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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호-요세바통신] 한국과 일본의 가난한 자의 연대를 꿈꾸다

[요세바통신]은 일본의 홈리스 소식을 전하는 꼭지
  일본 레이버 넷 사이트(http://www.labornetjp.org)에서는 한국의 사회운동 소식을 번역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홈리스행동 내용도 가끔 등장합니다. <사진 설명=2011년 7월 25일 한국의 서울역 홈리스 강제퇴거 조치 기사를 번역한 레이버 넷 기사>

이번 호에서는 아쉬운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2011년부터 연재되었던 요세바통신이 이번 호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까지 요세바 통신에서는 일본의 홈리스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이나 사회적인 문제점 등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홈리스 정책이나 생활보호 등 홈리스와 관련된 정책과 문제점을 지적했고,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새로운 사회문제로 여겨지고 있는 청년 주거를 다루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약 6년 동안 지속된 요세바통신을 통해서 일본과 한국의 홈리스 정책의 특징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듯합니다.


숨바꼭질 홈리스? 문제의 심각성을 감추다

일반 시민들이 홈리스 문제를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역 앞에서 노숙하시는 분들을 ‘직접’ 볼 수 있을 때일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도, 일본도 모두 홈리스를 ‘감추는’ 정책이 만연해 있습니다. 시설 입소가 우선시 되고, 대신 거리생활을 할 경우 억압적인 정책의 대상자가 됩니다. 일단 일반 시민들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되면 홈리스 문제는 감추어지게 되고, 문제의 심각성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됩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거리에서 잠을 자는 것 뿐 아니라 폐지를 줍는 것도 금지되고 있으며, 곳에 따라서는 다리나 하천 변 등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곳에 거주하는 것도 엄중하게 단속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홈리스를 보이지 않게 숨기는 정책의 영향으로 홈리스 문제의 심각성은 잘 드러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뜻한 연대 활동은 계속된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에서는 이러한 홈리스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관련 정책을 바꾸기 위한 노력도 다방면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민과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인식개선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고, 사안에 따라서는 기자회견이나 집중 집회도 개최합니다. 그리고 당사자들이 함께 모여서 스스로 생활에서 겪는 문제점이나 고충을 함께 나누고 따뜻한 동료애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조직과 그 활동도 있습니다. 그래서 홈리스 정책은 계속 나빠지는 것 같으면서도 조금씩 나아지는 점들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기간 한정법으로 곧 없어질 위기에 있었던 홈리스 지원법이 국회에서 연장이 결정되기도 하였습니다. 빈곤과 홈리스 문제 해결을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온 다양한 지지자들과 단체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겠지요. 한국에서도 정권이 바뀌면서 새로운 시도들과 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라 보입니다만, 이것이 실제로 홈리스분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홈리스 행동을 비롯한 여러분들의 활동과 노력에 달려 있기도 합니다.

한국과 일본 홈리스의 연대를 꿈꾸며

한국과 일본 홈리스가 처해 있는 상황은 매우 다른 것 같지만, 비슷한 점들도 많습니다.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은 서로 연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비슷한 점들은 함께 공유하고 다른 점들은 서로 배우고 비판하는 과정을 통해 함께 앞으로 더 나아갈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요세바통신은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빈곤과 홈리스>라는 공통적인 주제로 연대의 매개가 되고자 했습니다. 이번 호에서 요세바통신은 끝이 나지만, 한국 내에서도 사회에서 억압받는 다양한 사람들과 연대하고, 더 나아가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어깨 걸고 나아가는 다양한 계기들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