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동자의 날 1주년, 민성노련 "우리가 옳았고 그들이 틀렸다"

한국인권뉴스 2006. 06. 30

[특집]성노동자의 날, 민성노련 "우리가 옳았고 그들이 틀렸다"

심 은 경 (기자)

6월 29일 오후, 노찾사의 “저 평등의 땅에” 등 민중가요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민주성노동자연대(민성노련)가 주최하고 네트워크(사회진보연대, 노동자의힘 여활모, 세계화반대여성연대,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성노동연구팀)와 연대단체(평등연대, 한국인권뉴스) 및 민주성산업인연대가 후원한 ‘성노동자의 날’ 1주년 기념행사가 평택 역전 옆 일명 삼리 지역에서 성노동자 및 사회단체 회원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여성가족부, 여연 등 성특법 편에 서있는 그들이 틀린 것"

성노동자들과 연대단체들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민성노련 이희영 위원장은 그간의 대외적 활동 등 경과보고를 한 후, 기념사를 통해 “민성노련 노조는 성매매 특별법 시행직후부터 오늘까지 미력하나마 이 사회에서 횡행하는 오명과 낙인에 맞서 성노동자들의 생존권과 노동권 쟁취를 위한 투쟁을 꾸준히 전개해왔”다면서 “60회에 가까운 ‘성명전’을 통해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성특법을 주도하는 저들의 비논리를 폭로하고 우리들의 주장을 널리 알려 왔”다고 말하고, “우리가 옳았고 여성가족부 등 성특법 편에 서있는 그들이 틀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제 우리들은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의힘 여활모,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세계화반대여성연대, 평등연대, 한국인권뉴스, 고정갑희 교수님, 김경미 교수님, 이성숙 교수님과 같은 연대 동지들을 친구로 갖게 되었”을 뿐 아니라 “아직은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전국철거민연합과도 함께 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그 외에도 한상희 교수(건국대), 조국 교수(서울대) 등 성노동자들을 이해하려는 많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주장(별도 기사)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후 박수를 유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 위원장은 집창촌 폐쇄와 관련하여 여성가족부가 "지방자치단체와 건설자본을 파트너로 삼아 재개발사업으로 집창촌을 싹쓸이 하겠다는 것"은 "자신들의 ‘정치적 성과물’만을 위"한 것으로 "정말 비열한 짓"이라면서 "민성노련은 성노동자들의 생존권과 노동권, 주거권을 수호하기 위하여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권력과 자본의 야합’을 기필코 막아내겠"다고 역설했다.

연대단체 발언에서 사회진보연대 호성희 여성국장은 “한겨레신문 등 언론들이 성특법과 관련한 문제제기”를 할 정도로 사회분위기가 급변하고 있음을 언급하면서,“성특법은 성노동자들을 힘들게 하기 때문에 이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폐지되어야” 하고, “성노동자들에게도 노동자 일반이 갖고 있는 권리가 당당하게 인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호 국장은 성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이 정부로부터 심하게 탄압 당한다해도 계속 함께 투쟁할 것을 약속했다.

평등연대 공동대표인 헌법학자 곽순근 박사는 “사회구조를 바꾸어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무조건 “성매매(자발적인)를 제한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으로 “성특법은 위헌 소지가 많으며, 성적 자기결정권에는 국가가 개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법은 최소한의 도덕”임에도 불구하고 여성권력계는 “최대한의 도덕으로 성특법을 만들”어 성노동자를 억압하며 “여성가족부 등 여성계 권력을 먹여 살리고 있다”면서 “여성권력계는 명백한 진실 앞에 귀와 눈을 막고 있다”고 일침을 날렸다.

