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학교에 더 있고 싶어요"

내부형 교장공모제 학교를 찾아서 1- 전북 김제 백석초등학교

지난 해 말 봇물 터지듯 불거진 교육비리의 해법으로 교과부는 교장공모제 확대 도입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교과부의 교장공모제는 '초빙형'이란 점에서 무늬만 공모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국 6개 지역 진보교육감 당선자들은 초빙형 교장공모제의 확대로 고사 위기에 처한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교육희망>은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실시하고 있는 초·중·고교를 찾아 학교 구성원들이 말하는 제도의 가능성을 살핀다. <교육희망>


"우리학교는 다른 학교랑 차원이 달라요. 학교 시설도, 수업도 진짜 좋아서 집에 가기 싫어요."
 
제과제빵 수업을 마치고 급식실을 나서던 5학년 윤상원 학생은 '학교가 좋으냐'는 질문에 신이 나서 답했다. 옆에 있던 6학년 황유진 학생도 "우리학교는 목공이랑 제과제빵 같은 재밌는 수업도 있고요. 다른 학교보다 애들 숫자도 많아요"라며 거든다. 이 학교 누리집에 걸린 '들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나는 백석 어린이'란 표현처럼 학교 곳곳에서 만난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표정과 눈빛이 살아있다.

'지역의 학교' 되니 학생 수 늘어
 
김용규 교장은 2008년 3월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통해 부임했다. 전교생 51명의 학교는 몇 년째 학생 수가 줄고 있었다.
 
학교가 지겨운 곳이라는 생각을 가진 아이들에게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 주면 학교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여긴 그는 교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텃밭 가꾸기 △수영교육 △제과제빵 실습 △노작교육 △계절학교 △사진부, 영화제작부를 포함한 전일제 집중형 계발활동 등 체험활동을 획기적으로 늘린 교육과정을 짰다.
 
학교 텃밭에서 기른 배추 200포기로 아이들이 직접 김장을 해 독거노인을 찾았고, 제과제빵 실습으로 만든 빵을 주민들과 나눴다. 지난 해 교장공모제 학교 중간평가를 위해 학교를 방문한 교육청 관계자들은 '대안학교 같다'는 말로 다양한 활동에 대한 놀라움을 표현했다.
 
학교에 오는 시간대가 모두 다른 아이들의 보육과 책읽기 교육을 위해 오전 7시 30분부터 8시 20분까지 진행되는 아침독서활동 지도는 김용규 교장이 직접 맡았다. 체험활동 중 일부 프로그램은 학부모 등 일반인에게도 수업을 개방해 학교의 변화를 외부인도 체감할 수 있게 했다. 효과는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났다. 시내에서 강의를 들으러 학교에 왔던 학부모들이 자녀를 전학시키기 시작했고 학생 수는 82명으로 늘었다. 제과제빵 수업을 들으러왔던 학부모는 자격증을 따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강사가 되었다.
 
함께 결정하고 함께 움직여
 
백석초는 학교 공사, 교육과정, 행사 등의 전 과정을 교직원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회의도, 업무도 늘었지만 교사들은 싫지 않은 눈치다. 이윤재 교사는 "예전에는 인상 쓰며 하는 일이었는데 이제는 내가 보고서를 써서 예산을 따오면 우리의 의견에 따라 (예산이)책정되고 아이들을 위해 쓰이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즐겁다"며 웃었다. 최찬화 교감 역시 "교육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아이들을 위한 것을 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수업 내실화에 눈 돌릴 때
 
공모교장 부임 3년차를 맞은 백석초는 수업 내실화에 눈을 돌리고 있다. 2년 동안 완성한 학교 교육과정은 정착 단계에 들어섰지만 학구내 아이들과 시내에서 유입된 아이들 간 실력차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등 새로운 과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상주 남부초 등 작은학교 교육연대에 속한 학교들을 방문하며 다양한 방식의 수업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문홍민 교사는 "수업 변화를 고민하고 배움의 공동체식 수업공개에 학부모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등 이제 막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찰나 교원평가가 도입되고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선정되는 등 어려움이 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학교의 정체성을 찾는 것 역시 우리가 풀어야할 과제"라는 말로 파이팅을 다짐했다.
 
강성란 기자 yaromil@ktu.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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