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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공모제 도입 논의는 기존의 교장임용방식인 승진제도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출발했다. 현행 승진제도상 교장에 임용되려면 지나치게 긴 최소한 28년의 요건이 필요해서 고령화 등 교직 사회의 침체와 학교의 활력이 저하되는 주요인이 되었다. 이에 1995년 문민정부시대에 관리능력이 탁월한 교장의 임용을 위하여 중임제한 횟수에 산입되지 않는 '초빙교장제'를 실시하였으나, 갈수록 처음의 도입 취지와는 점점 거리가 먼 형식적인 운영과 8년 중임의 임기제한에 걸린 교장들의 임기연장수단으로 악용되어 왔었다.
이에 따라, 교장임용제도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진영이 "교장선출보직제를 포함한 임용방식의 다양화"와 "교사회, 학생회, 학부모회의 법제화"를 대선공약으로 채택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참여정부 임기 말인 2007년에 이르러서야 "교장공모제는 당해 학교에 4년간 재직하면서 학교혁신 및 지역사회의 발전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교장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교육경력이 15년 이상인 교육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원 중에서 학교 경영 능력과 혁신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자에게 교장 응모 기회를 제공하고 학교 구성원의 의사를 토대로 이를 선별하여 교장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하자."(2006년, 대통령자문교육혁신위원회)라는 취지로 도입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교과부는 교장 자격증 소지와 무관하게 교육경력 15년 이상이면 교장 공모에 응할 수 있는 '내부형공모제'와 외부 전문가를 교장으로 채용하는 '개방형공모제', 교장 자격증 소지자만 지원하는 '초빙형공모제'등을 금년 9월까지 5차에 거쳐 실시하였다. 5차에 거쳐 실시한 인원과 비율을 살피면 다음과 같다.
·내부형: 38(69%), 36(63%), 18(25%), 31(28%), 25(28.1%), 총 148명(36.2%)
·개방형: 5(9%), 3(5%), 2(3%), 3(3%), 2(2.2%), 총 15명(6.6%)
·초빙형: 12(22%), 18(32%), 51(72%), 75(69%), 62(69.7%), 총218(57.2%)
위의 내용을 살펴보면, 초기에는 도입취지를 살리기 위해 내부형 비율이 높았으나, 점차 초빙형과의 역전현상이 두드러지자, 많은 사람들이 내부형의 실종을 예상하면서 우려해 왔었다.
이번 교과부가 교묘하게 '확대'란 말로 그럴싸하게 포장한 '교장공모제 확대 방침'은 속빈 강정으로서 많은 사람들의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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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정부의 정책이나 방침의 실시여부를 재결정하려면 기존 사안과 엄밀하게 비교 평가한 결과를 존폐의 근거로 삼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번 교과부가 내부형공모제를 폐지하고 초빙형공모제를 확대 실시하겠다고 한 발표에는 그 타당한 아무런 논거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교과부가 충북대 지방교육연구센터에 의뢰해 수행한 '교장공모제 학교의 효과분석' 연구 결과표를 살펴보면, '내부형공모제'는 타 공모제보다 성공한 사례로 폐지되어서는 결코 안 됨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위의 <표>에서 몇 가지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첫째, 1과 2의 비교 분석에서 교장공모제를 더 많이 확대 실시해야한다는 논거를 찾을 수 있다.
둘째, 3의 배경변인별 차이 분석에서 내부형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음으로써 모교원단체 및 일부 보수세력 등이 제기하는 '무자격 교장'논란과 '전문성 부족'등을 운운하는 것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그리고 내부형공모제를 폐지하기보다는 오히려 초빙형공모제를 폐지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
셋째, 4와 5의 비교 분석에서는 농어촌 지역인 읍면과 초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현재 대부분 초등학교로 폐교 직전 위기에 몰려 있는 농산어촌지역 학교를 살리는 대안과 '작은 학교' 운영의 모범 창출로서 공모제를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다.
나도 금년 평교사 출신 공모교장으로서 970여 명 학생이 다니는 광주 소재의 비교적 규모가 큰 중학교에 2년째 근무하고 있다. 그리고 2년째에 실시하는 공모교장 평가를 받았는데, 내부평가인 교사, 학부모 평가에서 99.02점의 아주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우리 학교 모든 구성원들은 나의 임기 이후에도 공모교장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진심으로 정부와 교과부에 당부한다. 제발, 교장공모제가 학교장을 승진 순위에 따라 선발하는 대신 다양하고 유능한 인사를 영입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교 발전을 꾀하고자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의 여망이 반영되어 추진되었음을 깊이 새기고, 크게 빗나가고 있는 교장공모제를 바로 잡아주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