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경찰서가 정당활동 혐의로 조사를 위해 고 서현수 교사에 보낸 출석요구서. |
경찰의 민주노동당 투표 누리집에 대한 해킹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해 이미 사망한 고 서현수 교사에게까지 출석 소환장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의 수사 신뢰성 논란과 함께 도덕성 논란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고 서현수 교사 유가족 등에 따르면 세상을 떠난 서 교사에게 지난 27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보낸 소환장이 날아들었다. 고 서현수 교사는 급성 위암으로 2개월여의 투병 끝에 전교조 광명지회장으로 일하던 지난 해 9월 세상을 떠났다.
영등포경찰서가 고 서현수 교사에게 보낸 출석요구서에는 “국가공무원법 등 피의사건에 관해 문의할 일이 있으니 오는 2월 3일 오전 10시 영등포서 4층 수사과 시위사범전담팀으로 출석해 달라”고 돼 있다.
또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형사소송법의 규정에 따라 체포될 수 있다”고도 했다.
경찰은 이미 사망해 고인이 된 교사까지 계좌추적과 이메일 조사 등을 한 뒤 정당 활동으로 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출두 요청을 한 것이다.
소환장을 확인한 유가족은 분노했다. 가장 먼저 요구서를 본 서 교사 어머니는 4시간 동안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정부가 망자(亡者)에 대한 예의도 없이 범죄자로 만든다는 것이다.
유가족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분노
서 교사의 큰 형 서현일씨는 29일 전화통화에서 “정말 사람이 할 짓인가. 동생이 살아 있을 때도 왜 전교조 활동을 하냐며 괴롭혔는데 죽어서도 괴롭힌다”고 목소리를 높여 경찰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 씨는 “동생은 잘못한 것이 없다. 그건 동생이 가르친 학생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경찰이 잘못이 있다고 이렇게 오라 가라할 게 아니다. 아주 잘못하고 있다”며 “검찰청에 항의의 뜻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사와 친분이 있던 한 교사도 “말도 안 나온다. 어떻게 돌아가신 분에게 소환장을 보내 수 있나. 경찰이 정치활동이라는 이유로 전교조를 탄압하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조사하고 소환장을 남발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아직 슬픔이 채 가시지 않은 유가족에 못할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한 경찰의 입장을 듣기 위해 서울 영등포서 수사과장과 연락했으나 <교육희망> 기자라는 얘기를 듣고는 “전화를 끊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정당활동 혐의로 조사를 위해 고 서현수 교사에 보낸 출석요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