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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 특별판 48호-의료] 대통령의 피눈물? 홈리스의 피눈물!

[홈리스추모제 특별판-의료]

동부병원에 근무할 때 회진만 가면 우는 환자가 있었다. 57세 남성, 5년전 뇌출혈이 발생하여 코를 통해 넣은 관으로 식사를 해야 하고 가래가 많아 목으로 구멍을 낸 기관절개 부위를 통해 수시로 가래를 빼주어야 했다. 수없이 입퇴원을 반복하여 두꺼운 차트가 있었지만 그가 동부병원에 왔을 때는 이미 OO마을 사람이었고 언제 어떻게 뇌출혈 수술을 받고 OO마을 소속이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거짓 복지공약으로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은 의료계 농단, 의료게이트라고 부를 만한 불법의료, 비선진료 행위를 저지르고 재벌들을 위해 의료민영화 정책을 밀어붙였다. 청와대에서 태반주사·감초주사·백옥주사를 맞고, 면역력을 측정한다고 자신의 피를 몰래 반출시켰다. 결국 국회에서 탄핵이 되었고 ‘피눈물난다는게 이제 무슨 말인지 알겠다’고 했다고 한다.

박근혜-최순실-김기춘 등 권력자들에게 제공된 의료는 주름개선, 미백 등 피부미용시술과 최고급 휘트니스센터, 줄기세포치료 등이었다. 같은 시간 중증의 시설입소자들은 재활치료는 고사하고 침대에 묶인 상태에서 지내다 각종 감염이 반복되어 시립병원들과 민간안전망병원들을 죽을 때까지 반복해서 입·퇴원하는 이른바 죽음의 사이클을 돌고 있었다.

이 양극단의 의료. 그 엄청난 차이에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이다. ㅊ병원처럼 간호사가 무릎 꿇고 수액을 놓고 전신 MRI 검사를 하고 전문의들이 고객님을 찾아가 설명을 드린다고 일류의료는 아니다. 반대로 장기적인 재활치료와 안정적이고 적절한 시설을 갖춘 곳에서 요양을 해도 모자를 환자들을 급성기 질환 치료 위주의 시립병원들과 민간안전망병원에게 떠넘겨 뺑뺑이 돌린다고 의료적으로는 할 일을 다했다고 말할 수 없다.

대통령은 탄핵이 되고서야 피눈물을 흘렸다는데 홈리스들은 매일 피눈물을 흘리며 살고 있었다. 국가는 홈리스를 위해 복지예산도 편성하고 시설도 운영한다고 한다. 하지만 내년도 서울시 노숙인 지원 예산을 들여다보니 실질적인 삭감이라고 한다. 뇌신경계 후유증을 앓는 시설입소자들 이야기를 하니 모 공무원은 어떻게 더 잘하냐고 한다. 최상위층을 위한 근거없는 과잉의료와 최하위층에게 시행되는 부당한 과소의료. 그 차이만큼 대한민국의 의료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의료계의 적폐를 해결되어야 모두가 건강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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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국장, 녹색병원 호흡기내과 과장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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