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가 지난 17일 전교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회신한 공문. 재개할 단체교섭이 없다고 밝혔다. |
지난 19일 교원노사관계 발전방안을 알아본다며 토론회를 열었던 교육과학기술부가 정작 노사관계의 기본인 단체교섭을 계속 미루고 있어 겉과 속이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단체교섭 거부 이유로 들었던 교섭창구 단일화 효력이 올해부터 없어진 상황이어서 단체교섭을 미루는 교과부의 모습이 더욱 궁색한 처지다.
개별 자율교섭 가능한데 지연, 회피
교과부는 올 들어 전교조가 2차례 보낸 ‘2010년 단체교섭 개최 요구’를 사실상 모두 거부했다. 전교조가 지난 4일과 11일 각각 11일과 18일 단체교섭을 위한 예비교섭을 열자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나 교과부는 지난 10일 전교조에 보낸 1차 회신 공문에서 “노무관계 전문가의 자문결과를 받은 이후 예비교섭 응낙여부를 회신하겠다”고만 밝혔다.
지난 17일 전교조에 보낸 2차 회신 공문에서는 “우리부에 ‘교섭재개’를 요구한 바, 우리부는 귀 노조와 단체교섭을 개시한 바가 없으므로 ‘재개할’ 단체교섭이 없다”고 답했다. 전교조의 1차 공문에도 있었던 ‘교섭재개’ 단어를 문제 삼지 않다가 2차 공문에서 트집삼아 단체교섭을 다시 한 번 거부한 것이다.
김용서 전교조 정책교섭국장은 “교섭창구 단일화 창구가 효력이 없어져 교과부가 단체교섭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전교조 뿐 아니라 한교조, 대한교조 등 개별 교원노조가 별도로 교섭을 할 수 있다. 지난 해까지 효력이 있었던 교원노조법 상의 ‘교섭창구 단일화’ 내용이 올해부터는 그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지난해 노조관계법을 개악하면서도 전교조 등의 반발에 교원노조의 창구단일화 효력을 오는 2012년 6월30일까지 연장하는 부칙 조항을 뺐다. 올해부터 자율교섭이 가능해져 교과부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교섭에 응해야 한다.
이를 두고 노동부가 오는 7월1일 시행을 목표로 창구단일화 내용을 준비 중인 교원노조법 개정안을 고려한 연기 전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동부 공무원노사관계과 담당사무관은 “교원이 전국단위인 점 등 공무원과 상황이 유사해 공무원노조법에 준하는 방법을 중심으로 교원노조법 개정을 준비 중”이라며 “2월 임시국회 전까지 정부안을 만들어 의견 수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사관계 개선 아닌 전교조 죽이기에만 몰입
김용서 교섭국장은 “교원노사관계 발전방안을 알아보자며 토론회를 열어놓고 뒤로는 어떻게든 단체교섭을 하지 않겠다는 게 교과부”라며 “토론회가 노사관계 모색보다는 전교조 성토에 가까웠듯이 교섭 지연 역시 전교조 고립화의 한 전략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노사관계가 아닌 전교조 죽이기에만 몰입한다는 것이다.
전교조는 지난 18일 교과부의 2차 회신을 고려해 ‘재개’가 아닌 ‘교섭 개시’로 고쳐 교섭을 요구하는 세 번째 공문을 보냈다. 전교조는 21일까지 답변이 없거나 교섭을 회피할 경우 곧바로 단체협약 이행 가처분 신청과 안병만 장관을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할 예정이다.


교과부가 지난 17일 전교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회신한 공문. 재개할 단체교섭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