것이 있는데, 이 증을 바로 제시하지 못하면 여러 가지 협박을 하며 경찰서로 데려가서 괴롭힌다. 언젠가 한번은 지나가다가 경찰에 항의해본 적이 있다. 내가 일본 경찰한테 “경찰 이 개XX”라고 한국말로 했더니 일본 경찰은 무슨 말인지 모르니까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옆에 있던 한국 사람들이 막 웃더라.(웃음) 한국 사람들이 차별받고 부당한 일을 당하면 옆에서 가만히 못 있겠다.

일본의 후지산 근처에 이곳 무건리 훈련장처럼 한미공용훈련장이 있다. 훈련장 이름은 키타후지. 1945년 이후 미군이 주둔하기 시작하면서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훈련장 건설로 인해서 땅을 많이 빼앗겼다. 키타후지 훈련장은 한반도에 전쟁을 하러 가기 위해 미국 전투기들이 출격하는 곳이다. 이곳 주민들은 한반도 전쟁에 참가하는 것을 반대하는 투쟁을 벌였다고 한다. 즉, 미군들이 아예 한반도로 갈수 없도록 막는 투쟁이었다. 내 친척 가운데 이 투쟁을 함께 한 사람이 있다.

내가 어렸을 때는 투쟁의 침체기였다. 그래서 내가 AASJA 활동을 하기 전에는 잘 몰랐다. 그런데 활동을 시작하게 된 후에는 직접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래서 현장에도 가보고 책도 찾아봤다. 투쟁의 역사를 알아가면서 정말 많은 감동을 받았다.  

내가 무건리 주민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고향을 지켜야 된다는 것. 이곳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자랐던 시골풍경과 너무 비슷하다. 그래서 고향을 지키고 싶어 하는 주민들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두 번째는 훈련장 확장을 함께 반대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여러 나라에서 침략전쟁연습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 필리핀도 상황이 비슷하다. 비록 내가 외국인이지만 이곳 무건리 훈련장 확장을 반대하기 위한 연대 투쟁, 앞으로 열심히 해 나갈 것이다.
 

 


“재일동포에게 많은 감동을 받았다” - 후루야

얼마 전부터 한국말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지난 7월, 일본에서 있었던 G8서미트 반대 투쟁때 방문했던 전빈련 의장님한테 기관지를 받았는데 그것을 열심히 보고 있다. 한글은 김철성이라는 재일교포 친구에게 배우고 있다. 처음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재일동포들 때문이었다. 식민지 시대에 일본에 강제로 끌려올 수 밖에 없었던 한국 사람들은 생활, 일자리 등 모든 면에서 아직도 일본사회에서 여전히 차별받고 있다. 그런 것에 분노를 느낀다. 그런데 말조차 빼앗긴 재일동포들이 민족학교나 조총련 등의 활동을 정말 열심히 한다. 집회에 참가할 때도 이들은 꼭 한국말로 한다. 그것에 매우 감동받았다. 그래서 “우리말”, “한국말”을 배우고 싶었다. 김철성이라는 친구는 확고한 민족주의자이다. 이 친구를 한일네트워크(니코리네트) 집회에서 만났는데 어느 날 “우리말 배워볼래?”라고 불쑥 물어보더라. 그래서 배우겠다고 했다. 열심히 가르쳐주고, 나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

한국말 열심히 공부하고, 앞으로 AASJA 활동도 열심히 할 것이다. 이곳 무건리 주민들, 결코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끝까지 함께 열심히 투쟁했으면 한다.  
 

1박 2일 일정인 덕택에 함께 술 한잔 나눌 기회가 주어졌다. 한국의 민중가요가 너무 좋은 나머지 일본어가 함께 쓰인 한국 민중가요 노래책을 가지고 다니는 나가쯔가는 ‘주한미군 철거가’를 한국말로 아주 잘 부른다. 그것도 3절까지 ^^;
최근에 한국말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후루야는 요즘 평통사 홈페이지에 있는 성명서를 번역하고 있단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라고 따끈따끈한 <평화누리통일누리> 77호를 선물했다.
나가쯔가와 후루야는 독도문제가 나올 때면 너무나 미안하다고 한다. 일본과 한국은 아직까지 벽이 남아있고, 그래서 더 많이 안타깝다고 한다.
그러나 동아시아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침략적 군대 양성을 목적으로 재배치, 확장되는 주일미군기지, 주한미군기지 등 일본과 한국에 있는 미군기지들을 몰아내고 민중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열심히 투쟁하겠다는 그 마음만은 분명 하나인 듯 하다.  


태그

신자유주의 , 평화 , 재일동포 , 미군기지 , 민중가요 , 무건리훈련장 , AASJA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홍보팀 이유빈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