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비교 평가 아닌 개별 점검, 협력이 교육 대세”

[현장] 경남학교혁신심포지엄 진행 … 유럽 교원, 초교 방문하기도

학교혁신 국제심포지엄 방문차 한국을 찾은 유럽 3명의 교사는 12일 오후 경남 창원 진행제황초등학교를 찾아 수업현장과 학교를 둘러봤다. 헬싱키 혁신학교인 라또까르따노 종합학교 사투 혼칸라 교장(맨 왼쪽)과 덴마크 가우어스룬스 중학교 마그누스 테 파스 교장(왼쪽에서 두번째)이 5학년 학생들의 서예 수업시간을 지켜보고 있다. 최대현 기자

12일 오후 2시10분 경남 창원 제황산 중턱에 자리한 제황초등학교에 파란 눈의 교원 3명의 교문에 들어섰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학교 건물에 들어서기 전 이들은 가운데 현관 지붕 위에 붙은 표어를 가리키며 “무슨 뜻이냐(what's mean?)”고 물었다. 거기에는 ‘꿈을 키우는 즐거운 학교’라고 적혀 있었다.

“Dream and funny”고 통역하는 사람이 답하자 “oh, Yes”라며 “그럼 공립이냐, 사립이냐”고 다시 물었다. 사소한 것일 수 있지만 꼼꼼히 살폈다. 이들은 학교혁신 국제심포지엄에 강연차 한국을 찾은 핀란드의 헬싱키 라또까르따노 종합학교 사투 혼카라 교장과 덴마크의 가우어스룬스 중학교 마그누스 테 파스 교장, 독일의 헬레네랑에 학교 알베르트 마이어 교사이다.

외국의 학교현장 교원이 한국의 학교를 찾는 것은 드문 일이다. 학교혁신 국제심포지엄 경남조직위원회 이홍철 사무장은 “우리나라에서 학교혁신이 어떻게 이뤄지는 지 궁금해 하며 학교 방문을 원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5학년1반 교실을 찾아 서예 수업을 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개나리, 은혜 등 특정한 주제에 대한 생각을 적은 학생들의 글로 만든 전시물과 운동장 쪽 창가에 놓인 작은 화분, 아이들이 직접 논의해 정한 ‘함께 생각하는 수업’ 등의 개시물을 사진기에 담았다. 그리고 돌봄 교실과 미술실 등을 둘러봤다.

경남 창원 진해제황초를 찾은 유럽 3명의 교사가 제황초 현황과 특징에 대한 설명을 유심히 듣고 있다. 최대현 기자

곽형준 제황초 교사(연구부장)는 “나와 우리가 함께 행복한 어린이, 생명을 소중히 가꾸는 어린이, 스스로 배우고 익히는 어린이, 멋을 찾아 즐기는 어린이를 교육목표로 정하고 참되고 예절바르며 튼튼하고 슬기로운 제황어린이로 키우기 위해 선생님들이 모두 노력하고 있다”면서 현재 진행하는 민주시민 교육과 ㄷ자 교실 배치로 대표되는 협동학습 등을 소개했다.

제황초는 현재 학급당 학생 수 25명을 바탕으로 수업혁신을 진행하고 있으며 교장과 교사들이 협력으로 만든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등 사실상 혁신학교 내용을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창원 제황초 찾은 유럽 교사 “우리가 말하려는 학교혁신을…”

진지하게 설명은 들은 알베르트 마이어 헬레네랑에 학교 교사는 “우리 말하려는 학교혁신을 이미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 교사가 말하는 학교혁신은 오후 4시 창원문성대 9호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경남학교혁신 국제심포지엄자리에서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자신들이 학교에서 벌어진 혁신 내용 등을 함께 나눴다.

핀란드 라또까르따노 종합학교는 시립학교로 7~16세 학생들이 다닌다. 현재 600여명의 학생과 55명의 정규 교사, 8명의 보조교사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 학교 학생들은 모두 학년 등급을 따로 두지 않는 무학년제에 따라 개별화된 교육과정으로 수업을 받는다.

학생들은 1~9학년이 아니다. 하나의 홈 지역에 소속된다. 이들은 졸업할 때까지 생활하게 된다. 120명의 학생과 10~13명의 교직원이 함께 활동한다. 공동 리더십과 프로젝트 수업으로 운영된다.

