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초교 인조잔디’ 강행, 정몽준 어떤 말 했기에…

전국 최초 참여형 건축설계 앞두고 서울Y초, 외풍 의혹으로 ‘술렁’

인조잔디 공사를 앞둔 서울Y초 운동장.

전국 최초로 참여형 건축설계 학교로 선정된 서울Y초가 건물 전체 재건축 때문에 미뤄둔 운동장 인조잔디 공사를 돌연 강행하기로 해 이 학교 교사들이 ‘주먹구구식 낭비 행정’이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더구나 국회 정몽준 의원(한나라당)이 지난 9월 7일 참석한 Y초 협의회 뒤 서울 동작교육청과 이 학교 교장이 기존 ‘유보’ 태도를 바꾼 것으로 나타나 ‘정 의원이 학교 사업에 개입하거나 압력을 넣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9월 7일 협의회 뒤 동작교육청과 Y초 교장 돌변

12일 동작교육청과 Y초에 따르면 동작교육청은 이번 주 중 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참여형 건축 설계를 발주하고 내년 10월까지 Y초의 재건축 공사 설계를 마칠 예정이다. 2013년 3월에 착공하는 건물 공사비는 140억 원인데 이 가운데 설계비용은 5억 원이다. 이 공사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6월 22일 보도자료를 내어 “2011년은 Y초를 참여형 건축설계 시범학교로 단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Y초 박 아무개 교장은 올해 5월 중순 동작교육청의 지시로 지난 해 문화체육관광부와 동작구가 지원한 5억 원대의 인조잔디 공사 시행을 건축설계 뒤로 유보했다. 이는 “(인조잔디 공사를) 학교 설계에 포함해 종합 검토·시행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동작교육청 공문(5월 17일자)에 따른 것이었다. 설계 결과가 나와 봐야 새롭게 짓는 건물의 위치를 알 수 있는데, 자칫하다간 인조잔디를 깐 운동장에 건물이 들어서면 예산 낭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9월 7일 정 의원과 시의원, 동작구의원, 동작교육장 등 30여 명이 참석한 Y초 협의회 뒤 상황은 급반전하게 된다. 동작교육청 중견관리와 박 교장에 따르면 “이날 협의회에서 인조잔디 공사는 건물 재건축과 별도로 추진하는 방향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 회의 참석자에 따르면 정 의원은 “건물을 새로 짓는다고 하지만 현재 아이들과 지역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면 좋은 것 아니냐”면서 인조 잔디 공사 시행을 권유했다. 이날 협의회에 동석한 또 다른 관계자도 위와 같은 정 의원의 발언을 재확인했다.

실제로 박 교장은 “이날 협의회에서 ‘학교 공사가 2년을 넘기는 경우가 많다. 그 동안만이라도 아이들이 인조잔디를 쓰면 (그곳에 건물이 들어서더라도) 역할을 다 하는 것’이라는 다른 조언들도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내가 태도를 바꾼 것은 정 의원 때문이 아니라 올해 안에 공사를 하지 않으면 인조잔디 예산을 반납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날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동작교육청 중견관리도 “지난 9월 중순 학부모와 교사에 대한 잔디구장 설치 의견 조사에서 다수가 찬성 의견을 낸 것에서 보듯 새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설치하는 것은 건물 개축과 별도로 진행해도 된다는 게 중론”이라고 말했다. 인조잔디 공사는 오는 11월 초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 ‘개입설’에 정 의원쪽 “의견 개진했을 뿐”

이에 대해 이 학교 한 교사는 “건물이 어디 들어설 지도 모르는데 인조잔디 공사를 서둘러 진행한 배경엔 정 의원의 개입과 압력이 있었다고 본다”면서 “마사토를 까는 데만 수천만 원을 들여 지난 9월 완공한 새 운동장에 마사토를 갈아엎고 인조잔디를 다시 깐다고 하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학교가 한 업체에 보낸 공문(6월 8일자)을 보면 새로 조성하는 운동장에 당초 인조잔디 포장을 위한 모래를 깔려고 하다가 마사토를 깔도록 설계를 변경했다.

정 의원 쪽은 ‘개입설’과 ‘압력설’ 모두에 대해 부인했다.

정 의원실 한 국장은 “정 의원은 Y초가 지역구 소속 학교이기 때문에 협의회에 참여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미 인조잔디 공사비를 외부에서 지원했는데 2년 동안 집행이 안 되는 것이 문제여서 어떤 이유인 지 확인을 했을 뿐 압력을 넣거나 개입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정 의원실 한 실장도 “지역구 학교에 대한 의견 개진을 했을 뿐 개입이나 압력이란 표현은 이 상황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정 의원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과 국제축구연맹 명예부회장을 맡고 있다.
덧붙이는 말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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