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마지막 탄핵집회가 있었던 12월 28일, 광주 집회에서는 반가운 발언들이 많았다. 지난 12월 22일 남태령을 넘은 전봉준투쟁단의 농민은 물밀듯이 몰려오는 응원봉 불빛과 젊은이들을 보면서 눈물이 날 뻔했다고 말했다. “성소수자,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에게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의 마지막 발언에 코끝이 시렸다. 남태령 대첩이 있던 그날 밤, 전봉준투쟁단이 용산까지 들고 간 사회대개혁을 위한 폐정개혁안 12조에는 “여성·장애인·이주민·소수자 혐오와 차별 철폐”가 포함되어 있었다.
광주에서 남태령으로 달려간 20대 시민은 “민주국가 국가에 불법집회는 없다”며, “우리는 밤을 샐 수 있는 체력과 구호를 외칠 큰 목소리, 빠른 SNS 사용이 가능한 디지털 강자”였으며, “우리의 연대로 차가운 새벽을 지나 결국 승리의 아침이 밝았다. 우리의 연대로 상식적인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여성은 “우리 삶이 아무리 힘겹고 고되더라도, 서로에 대한 다정함을 잃지 말자”고 강조했다.
자신을 “20대 호모”라고 소개하면서 “윤석열과 내란범들은 박정희, 전두환과 같이 역사의 오명으로 남을 것이며, 우리는 그 이름들을 영웅처럼 포장하려는 시도를 가만히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시민, 민의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결선투표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통한 정치 시스템의 개혁을 이야기한 시민, “돌봄노동은 한 달을 일해도, 1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밖에 못 받는다며, 자기 쌈짓돈처럼 사용하던 국가 예산에서 사회서비스원 예산을 삭감한 윤석열”의 실정을 비판한 돌봄노동자까지. 어둠을 비추는 응원봉의 다채로운 불빛만큼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광주 5.18 광장에 울려 퍼지고 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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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어진은 광주녹색당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글은 ‘윤석열 퇴진! 세상을 바꾸는 네트워크’가 발행하는 <평등으로>에 실린 글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