핀란드에서 온 헬싱키 혁신학교인 라또까르따노 종합학교 사투 혼칸라 교장이 종합학교 건물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혼칸라 교장은 협동학습을 위해서는 건물 구조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대현 기자

모든 학습은 지속적인 성과를 전제로 진행된다. 모든 학생들은 자신이 아직 배우지 않은 지식에 대해 공부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것은 다시 배우지 않는다. 학생은 학습 과정이 느리거나 부진하다는 이유로 유급되지 않는다.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도록 지도받는다.

평가는 비교 평가가 아닌 학생 개인이 수립한 목표를 기준으로 이뤄진다. 해당 목표를 달성했을 때는 새로운 목표를 다시 설정하게 한다. 그렇지 못했을 경우에는 새로운 방법이나 지원을 마련해 다음에 더 나은 성과를 볼 수 있도록 지도한다.

교과 과정은 각 학년에 대한 요강이 아닌 여러 가지 과정, 주제 수업, 통합 단계 등의 다양한 짜인다. 학생은 이러한 짜임새로 수업을 하지만 의무와 선택 조항이 다르고 완료 시기도 정해진 기간이 있거나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사또 혼칸라 교장은 “라또까르따노 학교는 모든 학생은 학습할 능력이 있으며 학습될 것이라는 기본 신념을 가지고 있다”면서 “교육의 주요 기능은 모든 학생들이 각자의 학업에서 성과를 만들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며 우리가 학교에서 하는 모든 활동은 교사진에게 부여한 완전한 자율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모든 활동 교사에 완전한 자율성이 전제

이어 사또 혼칸라 교장은 “무학년제, 프로젝트 학습으로 1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중심이 되고 학생 스로가 배움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는 것”이라며 “교사들은 학교계획수립에 있어 더 많은 참여가 보장되고 틀에 박힌 교과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요구에 맞춰서 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12일 경남학교혁신 국제심포지엄이 열린 경남 창원문성대학 9호관 컨벤션홀을 찾은 경남지역 교사들이 심포지엄 자료집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이날 심포지엄에 350여명의 교사들이 찾아 큰 관심을 나타냈다. 최대현 기자

이 종합학교 혁신은 핀란드 교육 체계가 뒷받침했다. 사뚜 혼칸라 교장은 ▲동등화 기회와 전면 무상 기본 교육 ▲학생 상담 및 특별교육 ▲존재 않는 국가 시험, 학교 순위 랭킹, 학교 검열 시스템 ▲학교와 교사 자율권 보장 ▲협동 등을 성공적인 교육의 배경으로 꼽았다.

덴마크의 가우어스룬스 중학교 마그누스 테 파스 교장은 34살에 교장이 돼 올해 3년차다. 교장 자격이 없기에 새로운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간단한 연수를 받고 교장이 됐다. 수학과 물리 보조교사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고 있다. 마그누스 테 파스 교장은 “교장이 되고 싶은 이유가 학교 발전을 위한 비전으로 하는 것이지 학교현장을 떠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가우어스룬스 중학교는 아이들이 잘 성장하면서도 많이 학습하는 데 역점을 두고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복지를 개선할 수 있을지를 고심한 끝에 ‘복지카드 계획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교실에서만 학습내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교외 생활과도 연관시켜 개별 학생에서 적절한 교육을 제공했다 여기서 복지는 총체적인 개념으로 한 학생은 전반적으로 지원한다는 개념이다.

마그누스 테 파스 교장은 “지식이나 정보는 얻는 것보다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주목한다”며 “그 과정에서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협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그누스 테 파스 교장은 “학생들을 성적으로 평가하기보다 서로 가르쳐 주고 스스로 해결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경남 각지에서 온 350여명의 교사와 학부모들은 이들의 발표를 경청했고 궁금한 점도 많았다. 한 교사는 “학생 유형에 따라 따로 나눠 학습법을 적용하기도 하나”라고 물었다. 대답은 “그렇지 않다”였다.

혼칸라 교장이 헬싱키 혁신학교인 라또까르따노 종합학교 특징 무학년제를 설명하고 있다. 최대현 기자

마그누스 테 파스 교장은 “학생들을 학습 스타일로 구분하는 게 아니라 한 학급 안에서 섞여 각자의 학습 방식을 진행토록 하는 것이지 따로 분리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또 혼칸라 교장도 “학생을 구분하지 않는다”고 짧게 말했다.

유럽의 교사가 방문한 제황초 교사들은 전원 출장을 내고 심포지엄에 참여했다. 행사를 마친 8시까지 자리를 지켰다. 김명숙 교사는 “학교혁신에 관심이 많고 현재도 추진하고 있어 모두 함께 오게 됐다”며 “교사들의 자발성과 책무성이 되지 않으면 어렵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고 유럽에서의 고민과 혁신 내용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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