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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당당하게] 생계형 건강보험료 체납,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당당하게] 다양한 어려운 처지에 있는 홈리스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소개하는 꼭지

건강보험료 결손(탕감) 제도, 알고 계십니까?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공단 산하 재정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받아 체납된 국민건강보험료를 결손(탕감)해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를 어떻게 신청하는지는 물론이고, 결손(탕감)처분을 한다는 사실조차 잘 알지 못합니다. 결손(탕감)처분 기준 또한 까다로워서, 생계가 어려운 체납자라는 이유로 체납보험료를 결손(탕감)받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파산면책 처분을 받거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되어도 체납되어 있는 국민건강보험료에는 연체금이 부과되며 체납자는 납부 독촉을 받게 됩니다.

건강보험 체납자들의 ‘건강권’ 문제
대부분의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들은 낮은 소득과 불안정한 일자리 등 경제적 이유로 인해 개인 및 가정생활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생계형 체납자들로 하여금 몸이 좋지 않아도 의료 이용을 자제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의료 이용이 반드시 필요한 가구의 경우, 건강권에 제한을 받게 됨으로써 많은 의료비를 지출하게 되고, 이로 인해 기초생활 수급자보다 더욱더 소득이 낮아져 가구의 빈곤을 가중시키기도 합니다. 돈이 없어 국민건강보험을 못 내고 있는 가난한 국민들은 건강보험의 혜택, 국가의 의료혜택도 받지 못하는 의료사각지대에 놓여지고 있습니다.

2009년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체납된 건강보험료의 결손(탕감)을 위해 건강보험 체납자분들의 결손(탕감)처분 신청서를 접수 받았고, 그해 건강보험공단에 제출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정책은 개선되지 않았고, 결손(탕감)처분 절차 또한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정치권과 많은 언론에서는 지역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물론 잘못된 부과체계로 인해 생계를 위해 필요한 자동차, 매매조차 할 수 없는 선산, 무상거주 중이지만 시세가 높은 주거지역에 주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터무니없이 많은 지역건강보험료가 부과되고 있고, 그로인해 체납가구의 숫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과체계만 개선한다고 체납자 가구가 줄어들거나 체납자들의 건강권이 회복되지는 않습니다.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 A씨 이야기
일용직 일을 하고 있는 A씨는 다니던 직장이 부도가 난데다 오랫동안 투병하고 떠난 아내의 병원비로 인해 조금 있던 재산을 전부 지출하고 빚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힘들게 벌어 빚으로 남아있는 병원비를 갚으며 고등학생 자녀와 무보증 월세에 거주하고 있으나 건강보험공단에서 통장압류(금융거래정지)를 하여 자녀 양육비와 생활비를 출금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A씨는 일용직 급여를 은행계좌를 통해서만 지불받고 있는 상황이라 생계비를 출금하고 싶어 공단에 문의하였습니다. 그러나 공단 측은 체납금액을 완납하면 압류를 해지할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압류 조치가 공단의 당연한 업무임을 고지하며 A씨에게 체납금액의 과중함과 체납자로서의 책임만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또한 공단 측은 체납금액의 변제 방법이나 통장압류를 해지하기 위한 다른 방법에 대해서는 일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 B씨 이야기
B씨는 사업 실패 후 많은 채무로 인해 법원으로부터 파산면책 결정을 받았으며 생활상의 안정을 찾고 안정된 일자리와 거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하여 최근 몇 개월 동안 일용직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체납되어 있던 건강보험 체납분에 대하여 최근 공단에서 통장압류(금융거래정지)를 하는 바람에 주거비 마련을 위하여 모으고 있던 돈도 찾을 수 없게 되었고 당장 생활할 수 있는 생활비조차 출금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에 B씨는 공단에 문의를 하였으나 공단 측은 체납금액 완납에 대한 내용과 통장압류가 적법했다는 설명만 하였고 분할납부 또는 최저생계비 보장 금액에 대하여서는 일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B씨는 최근 일용직 근무를 하다 몸을 다쳤는데, 통장압류 조치로 인해 병원비조차 통장에서 찾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압류에 대한 아무런 설명조차 듣지 못한 채, 압류된 통장해지를 위해 다친 몸으로 본인이 증빙서를 만들러 가야하는 답답한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B씨는 예금채권 압류에 관한 질의를 하였으나, 2016년 8월 1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압류가 위법하지 않다는 내용과 함께 금융정보 조회 및 파악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부당함이 없다는 회신을 보내왔습니다.

  지난 7월 13일, 건강보험료를 낼 능력이 없어 체납한 187명의 사람들이 건강보험공단에 결손처분 집단 민원을 신청했다. [출처: 건강세상네트워크]
건강보험 체납자의 건강권 보장 강화, 반드시 필요합니다!
2016년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으로 주빌리은행과 함께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건강보험 체납을 함께 해결하고 정보를 나누고자 건강보험체납자 상담센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원사업은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가 병・의원 이용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체납보험료를 분할납부 신청(최대 24개월까지 신청 가능)할 수 있도록 하고, 단기간이라도 병・의원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분할납부금 지원(1회)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체납보험료 결손(탕감)처분 기준을 바꾸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까지 의료급여 제도를 확대할 것을 요구하며, 체납금을 납부할 수 없는 형편의 체납자들에게 결손(탕감)처분 제도에 대해 알리기 위해 집단으로 결손(탕감)처분을 신청하는 운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 체납자의 건강권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건강권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나 정책적인 장치가 필요합니다. 건강보험 체납자의 경제적 능력이나 비(非)시민 여부에 따라 차별적으로 건강권이 보장되어서는 안 되며, 체납자든 아니든 상관없이 의료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이웃나라 대만의 경우, 2016년 총통의 선거공략 사항으로 건강보험체납자도 병・의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의료 이용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했으며, 올해 6월경 이를 이행하였습니다.

누구나 건강할 권리가 있다!
누구나 건강할 권리가 있습니다. 건강보험료를 못 낸다 하더라도, 보험료가 체납되어 있더라도 보험급여를 제한함으로써 의료 이용을 어렵게 하는 것은 불합리합니다. 체납자가 긴급하게 치료받아야 하거나 임신한 경우엔 건강보험을 지원하자는 의견을 국민권익위원회가 냈지만, 성실한 납부자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무산되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매년 흑자를 기록 중이고 누적적립금은 17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도덕적 해이와 형평성이라는 논리만으로 체납자들의 건강권을 제한하기에는 건강보험공단은 너무 많은 예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건강권을 제한하기 보다는 건강권을 유지하며 체납금액을 해결할 수 있는 많은 지원방안들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건강보험 결손처분 신청운동’과 ‘건강할 권리 찾기 모임’을 위해 지금도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 상담센터에서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바라고 있습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언제든 전화 02-6339-6677,6688 또는 홈페이지 ‘www.건강보험체납.org’ 로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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