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학생인권, MB 정권에서 지옥까지 떨어져

'2008년 이후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 발표

"2009년에만 우리 학교 학생 중 두 명이 자살했다. 한 명은 학교에서 떨어졌다. 우리 모두 그 광경을 봤고 우울했고 슬펐다. 학교는 정신병원 같고 선생님은 우릴 감시한다. 아침 여섯시 반에 일어나 집에 오면 저녁 열 시인 생활이 매일 반복되고 사람으로 대우받지 못한다. 지금 내가 인격적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고 3이 될 때까지 자살하지 않고 살아있을지 모르겠다.…(후략)…"
 
2008년 이후 청소년인권실태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의 서술형 답변은 답답한 학교 에서 느끼는 비관으로 가득 차 있었다.
 
80번째 학생의 날을 전국적으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 가운데 3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인권문제 등을 주제로 청소년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청소년이 행복해지기 위해 없어져야 할 5가지'를 색종이에 적어 던지는 행사를 열었다. 유영민 기자 youngbittle@gmail.com

 
청소년 7대 요구안 살펴보니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학생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청소년 510명이 참여한 '학생인권보장을 위한 청소년 집단민원'을 교과부에 제출했다. 이날 대표 민원인으로 참가한 고교 1학년 거부기 양은 "현 정부가 들어선 2008년 이후 학생인권이 나아졌다고 여기는 학생은 10%를 넘지 않는다"면서 "두발복장규제, 체벌, 강제 자율·보충 학습 등 더 많은 인권침해가 일어나고 있지만 정부는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학생 인권을 악화시키는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학생 인권의 내용을 담은 7대 요구안을 공개했다. 7대 요구안에는 △두발과 복장의 자유 보장 △강요된 자율학습과 보충수업 등 과중한 입시교육 중단 △체벌과 벌점제 등 학생 통제 수단 폐기 △소지품 검사 및 압수 금지 △휴대전화 금지 조례 추진 중단 △학교 운영에 학생 참여 보장 △경쟁교육 정책 중단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학교에서 12시간 보내는 학생들
 
전국 2000여명의 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2008년 이후 청소년 인권 실태조사'를 한 아수나로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이후 학생인권이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 비율은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각각 4.3%(28명), 4.0%(54명)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학생들은 변화가 없거나 인권침해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여겼다.
 
중학생의 72.9%(478명), 고교생의 81.8%(1117명)이 2008년 이후 입시나 성적, 진로 문제로 받는 스트레스가 늘었다고 답했다.
 
중학생의 36.7%인 241명이 "이명박 정부 이후 야간자율학습, 아침자율학습, 보충수업 등이 새로 생겼고 강제 운영된다"고 답했고, 22.7%(149명)는 "등교가 더 빨라지거나 하교가 늦어졌다"고 여기는 등 고교 중심으로 운영되던 입시교육이 중학교까지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생들의 등하교 시간과 학교에 머무는 평균 시간 등을 분석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7시 45분에 등교해 오후 8시 21분까지 평균 12시간 이상 학교에 머무는 학생이 대다수로 나타난 것. 학원까지 다녀오는 아이들은 오후 11시 20분이 넘어서야 집에 갈 수 있었다.
 
학생들이 학교를 마치고 "집에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한다는 우스개가 현실이 되자 학생 인권을 넘어서 건강권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있다.

 
학생 절반 "일주일에 한 번은 맞는다"
 
체벌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절반(중학생의 52.1%, 고교생의 49.9%)이 1주일에 1회 이상이라고 답했다.
 
체벌의 이유는 두발복장규제 위반, 수업태도, 지각과 결석 등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 학생들과 대화하고 동의를 이끌어가기 위한 교사의 노력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정부가 체벌의 대안으로 내세운 그린마일리지제 등 상벌점제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중학생의 45.4%, 고교생의 49.4%가 "더욱 통제받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여기고 있었다.
 
청소년 집단 민원 제출에 참여한 고교 2학년 여학생은 "굳이 수치를 발표하지 않더라도 바닥을 치던 학생 인권이 이 정부 들어 지옥까지 떨어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면서 "지금처럼 비인간적인 학교풍토가 지속된다면 학교에는 이 정부가 보호하려는 상위 1% 특권층 학생만 남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태그

학생인권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강성란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