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전교조 교사대학살 중단이 정부가 할 일

1000여명 전교조 지키기 결의대회 진행

유영민 기자
‘참교육 지키겠습니다’

1000여명의 전교조 교사들은 이렇게 쓰인 작은 현수막을 일제히 들고 흔들었다. 전교조를 반드시 지키겠다는 다짐이었다. 특히 지난 2일 교육감과 교육의원 선거에서 6명의 진보교육감과 전교조 출신 교육의원이 나온 때문인지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전교조는 5일 오후 교과부가 있는 정부종합청사가 바라다 보이는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교사대학살 전교조 지키기 전국지회장 결의대회’를 열고 다시 한 번 정부의 전교조 교사 대량 해직 조치를 비판했다.

전국 290여 지회장 뿐 아니라 대량 조치 당사자와 조합원 등이 대거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전교조 출신으로 충남에서 교육의원으로 당선된 임춘근 전 전교조 사무처장과 김지철 현 교육위원도 참석했다. 반전 · 반신자유주의 단체인 ‘다함께’와 예비 대학생, 청소년, 누리꾼 등 100여명도 ‘전교조 탄압 중단’에 함께했다.

단식농성 13일째인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우리는 지방선거가 있기 훨씬 전부터 경쟁보다는 협력이, 차별보다는 지원이, 객관식 정답을 맞히는 교육보다는 꿈을 갖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정부는 우리의 입을 막았지만 국민들은 전교조가 옳다는 것을 이번 선거에서 확인시켜줬다”면서 “이번 선거는 저들이 얘기한 전교조 심판이 아니라 이명박 교육정책이 실패했다고 단호하게 심판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위원장은 “그런데 정부의 태도는 달라진 게 없다. 한나라당 대표와 청와대 비서실장이 사퇴하면 모든 게 끝난 것인가. 교사 학살 중단하고 교육정책 전면 중단, 일제고사 폐지, 자사고 설립 중단,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선언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게 책임지는 정부의 모습”이라며 “국민들의 위대한 힘이 정부의 오만과 불손을 확실히 바꿔 주리라 믿는다. 전교조 21년의 역사를 걸고 반드시 전교조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두 달에 걸쳐 2만원을 민주노동당에 후원했다는 이유로 해직 대상자에 오른 이상철 대구지부 조합원은 “2008년 12개 시민단체 후원과 함께 민주노동당에도 후원했는데 이를 이유로 아이들 곁을 떠나야 한다면 아이들에게 이를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막막하다”며 “정말 그렇게 되면 아이들이 이 나라를 뭐라 생각할까. 설사 그렇게 되더라도 이 정권을 몰아내고 참교육을 이루는 데 앞장 서겠다”라고 말했다.

역시 징계 대상자인 박문희 인천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아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박 수석부지부장은 “격려 전화와 문자를 정말 많이 받았다. 그럴 때마다 ‘이번 징계는 무효가 되겠구나’ 감히 생각했다. 현장의 조합원이 모두 그런 마음일 것이다. 정말 힘이 된다”며 “사랑하는 제자들과 동료 교사, 학부모들을 믿고 꼭 살아 버텨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영민 기자
3일 동안 정 위원장과 동조단식을 한 유성희 서울지부 중등남부지회장은 “180여명의 선생님들을 자르겠다는 말을 듣고 끔찍하고 무서웠다.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하기엔 자존심이 허락지 않아 처음으로 밥을 굶었다”며 “전교조의 탄압이 진보교육감으로 나타난 거 같다. 그래도 진정한 변화의 주체는 현장 선생님들이 돼야 할 것이다. 앞으로 아이들을 위한 투쟁 계속 하자”고 호소했다.

이수호 전교조 전 위원장은 “교사 대학살 소식을 듣고 부끄러웠다. 나는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생각했다. 이명박 정부가 그럴 줄 알면서 우리가 얼마나 준비했나. 후회했다”면서 “이제부터 또 다시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학교에서부터 당당히 일을 시작하자. 학교에서 자신 있게 아이들을 만나고 모든 승부를 걸자. 전교조가 어떤 조직인가. 만만하게 꺾일 조직이 아니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그 어느 한 선생님도 내주지 말자”고 강조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격려사에서 “전교조 공격이 부메랑이 돼서 지방선거에서 진보교육감이 승리하는 걸 봤다. 정부가 전교조를 탄압해서 얻은 것이 있다면 지방선거 참패고 국민들 심판이다”라며 “창립 이래 아이들을 위해, 참스승이 되기 위해, 교육 비리를 없애기 위해 걸어온 전교조를 국민들이 알아준 것이다. 전교조를 지키는 싸움에 민주노총이 최전선에 서겠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사망선고를 받았다. 국민은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정부의 전교조 죽이기가 잘못된 것임을 명백히 보여주었다. 부패와 불의에 맞서는 전교조와 참교육 교사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국민이 표심으로 보여 준 것이다”라며 “교사들의 분노와 국민적 지지를 하나로 모아 정부의 만행에 당당히 맞서 싸울 것”임을 밝혔다.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7시부터 조계사에 열리는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소신공양을 한 문수스님 추모제에 참석한 뒤 다시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으로 모여 전교조 지키기 촛불문화제를 진행한다.

당초 종로경찰서가 불허했던 이날 결의대회는 전교조가 제기한 집회금지통보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예정대로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열리는 곡절을 겪기도 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4일 판결문에서 “전교조에게 발생할 어려운 손해를 막기 위해 긴급하다고 인정되고 종로경찰서가 밝힌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치거나 도로 교통에 특별한 장애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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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농성 , 결의대회 , 지회장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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