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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들이 23일 서울 대방동 여성프라자 회의실에서 외고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토론회를 연 가운데,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영민 기자 |
최근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의 지적으로 불거진 외국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들이 토론회를 열고, 다양한 해결방법을 제시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흥사단, 참여연대, 전교조 등 28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공교육살리기연석회의는 23일 오전 서울 대방동 여성프라자 회의실에서 ‘외국어고 폐지와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부모 지위 상속 특권구조 청산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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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태 한국교육연구소 소장 |
먼저 발제에 나선 이종태 한국교육연구소 소장은 “외고는 설립 목적상의 ‘언어 영재 양성’은 실종되고 실제로는 대학 입시 준비기관이 되어 있다”며, “학생 선발 기준이나 교육과정 운영 등에서 언어 영재성에 대한 판별 기준은 적용되지 않으며 교육 내용과 방식 또한 설립목적과 무관한 독점명문대 입시 준비를 위한 점수 경쟁에 몰두하는 등 이른바 ‘특권고’”라고 단정했다.
또한 “외고 입학은 내신 성적과 외국어 관련 능력에서 발군의 실력을 인정받아야 가능하기 때문에, 그것을 위해서는 전적으로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상당한 경제력을 가진 계층의 자녀에게만 문이 열려 있다”며, “외고는 특권 계층의 특권을 대를 이어 세습하기 위한 핵심 통로로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태 소장은 외고 폐해로 △사교육비 증가의 주범 △퇴행적 점수 만능주의 교육 심화 △신종 학벌 형성을 통한 사회적 양극화 및 분열적 계층구조 정착 등을 꼽았다.
이 소장은 “외고라는 이름의 존속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외고가 갖는 부당한 특권 구조를 전면적으로 해체해야 한다”며, “영재교육이라는 미명하에 일부 특권적 중산층 자녀들에게 부모의 지위를 상속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주는 일체의 특권을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태 소장은 외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가지 모형을 대안으로 들었다.
우선 첫 번째 안으로 언어 영재 특목고로서의 지위는 폐기하되 외국어교육 특성화 고교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또한 외고에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의 폭넓은 자율성을 부여하되, 선발 방식은 일반고와 마찬가지로 선지원 후추첨으로 한다.
두 번째 안으로 외국어 교육으로 특성화하기보다 내용은 일반적인 고교 교육과정을 유지하되, 운영 방식에서 미래지향적 혁신을 추구하는 것으로, 다만 학생 선발은 성적에 의한 선발이 되지 않도록 규제 장치를 두는 안이다.
세 번째 안은 재정적 능력이 있는 외고를 현행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하는 방법으로, 이 역시 학생 선발은 기존의 자사고와 같이 중학교 성적 상위 50%이내 지원자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첨하는 방식이다.
이 소장은 “외고는 전면 폐기되어야 하며, 이를 계기로 고교체제 개편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며, “국회 주도로 다양한 전문가와 계층 대표가 참여하는 고교체제 개편을 위한 범국민논의 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사립학교 강화 위해 혁신형 자율학교 도입 필요
이에 대해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혁신형 자율학교 활성화를 대안으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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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민주당 의원 |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교육부총리 시절부터 외고 폐지를 줄곧 주장했다”며, “현재의 외고는 상류 사회 문화를 형성하여 신분을 고착화 시키고, 사회 통합과 선진화의 결정적 장애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외고를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하자는 것은 현실성도 없고, 또 다른 고교 입시 부활이 우려 된다”며, “민주당은 대안으로 혁신형 자율학교 개념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고의 풍선효과를 없애기 위해 대다수 일반계 공사립학교의 교육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김 의원이 대안으로 제시한 혁신형 자율학교는 교장공모제와 함께 교장에게 교원 30%의 인사 자율권과 함께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도 주며, 학교운영예산은 정부에서 대폭 지원하게 한다.
또한 교과목수를 줄이고, 폭넓은 독서교육 과 맞춤형 특기적성 교육을 강화하며, 공교육 살리기의 핵심은 우수한 교원 확보에 있는 만큼 OECD 평균으로 교원을 증원한다.
더불어, 학부모, 교사, 여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미래교육 범국민위원회를 구성, 그 속에서 교육개혁안을 만들고, 이를 국회에서 심의해서 법률로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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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보 흥사단교육운동본부 대표 |
외고, 일반계 학교로 전환, 이후 대안 모색
심성보 흥사단교육운동본부 대표는“이종태 소장이 제안하고 있는 안과 요즘 정두언 의원이 제안한, 외고를 ‘특성화고’로 전환하며, ‘자율형 사립고’로 지정하는 안은 장기적으로는 ‘제2의 외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자율고의 전신인 ‘자립형 사립학교(자사고)’의 경우, 학생 선발시 서류 전형과 주요과목 심층면접, 내신 등 난이도 높은 입시 전형 때문에 각 입시학원에는 외고와 함께 자사고 대비반이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율고도 외고와 마찬가지로 학교설립의 취지에 무색하게 국영수 위주의 과목을 확대 편성하는 등 입시 위주의 교육과정으로 치우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심 대표는 외고문제의 해결을 위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몇몇 학교에게만 학생선발권을 주어서는 안된다”며 “지금의 교육에서 중요한 점은 ‘학생선발권’이 아니라 ‘학교선택권’으로, 소수의 학교에 학생선발권을 주는 것은 ‘특혜’로서 그 학교는 이미 우수학생을 모아 명문고로 부상시키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교육과정의 자율성은 전체 교육의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 전제조건 하에서 다양화를 모색해야 한다”며, “이는 명문대 진학률을 높이기에 혈안이 되어 ‘입시를 위한 자율권’으로 악용될 우려있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심 대표는 “우선 외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고 난 후에 이후 일반고의 학제적 성격을 어떻게 개편할 지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일반고의 교육적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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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훈찬 전교조 정책실장 |
일반계 학교 자율학교 전환 필요
동훈찬 전교조 정책실장도 “외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먼저 고교 체제 개편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말했다.
동훈찬 실장은 “자율형 사립고나 외고 논쟁 이전에 일반계 고교의 개혁 방향이 먼저 확정되어야지, 현재와 같이 일반계고교를 평준화체제 내의 삼류학교로 인식하는 상황에서 생산적인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동훈찬 실장은 일반계 학교를 교육과정 및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자율(자치)학교로 전환하는 것을 대안으로 내놨다.
또한 “사교육이 아닌, 고교 교육과정의 정상화를 유도하는 대학입시제도 정착과 고교 등급제 금지 등 3불 정책 유지. 학교간 교육여건 차이 해소 등 특수목적고에 준하는 예산과 인력지원을 일반학교에 투자해야 한고”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성삼제 교과부 학교제도기획과장은 “현재 외고 폐지론과 유지론이 충돌하고 있고, 나름대로의 근거와 내용도 제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외고 문제는 정치공학적 접근보다 교육의 본질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12월까지 세부안을 마련해 발표하겠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앞으로 차근차근 더 논의하고 풀어나가야 할 문제로 본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들이 23일 서울 대방동 여성프라자 회의실에서 외고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토론회를 연 가운데,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영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