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22일 학교장 공모제 실시, 비리관련자 전원 퇴출 및 학교장 평가에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반영을 내용으로 하는 ‘서울교육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이성희 교육감 권한대행은 학력 향상과 비리 척결에 사활을 걸겠다는 시교육청의 의지를 보이려는 듯 브리핑을 직접 챙기며 시종일관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자들의 질의응답 시간이 끝나갈 즈음 교육계는 물론 정치권의 최고 이슈로 떠오른 무상급식에 대한 교육감 권한대행의 생각을 묻는 질문이 나왔고, 이성희 권한대행은 기다렸다는 듯 답변을 이어갔다.
“서울시교육청의 전체 예산이 6조 3178억원입니다. 교육청 전체 예산 가운데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를 제외하고 투입할 수 있는 직접 경비는 6618억원 수준이지요. 예비비나 교육시설비를 더한다고 해도 1조 3500억원 수준의 예산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초·중·고교에서 1식을 무상급식 한다는 가정 아래 비용을 책정했더니 1년에 6580억원이 들더군요. 현재 무상급식 예산이 500억원이니 현 예산 체제에서 이 사업을 진행하면 6000억원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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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시간 배식을 기다리는 아이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
시교육청 예산 구조 속에서 무상급식이 불가능한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하던 그는 갑자기 ‘무상급식 불가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돈이 뚝 떨어진다고 하면…… 그렇다고 해도 이것을 무상급식에 쓸 수 있을지는 논의해 봐야합니다. 부자 아이들까지 전체 아이들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할 것인지 저소득층에게 우선 무상급식을 지원할 것인지도 그렇고 학부모들의 요구는 워낙 다양하니 어디에 예산을 쓸지 우선순위를 정해겠지요.”
하늘에서 돈이 뚝 떨어지면 ‘까짓 무상급식’ 해줄 만도 한데 시교육청은 뜸을 들였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해 9월 저소득층 학생 400여명의 급식 지원을 끊고 이들에 대한 지원 서류를 올린 교원들을 징계(주의 처분)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추가 예산을 편성해 아이들 밥값을 내고 해당 교사들의 징계를 취소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시교육청을 보는 이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1일 2식을 진행하는 학교에 한해 직영전환 1년 유예를 결정했다가 이로 인한 야간 강제 방과후 학교가 개설되는 등 파행 사례가 속출하자 철회를 선언하는 등 시교육청은 아이들 밥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의지 없음’이 공식 입장인양 행동해왔다. 이 권한대행의 발언을 곱지 않은 눈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학력향상 의지를 표명할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학교장 경영 능력 평가에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반영하는 것은 일제고사 관련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에서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개인적으로 저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그대로 진급시키는 것은 죄악이라 여깁니다. 학교장이 나서주지 않으면 현재의 상황을 바꿀 수 없다는 판단에서 이 같은 방안을 제시한 것”이라는 말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가 아이들이 밥 때문에 상처받는 것을 그대로 두는 것은 죄악이라 여겼다면 어땠을까. 무상급식이 의지의 문제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순간이다.



급식시간 배식을 기다리는 아이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