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전교조 탄압하려 어린이날 지원 끊어

부산,대구 등 일부교육청 외면에 노동부, "너무 앞서갔다"

올해 대구시 교육비특별회계 예산서에 명시된 어린이날 행사 지원 금액. 대구시교육청은 이를 지원하는 것은 위법이라면서 줄 수 없다고 한다. 전교조 대구지부

부산과 대구 등 일부 시‧도교육청이 전교조와 관련됐다는 이유로 시‧도의회가 이미 확정한 어린이날 행사 지원 예산을 지급하지 않아 교육‧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30일 전교조 부산지부와 대구지부에 따르면 5월5일 부산지역 3곳에서 열리는 어린이날 행사가 채 1주일도 남지 않았지만 부산시교육청은 당초 지원키로 한 예산 1300만원을 집행하지 않고 있다. 대구시교육청도 2010 대구시 교육비특별회계세입‧세출 예산서에 명시된 ‘어린이날기념교원노조행사지원’액 1000만원을 묵혀두고 있다.

이들 교육청의 올해 어린이날 행사 지원 예산은 지난 해 교육위원회와 시의회 등 두 차례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한 액수다.

해당 시교육청은 “이달 초 노조가 주관하는 행사에 지원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노동부 해석에 따라 지급할 수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부산교육청은 지난 2004년 부산지부와 맺은 단체협약(단협) 제22조‘교원노조가 주관하는 교육 활동 관련 행사에 소요되는 경비를 교원노조와 협의해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원토록 한다’는 내용에 근거해 2005년부터 일부 예산을 지원했다. 대구교육청 역시 지난 2004년 같은 내용을 담은 단협을 체결하면서 지원해왔다.

그러나 어린이날 행사가 전교조가 주관하는 행사이니 교육청이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법에 맞지 않는다는 게 이들 교육청 입장이다. 노동부가 지난달 “노조주관 자체 행사에 사용자 측이 재정적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노조 경비 지원으로 부당노동행위 소지가 있다”라고 분석한 데 따른 것이다.

노동부는 이같은 자체 분석 내용을 노동위원회로 보내 최종 확정 여부를 앞두고 있다. 김태현 노동부 공무원노사관계과 사무관은 “노조 주관 행사에 지원을 하는 것을 부당노동행위 소지가 있다는 것이지 최종 확정은 아니다. 노동위원회 의결을 받아봐야 한다”면서 “해당 교육청이 앞서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교조 부산 초등북부지회와 북부산 민주단체협의회 등과 행사를 준비하는 북부 어린이 한마당 추진위원회 김성관 추진위원은 “시의회까지 통과해 수 년간 계속 지급하던 예산이 이제와서 위법하다니 무슨 말인가?”라고 되물으며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부산 어린이날 행사를 준비하는 단체들이 지난 27일부터 시교육청 앞에서 예산 지원 중단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전교조 부산지부
부산의 교대‧북부‧을숙도 어린이 한마당 추진위원회는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순수한 교육 행사마저 전교조 탄압에 활용하려는 장단에 어쩌지 못하는 부산교육청을 보면서 허울뿐인 교육자치를 보는 듯해 비애감마저 든다”며 지원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현재 부산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5월3일에는 어린이날 예산 중단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부산지부는 우선 교육청 지원 예산의 80%에 해당하는 1040만 여원을 자체 예산에서 충당키로 했다. 어린이날 행사가 중단되어선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대구지부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어린이날 행사를 대구 시민들과 함께 치러낼 것이다. 행사비가 많든 적든 어린이날은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라며 “대구교육청이 계획된 예산마저 끝내 집행하지 않을 때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시‧도교육청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창원 교과부 교원단체협력팀 사무관은 “어린이날 행사가 아니라 전교조 행사가 아니냐”면서도 “시‧도교육청 결정에 교과부 의견이 있을 수 없다. 존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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