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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관료의 성역으로 여겨지던 교육청에 시·도민이 선출한 진보교육감이 발을 들였다. 우리 교육의 새로운 전환을 바라는 많은 학부모와 시·도민들이 진보교육감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전교조 신문 '교육희망'은 진보교육감이 그간 입안하고 추진하기 시작한 교육혁신안을 살펴보고 앞날을 전망해 보는 집중 인터뷰를 기획했다. 취임한 지 9개월,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는 출발 단계의 이 시기가 앞으로 진보교육감들의 교육혁신의 미래를 말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장만채 전남 교육감과 만났다. - 편집자 주
장만채 교육감 그는 누구인가?
장만채 교육감은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화학과, 카이스트를 거쳐 1985년부터 순천대에서 교수로 일했다. 교수 재직 21년째인 2006년엔 국공립대 최연소 총장으로 당선되어 화제가 되었다. 국립 순천대 총장 시절 광우병 미국 쇠고기 협정 파기 선언과 재독학자 송두율 교수 석방 서명에 참여하기도 했다. 장 교육감은 순천 YMCA이사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회원, 전국교수노조 조합원으로 활동했고, 전교조 초창기 89년엔 전교조 소속 교수노조에 가입하기도 했다.
좌우명이랄까? 평소에 자녀나 제자들에게 새겨주고자 하는 말은?
-어떠한 경우에도 참아낼 수 있는 사람이 되라. 많이 웃어라. 자기 자신과 남에 대해 정직해라. 쉬운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지키기 어려운 것들이다.(웃음)
취미 생활은 짬을 내서라도 하고 지내는가?
- 취미가 바둑, 참선, 탁구 등 다양하다. 그 동안 통 시간을 못내 취미 생활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자연인 개인으로 볼 때 가장 힘든 것이다. 나도 방과후 활동 하고 싶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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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이 수업에 전념 하도록 교원의 행정업무를 경감해야
수업은 교사의 가르침에서 학생의 배움을 중심으로
교원 평가의 핵심은 학교 만족도 평가여야
교원 행정업무 경감을 학교 현장에서 아직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이 있는가?
- 교원의 행정업무를 경감해야 선생님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고 학교 교육력을 높일 수 있다. 교원 행정업무 경감을 위해서는 업무의 분담, 통계의 활용과 처리 문제 등에 대한 시스템 정비와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 도교육청은 앞으로 3년간 '학교공문 50% 줄이기'를 역점사업으로 설정하고 공문 생산 자체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교무보조 등 교육행정업무 보조 인력을 재배치하고 충원하여 교감선생님을 중심으로 교원행정업무 전담팀을 구성하도록 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학교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행정업무 경감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
조직을 새롭게 개편한 것은 그 동안의 비효율적이거나 중복된 기구를 조정하고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것이다. 도교육청 조직 개편은 잘 되었다고 보는가?
- 교육감으로 취임했을 때는 이미 교과부 지침에 의해 조직개편을 상당부분 진행한 상태였다.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조직개편을 하다 보니 현장의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고 다양한 의견이 올라왔다. 조직을 새한게 개편하는 작업은 신중해야 하고 조직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확한 조직진단을 위해 외부 기관에 용역을 의뢰했다. 본청은 물론 지역교육청과 직속기관까지 그리고 학교도 몇 개를 표본 추출하여 모든 조직에 대한 객관적인 정확한 진단을 하겠다. 이를 통해 학생교육에 가장 적합하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겠다.
전남형 혁신학교인 무지개 학교는 기존 혁신학교와 무엇이 다른가?
- 교육은 사회의 총체적 변화와 함께 발전한다. 컴퓨터의 발달이 지식정보화 시대를 열었고 교통과 통신의 발달이 세계화를 가속화 하고 있다. 교육이 지식과 정보만을 전수하는 시대는 지났다. 교육을 통해 지식과 정보의 활용 능력과 고도의 사고력을 바탕으로 문제해결력과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문제해결력과 창의력 신장은 폭넓은 독서를 통해 이루어진다. 무지개 학교는 독서 교육을 중시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무지개 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그 동안 수업이 교사중심의 가르침에 중점을 두었다면 학생의 배움에 중점을 두는 수업으로의 전환이다. 또 하나, 교육과정의 자율적 편성·운영이다. 무지개학교는 그 지역의 교육적 요구를 적극 수렴하여 그에 적합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해야 할 것이다.
전남형 혁신학교인 무지개 학교를 올해 30개 선정했다. 준비 정도에 비해 수가 많다는 의견도 있다.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 시작이라 시행착오도 겪을 것이고 어려움에 맞닥뜨리기도 할 것이다. 무지개 학교로 선정한 30개 모두 혁신학교의 취지에 맞게 잘 운영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이 중에서 잘 된 혁신학교 모형을 확산하는 방식으로 무지개 학교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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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도의 학생인권조례와 달리 전남은 교육공동체인권조례를 추진하고 있다. 다른 점은 무엇이고 언제, 어떻게 할 것인가?
- 경기도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였고, 타 시·도교육청에서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달리 전라남도교육청은 학생 인권은 물론, 교사의 교권, 학부모들의 교육권과 책무, 모든 학생들의 학습권 등 학교구성원 모두의 인권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그래서 '전남교육공동체인권조례'제정위원회를 구성하여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하고 있는 중이다.
교사와 공무원의 시국선언 참여, 민주노동당 후원 교사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하는 등 교과부의 지나친 간섭 행위에 대해 비판이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 교사에 대한 징계권은 시·도 교육감에게 있다. 시국선언이든, 민주노동당 후원 문제든지 법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사법부에 그 판단을 맡기고, 국가공무원인 교사가 징계를 받을 사안이 있다면 법의 테두리 안에서 그에 합당한 징계를 할 수 밖에 없다. 그간 도교육청이 행한 징계 양정을 살펴 평등과 비례의 원칙에 입각하여 부당한 징계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특히 교육감은 교육 외적인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교사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가장 고통 받는 문제는 방과후 반강제적으로 진행되는 방과후 교과목 위주의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이다. 이에 대한 생각은?
