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이 끝나고 참가단체들이 자리를 정리할 무렵 서울 ㄷ고 소 아무개 학생이 서울시교육청 앞으로 뛰어왔다. 그는 숨 고를 새도 없이 아직 자리를 뜨지 않은 기자들에게 이 자리에 참석한 이유를 설명했다.
“저희 학교 아이들이 가장 불만을 터트리는 부분은 묶인 머리 길이는 20㎝를 넘지 않는다는 등의 두발 제한이에요. 올해 학교가 자율형공립고로 전환되면서 1학년 아이들에게는 더 많은 규제를 하고 있으니 아이들의 불만이 쌓여만 갑니다. 게다가 이 같은 기준은 성적과 만나면서 차별을 만들어요.
일례로 전교 1등 하는 아이는 머리 길이가 규정보다 길어도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거든요. 성적에 의한 차별이 이루어지지 않는 학교가 되어야 하고 경기와 같은 학생인권조례가 서울에서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청소년도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봐요. 앞으로도 계속 그런 활동을 할 겁니다.”
그의 말에는 거침이 없었다.
청소년연대는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감 후보들에게 청소년 관련 정책을 제안했다. 강성란 기자 |
이들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많은 교육현안들이 쟁점화 되고 있지만 그 결과에 따라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되는 청소년들은 투표권이 없다는 이유로 어떠한 목소리도 낼 수 없다”면서 교육감 후보들에게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들을 것을 촉구했다.
발언자로 나선 이상현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활동가는 “고교선택제 시행 취지는 학생이 원하는 학교를 선택해서 간다는 것이었지만 학교를 성적순으로 줄 세우면서 학생 요구와는 무관하게 학교 축제, 동아리 활동 등이 위축돼 학교 내 학생 문화가 사라지는 결과를 불러왔다”면서 “교육감 후보들에게 이 같은 현실을 바꿔줄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난다 씨 역시 “학교 구조는 청소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청소년들을 규제하고 억압하고 있다”면서 “학교 내에서 청소년들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연대는 이날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비롯한 학생인권 신장 정책 △일제고사, 자사고 등 학교서열화 정책 폐지와 경쟁교육 해결 △무상교육과 차별없는 교육 △청소년들이 정치적 사회적 사안에 적극 참여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권리 보장 등의 요구를 담은 질의서를 교육감 후보들에게 보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는 14일까지 답변을 수합해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 청소년들은 없었다. 사회에 나선 공현 활동가는 “청소년 요구 기자회견 자리에 참석하기 위한 외출 등의 청소년 활동 조차 보장하지 않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청소년연대는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감 후보들에게 청소년 관련 정책을 제안했다. 강성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