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카페에서 활동하는 개념찬 학부모들은 매주 주말마다 부산 서면역에서 전교조 교사 부당징계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과 선전전을 진행한다. 한영명 씨(사진 맨 오른쪽)등 카페 학부모들이 지난 22일 선전전을 하고 있다. 최대현 기자 |
초등 4학년과 5학년 자녀를 둔 한영명 씨는 지난 달 11일부터 주말마다 부산시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만나는 서면역을 찾는다.
이 날(22일)로 벌써 9번째다. 지난 7월 인터넷 카페 '전교조 부당징계 저지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cafe.daum.net/nojingsa)'에서 활동하면서부터다. 다른 카페에 많이 가입했지만 직접 활동하기는 처음이다.
참교육(전교조) 교사와는 직접적인 인연은 없다. 아이들 담임교사가 전교조 조합원도 아니다. 전교조 결성 전에 중 · 고등학교를 다녔으니 은사가 있는 것도 아니다. 대학교 2학년인 1989년 전교조 결성 과정에서 고등학교 때 한 선생님이 해직되고 구속됐다는 얘기를 들은 게 전부였다. 한씨는 "저와는 담임이나 교과로 인연이 없는 분이셨는데 그 얘기를 듣고 교육 민주화를 위해 안 보이는 곳에서 애쓰는 선생님들이 많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당에 후원했다는 이유로 교과부가 전교조 교사들을 대량 해직 조치했다는 보도를 지난 6월 뒤늦게 접했을 때 "이건 정말 아니다" 싶었다. 징계 대상이 된 부산지역 교사들은 19명이나 된다. 충격이었다.
"특정 정당에 후원했다고 해고를 한다고요? 이것은 원칙과 상식에 반하는 겁니다. 형평성도 맞지 않고. 한나라당에 후원한 교사들은 아무런 징계도 안 받잖아요. 이럴 수 있나요?"
답답한 마음을 부산시교육청 앞 전교조 부산지부 천막농성장을 찾는 등 나름대로 풀다가 카페가 만들어졌다는 말을 들고 그 길로 가입했다. 한 씨와 같은 생각으로 가입한 부산의 학부모들은 매주 주말 오후 3시간씩 징계위기에 처한 전교조 교사들의 상황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이들이 꾸린 모임은 '개념찬 학부모'. 카페에서 만나다보니 이름보다는 별명을 부른다.
지하철 선전전 제안을 한 캔디야 씨는 "둘째 아이가 전교조 선생님을 담임으로 만난 적이 있는데 아이들을 하늘처럼 떠받드는 그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그러한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쫓겨나게 놔둘 수 없었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하는 생각해 온라인 밖으로 나오게 됐다. 망부석(한영명 씨 별명)님은 정말 열정적으로 하신다"고 전했다.
간혹 일부 보수적인 사람이 서명을 받는 데 찾아와 "빨갱이 전교조는 없어져야 한다"는 막말을 하지만 부당징계 철회 서명에 매번 참여해 주는 시민들로 힘이 난다.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진행한 지난 15일에는 전국에서 온 600여명 시민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1시간째 "아이들의 교육희망을 지키기 위해 참교육 선생님을 지키는 서명 부탁드립니다"라고 외치는 슈즈리본 씨는 "5학년인 우리 아이가 앞으로 7년간의 학교생활에서 참교육을 하는 전교조 선생님을 담임으로 만났으면 하는 마음에서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전전을 마치고 서명 용지를 정리하던 한영명 씨는 "전교조가 결성되고 20년 동안 교육의 비리와 부조리가 줄어들어 깨끗해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또 입시위주가 아닌 인생을 생각하게 하는 교육을 하는 얘기도 듣는다. 그 때문에 전교조의 힘이 더 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카페가 많이 알려져 전국 각지의 학부모와 소통하고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인터넷 카페에서 활동하는 개념찬 학부모들은 매주 주말마다 부산 서면역에서 전교조 교사 부당징계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과 선전전을 진행한다. 한영명 씨(사진 맨 오른쪽)등 카페 학부모들이 지난 22일 선전전을 하고 있다. 최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