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광 미국의 야욕 앞에 어머니 같은 대지의 숨결을 빼앗기고 말았던 땅.
■ 송탄 공군기지 옆 구장터 ■ 회화리(패트리어트 미사일)
회화리 건너편 진위천변에는 MD(Missile Defense:미사일방어전략)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총 8개동 10여기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서 북쪽을 향하고 있다. ■ 황구지리/금각리(평화의 논, 미공군 탄약고)
금각들 너머로 활주로가 보인다.
처음 평택에 와서 송탄공군기지(Osan Air Base) 주변 초등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아이들의 목소리가 귀를 쩌렁쩌렁 울릴 정도였다. 속으로 ‘이 학교 아이들은 여학생 남학생 할 것 없이 무척 씩씩하구나.’ 생각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헤드폰을 끼고 있을 때 목소리가 커지는 것처럼 항공기 소음 때문에 저절로 목소리가 커진 것을 알고는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단국대학교 의과대학에 의뢰하여 실시한 소음과 진동이 주민건강에 미치는 영향 조사결과는 매우 심각하다. 소음지역의 주민들은 이명 현상이 높게 나타났고 모든 주파수에서 청력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행기 소음은 고혈압 유병률을 증가시키고, 심혈관 질환 발생을 증가시킬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대동맥의 경직도가 증가하는 소견을 보여 동맥경화 발생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정신건강조사에서는 불안장애, 공황장애 같은 주요 불안장애가 발생하였고, 아동건강조사에서도 소음지역의 학생들은 지능검사에서 낮은 점수를 보였고, 읽기 및 어휘력 저하와 우울증상,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이 나타났다. 지금도 주민들이 이렇게 소음피해에 시달리고 있는데 국방부와 미군은 평택시에 통보도 하지 않고 비밀리에 제2활주로를 건설하려 하고 있다. 활주로가 하나 더 늘어나면 주민들의 피해가 늘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런데 국방부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 한국과 미군이 사용하고 있는 공군기지활주로는 대부분 한국전쟁 이후 건설된 것으로 활주로의 상태는 평택미공군기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인데 왜 유독 여기에만 새로운 활주로가 필요한지 국방부는 꿀 먹은 벙어리이다. 무언가 석연치 않은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난 9월말 코리아타임즈는 2012년까지 ‘한미합동 광역항공작전사령부(Broader Air Operations Command)’를 송탄 미공군기지에 건설한다는 특종을 보도하였다. 미국은 전시작전통제권이 반환되는 2012년 이후에도 공군작전권은 여전히 행사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까? 송탄 미공군기지 제2활주로 완공시점과 광역항공작전사령부 창설시점이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 잊혀진 땅 대추리
주민들을 피눈물로 몰아낸 그 자리에 저들은 백년기지를 만들겠다며 한반도에 영구 주둔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내며 자연환경을 파괴하며 패악질을 저지르고 있다.
주민들을 피눈물로 내쫓은 이 자리에 가구당 건축비만 7억여 원이나 되는 초호화 미군 아파트를 2,500 가구나 짓고 있다. 또한 미군자녀들을 위해서 우리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와 비교해서 건축비만 8배나 비싼 귀족 학교를 짓고 있다. 신도시의 콩나물 교실과 낡은 화장실 그리고 낡은 의자에 뜯겨 스타킹 올이 나가서 다니는 여학생들을 보면 자존심이 상해서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미군 자녀들을 위해 짓는 학교에는 공기를 정화하는 공조 시스템까지 들어간다고 한다. 미군 학교 하나 지을 돈이면 우리 학교 8개를 지을 수 있다. 예산이 부족하여 매년 신규학교 설립이 절반만 허가되는 우리의 현실을 보면 말문이 막힌다. ■ 이주단지
지금 대추리·도두리 주민들의 살 이주단지에는 황토주택, 목조주택, 조립식주택까지 형형색색의 집들이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평택호 관광지에 임시로 옮겨 갔던 파랑새 동상도 다시 가져 왔다. 속 모르는 사람들은 강제이주 당했지만 좋은 집 짓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게 되어서 좋겠다고 할 만하다. 겉모습만 보아서는 보수언론에 이용당하기 딱 좋다. 이번 기지 순례에는 경기남부 평통사 회원이신 위서철, 우홍균 선생님, 오영미 목사님, 이유빈, 유학수, 김광태, 한은숙 님이 참가하셨고 민영완, 이우곤 운영위원과 민영완 운영위원 자녀 초등학생 둘, 서울평통사 윤영일 회원과 대추리 평화지킴이였던 들풀님이 참가하셨습니다. 강사로는 평택평화센터 강상원 소장님이 아이들까지 맡기고 고생해 주셨습니다. 순례에 참가한 모든 분들 고생하셨습니다. 다음에는 이번 기지 순례 내용을 바탕으로 매뉴얼을 만들어 좀 더 알찬 기지 순례를 진행하기로 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지구상에 도대체 외국군대의 주둔기간을 정해 놓지 않고 백년기지 운운하는 나라가 어디에 또 있을까요. 사라져 버린 황새울 벌판을 바라보며 어서 빨리 주한미군 내보내는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통일을 이루어야겠다는 마음을 독하게 먹는 하루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