한국인권뉴스 최덕효 대표는 한국 여성계가 안티 월드컵운동을 펼치지 않은 사례를 들어 페미니스트들이 국가와 자본을 공격하지 않는다고 비판한 박노자 교수(오슬로 대)의 말을 비유하면서, 사회적으로 본질적이며 다양한 이슈가 있음에도 “주류여성계가 끊임없이 ‘성’에만 집착하는 것(성특법과 같이)은 매우 위선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유엔의 ”여성에 대한 폭력의 근절을 위한 선언“ 제2조에도 ”강요된 매춘“만을 ”여성에 대한 폭력“을 국한하고 있는 만큼, 빈부양극화로 인해 힘겹게 살아가는 자발적인 성노동자들은 생존을 두고 벌이는 이 전쟁에서 굳게 단결하여 유엔에서 정한 규범을 갖고 성특법으로 전횡하는 국내 주류여성계와 단호하게 맞서 승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진영 '문선대'들 민성노련과 결합, 연대투쟁에 나서다

이어진 문화공연에서는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몸짓패 ‘해방투사’, 민중가수 ‘박향미’씨, 고려대학교 몸짓패 ‘단풍’이 등장해 뜨거운 공연으로 성노동자들의 갈채를 받았다. 이들은 공연에 앞서 한결같이 “출연 제의를 받은 후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인 ‘성노동자 운동’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지만, 뒤늦게나마 하나씩 배워 나가면서 공감할 수 있었다”며 이번 공연에 참가하게 된 배경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앞으로도 동지들과 계속 연대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특히 ‘단풍’의 경우는 민성노련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입수해 ‘학습’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진영의 문선대가 이번 행사에 대거 등장한 것은 민성노련이 벌이고 있는 성노동자 운동의 정당성을 새삼 반증하는 것으로 향후 파급효과가 주목된다.

다음으로 성노동자들 3인의 고단한 삶을 담은 수기(별도 기사) 낭독이 있어 주위를 숙연하게 했으며, ‘바위처럼’ 등 성노동자들의 노래자랑이 이어져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또 ‘성노동자의 날’ 축하 노래로 한국인권뉴스 조일범 기자가 나와 꽃다지의 ‘희망’ 등 을 불러 성노동자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결의문 낭독에 이어 대자보에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에 보내는 성노동자들과 연대단체들의 바램을 적는 것으로 일정을 모두 마쳤다.

민성노련은 결의문에서 △정부는 성거래에 대한 공론화(합법화, 비범죄화) 작업에 즉각 나설 것 △국회는 실효성 없는 성특법 폐지(혹은 재개정) 작업에 즉각 착수할 것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성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할 것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집창촌 폐쇄계획을 철회할 것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민성노련과의 대화에 즉각 응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모임 ‘연분홍치마’를 비롯해 민성노련과 교분을 쌓은 ‘연세대’ 학생들과 민성노련 카페에서 맹활약중인 아이디 ‘리철진’씨가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한국인권뉴스 외에도 민중언론 참세상, 연합뉴스,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국민일보, 뉴시스, 평안신문 등 언론사들이 행사 끝까지 자리를 지켰으며 민성노련 이희영 위원장은 인터뷰에 응하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행사 시작하기 전과 끝난 후 행사장 옆 천막에서는 지역 상인과 주민들이 나와 참가자들에게 국수와 떡 등 먹거리를 제공하는 등 구슬땀을 흘리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민성노련 측은 행사 참가자들과 취재진을 위해 지역 내 화장실을 개방했는데, 이 바람에 은밀한 것으로 오해받고 있는 집창촌 내부까지 자연스럽게 일반에 공개돼 관심있는 사람들은 캠코더에 성노동자들의 개인적인 생활공간 등 장면을 담아가기도 했다. 민성노련이 행사 전 분위기를 위해 준비해 틀어놓은 곡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 꽃다지, 노찾사, 안치환, 강산에의 노래였다. [한국인권뉴스]


※ 이 자료는 한국양성평등연대(평등연대)가 제공합니다.
평등연대는 전근대적 가부장제와 부르주아적 급진여성주의를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시민네트워크입니다.
http://cafe.daum.net/gendersolidarity
태그

성노동자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평등연대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