- 교과위주의 반 강제적 보충수업은 지양해야 한다.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기본 방향은 강제적 보충수업은 지양하되 학교 실정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학교와 학부모,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학교 나름의 다양한 보충수업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호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교육적 요구가 반영되는 보충수업이 되도록 하겠다.
교원 평가가 올해 전면 시행되는데,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다. 말이 많고 탈도 많은 교원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
- 교육감에 취임하면서 진보교육감으로 분류되어 왔다. 그럼에도 교원평가가 필요하다는 소신을 피력하면서 오해를 받은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 같은 형태로 진행하는 교원평가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점은 분명히 밝힌다. 다만 교원평가가 갖는 긍정적인 부분을 살리는 것이다. 총장 시절 교수 평가를 했더니 좋은 점이 많았다. 담임 업무와 수업과 생활지도, 상담 활동, 평소 아이들과의 소통 등 열심히 교육 활동을 하는 교사의 열정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 교사들이 일상적인 교육 활동을 더욱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도록 견인해내는 평가지표를 만들어야한다. 평가 지표는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짜야 한다. 우리 도교육청에서는 교원능력개발평가를 그런 관점에서 준비하고 있다.
교원 평가는 교수 평가와는 다르다는 의견이 많다. 교수 평가는 논문과 강의를 통해 계량적 평가가 가능한데 교사는 객관성을 보장할 평가 기제가 없는데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 교수 평가는 논문의 양과 질, 그리고 성인인 학생들의 강의에 대한 평가 등 객관적 지표가 있다. 그러나 교원 평가는 객관적 자료를 통한 평가가 어려울 수 있다. 교육비전문가인 학부모의 교원평가는 감성적 평가에 치우칠 위험이 있으므로 학교 교육 전반에 대한 학교 만족도 평가에 그쳐야 한다. 학생이 하는 평가도 감정적 평가가 될 개연성이 있으니 정량 평가에 국한해야 한다. 교사가 과제를 내주고 과제에 대한 첨삭지도나 의견을 학생에게 몇 번이나 해 주었는가 등을 설문 조사 형식으로 하는 것이 정량 평가의 한 예가 될 것이다. 학생과 학부모는 교사 개인에 대한 계량적인 평가를 해서는 안 된다. 학생과 학부모가 하는 교원 평가의 핵심은 학교 만족도 평가여야 한다. 다만 동료 교사에 의한 평가는 지역교육지원청 단위로 과목별로 교사평가단을 구성하여 수업 평가를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 선진지 탐방하면 흔히 핀란드나 북유럽을 찾는데 독특하게 호주 교육을 알아보기 위해 방문한 적이 있다. 특별한 이유는?
- 많은 사람들이 핀란드 교육에 열광하며 몰려가고 있다. 물론 핀란드나 북유럽식 교육이 우리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핀란드와 우리나라는 교육 토양이 다르다. 호주는 직업 교육이 체계적으로 되어 있다. 유럽의 직업 교육 시스템을 끌어와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호주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개 먼저 취업을 한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대학에 진학을 한다. 선취업 후진학이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는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나드는데 이는 분명 지나치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진학 지도보다는 진로 지도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호주식의 선취업 후진학 방안을 부분적으로라도 받아들여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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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장 공모제를 전남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다.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인가?
-진정한 의미의 교육 자치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감의 인사권을 지역에 돌려주려고 교육장공모제를 실시했다. 교육장 공모의 취지는 인사의 투명성과 능력자 발탁을 비롯한 교육 문화를 바꾸자는데 있다. 그러나 공모제에 응모한 사람들이 너무 자리를 탐하고 연연하는 모습이 더러 눈에 띄었다. 교육지원청 경영계획서나 심층면접을 통해 자질을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어 제도적인 보완을 준비하고 있다.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대한 견해는?
-초등학교는 6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라도 되도록 통폐합하지 않고 살려 나가야 한다. 어릴 적은 부모 곁에서 정서적 안정 속에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중등의 소규모 학교는 교육 환경이 열악하고 수업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적정규모로 학교를 통폐합할 수 밖에 없다.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의 교사와 교육 환경에 대한 양적 확대를 통해 교육의 질적 강화를 꾀해야 한다.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는 학교 기능 외에 문화 센터나 체육 시설의 기능 등 다목적 공간이다. 이런 학교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지역민의 상실감은 어떻게 치유해야하나?
-읍 지역에 거점학교를 두고 면 지역의 작은 학교들을 클러스터로 구축하는 등 학교의 재구조화를 통해 통폐합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교육감으로 재임하면서 무엇을 최우선으로 할 것인지 말해 달라.
-출마할 당시 “전남 교육계가 너무 썩었다. 국립대 총장하지 왜 진흙탕 속에 발을 담그느냐?”며 말리는 사람이 많았다. 교육감에 취임해서 우리 교육계의 고질적인 병폐였던 부패와 투명하지 못한 행정을 바로잡는 일에 힘써 왔다. 인사를 예측가능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투명하게 했다. 이제 도교육청에 더 이상 돈이나 인맥, 학연에 의한 인사 관행은 없을 것이다. 교육행정도 권위적인 행정을 탈피하고 학생과 교단을 지원하는 행정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깨끗한 인사와 투명한 행정은 전남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필수다.
정리 홍성봉 편집실장 prumi0415@hanmail.net
사진 안옥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