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참교육운동 전개와 함께 수업을 혁신하고 학교를 바꾸자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직접 학교에 수업 혁신 컨설팅을 하고 워크숍을 통해 교사의 변화를 이끌면서 교사들과 함께 '아이의 눈으로 수업보기'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서근원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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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교수는 "교사들이 아이들을 가르친다거나 무언가를 지도한다는 입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눈과 귀가 되어 자신의 수업을 바라보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수업이 돼야 진정한 수업혁명 나아가 교실혁명(학교혁명)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교사의 눈으로 보지 말고 아이들의 눈으로 봐라. 교사와 아이들이 다르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아이들도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의사가 환자에게 약을 투여할 때 환자의 몸 상태를 먼저 파악하듯 교실에도 다양한 아이들이 있으니 아이부터 알아야 하는데 우리는 아이를 아는 작업을 안 한다는 것이다. 양적인 판별도구를 쓸 뿐이다. 그건 어른들의 편의에서 아이들을 보는 것이지 아이들 세계에서 보는 게 아니다. 그 일은 말로 되는 게 아니라 직접 몸으로 겪어야 알 수 있다. 교사들은 아이들의 머리에 정답을 집어넣어주려한다. 하지만 그건 절대 아이의 것이 될 수 없다.
서 교수는 지금의 수업체제에서는 교사나 학생 모두 '소외'됐다고 말한다. 이 소외를 극복하려면 아이의 눈으로 수업을 보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사들 가운데 수업 계획을 철저히 짜서 그 시간을 완벽히 하려는 사람이 있다. 과연 그 과정에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했다고 볼 수 있나? 교사와 학생이라는 관계가 학습을 매개하지는 않는다. 상대의 주체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관계는 안 만들어진다. 결국 양쪽 다 소외된 것이다. 수업에서 교사와 학생이 관계를 맺지 않으면 나머지는 무의미하다."는 주장이다.
서 교수는 어원을 설명하며 "'교사'라는 말이 '상대를 아래로 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조선시대에 왕족을 가르치던 이를 일컫던 '사회(司誨)'와 평민 교육을 맡았던 '교민(敎民)'을 거론하며 "지금의 학교체제는 '교민'"이라고 말했다. 가르치려 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제에서 학생들은 가르침의 대상일 뿐 교수-학습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서 교수의 생각이다. 서 교수는 "이를 극복하려면 교사들이 가르치려하기 전에 학생을 알아야한다. 아이들의 세계가 변하는데 우리는 그 세계를 볼 줄 모른다. 교사들이 '교사'로서만 훈련받았기 때문에 정답을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당장 학력고사 등이 있으니까 결과 위해 과정을 생략하고 뭔가 집어넣으려 하는 것이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서 교수는 "일단 아이를 봐야 한다. 아이의 눈으로 봐야한다. 수업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세계를 아이들의 관점에서 보는 게 우선이다. 수업이나 학급 · 학교 운영이 아이부터 보는 것이어야 한다. 이것이 말로는 쉬운데 직접 해봐야한다. 그래야 자기 것이 된다"면서 교사들의 실천을 주문했다.
서 교수가 말하는 수업은 단순 지식 전달이 아니다. 서 교수에 따르면 "한 번 수업하고 그걸 평가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 다양한 아이들이 다양한 수업 상황에서 어떠한지를 찾아가는 것이다. 아이의 행동에 어떤 이면이 있는지 찾아내는 게 핵심이다. 그걸 하기 위해 수업을 정교하게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교사의 역할이 어떠했는지 아이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아이들을 보면서 수업을 하게 된다. 교사 혼자 떠드는 수업이 될 수 없다".
서 교수는 "교사들이 과거의 자기 편견으로 새로운 아이들도 새로 보려하지 않는다"는 일침도 가했다. 그래서는 수업이 제대로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어 "지금 교사들은 학습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했다. 늘 정답이 있었고 선생님이 가르쳐 준 게 있었다. 뭔가 스스로 찾아가는 공부를 해 본 기억이 없다. 대학에 가서도. 자신이 교사가 되면 학생을 또 그런 대상으로 보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면서 교사 양성 시스템을 지적하고 교사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서 교수가 주장하는 '아이 눈으로 수업보기'의 핵심은 이해다. '언더스탠드'. '언더스탠드'는 아래에 선다는 뜻이다. 학생들 아래에 교사가 선다는 것이다. 학생이 질문하고 찾아가는 이해의 과정, 그 과정이 학문 하는 일이고 학문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수업이다. 그런 교사의 경험을 학생들도 경험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아이의 눈으로 보지 않고) 아이를 관찰자의 눈으로 본다는 데 있다. "순간적인 것을 보고 배움이 일어났는지 안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 이렇게 배움의 과정을 판단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 배우지 않았다고 해서 그 수업이 아이에게 무의미한 건 아니다. 무언가 활동이나 변화가 아이에게는 일어났다. 그건 확인해 봐야 한다. 아이의 눈으로 보고 관찰자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도 서 교수는 다음과 같은 강조의 말을 빼놓지 않았다. "수업을 바꾸려면 교사가 바뀌어야 한다. 교사가 바뀌려면 스스로 바뀌어야하고 어느 방향으로 바꿀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그 방향이 아이들의 눈으로 아이들의 입장에서 출발해야 진정한 수업 혁명이 이루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