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좌파는 제레미 코빈의 편에 서 있다

제레미 코빈(Jeremy Corbyn) 인터뷰

[편집자 주] 7월 4일 영국 총선에서 제레미 코빈(Jeremy Corbyn)은 키어 스타머(Keir Starmer)가 이끄는 노동당의 지원을 받는 민간 의료회사 사장으로부터 의석을 지키려 했다. 이번 선거는 좌파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에 대한 싸움으로, 코빈을 위한 활동가들의 놀라운 지지를 불러일으켰다. (기사 발행 후, 선거 결과 제레미 코빈이 재선에 성공했다.)

출처: The Guardian, 웹페이지 영상 화면 갈무리 

리시 수낙이 14년간의 보수당 통치를 끝낼 대망의 선거를 선언하며 백기를 든 지 6주가 지났다. 강경 우파 개혁당의 새로운 리더로 등장한 나이절 패라지(Nigel Farage)의 악취 나는 늦은 출마를 제외하면, 선거 운동은 대체로 드라마 없이 전개되었다. 당 지도자들 간의 의무적인 텔레비전 대결은 암울하고 의식적인 교대식에 가까웠고, 오랫동안 확실하다고 여겨진 권력 이양(토리 정통파와의 진정한 단절은 아니더라도)을 의미했다. 

이번 금요일에는 키어 스타머가 총리로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토리당의 극심한 피로와 과시적 범죄가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에, 그는 오래전 기득권에 의해 승인된 기업 미디어의 찬사를 받게 될 것이다. 스타머는 값비싼 방부 처리를 했지만 완전히 죽은 노동당 위에 올라서 다우닝가에 도착했고, 그의 길은 찢기고 의식적으로 더럽혀진 붉은 깃발로 덮여 있었다. 

사회주의자들에게, 전국적으로 지배적인 전망은 타당하게도 낙담일 수 있다. 스타머는 그와 함께, 경영 컨설턴트, 기업 로비스트, 신블레어파 짐꾼으로 구성된 범죄자 집단을 데리고 온다. 정부에서 그의 당은, 오늘날 영국에서 벌어지는 '반동의 축제'에 대한 대안을 몰아내기 위해, 야당 의석에 있는 어떤 극우 정당과도 손을 잡을 듯하다. 

그러나 지역 선거구 수준에서는 아직 희망의 새싹이 돋아날 수 있다. 노동당 좌파로 돌아선 활동가들과 보다 진보적인 녹색당 후보들이 공공 투자, 국민보건서비스(NHS), 기후, 이주민의 권리,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벌인 학살을 정당화하는 노동당 지도부의 용서할 수 없는 역할 등의 이슈를 놓고, 스타머의 지배력에 도전하는 분산된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 중 하나가 자연스럽게 가장 많은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바로 이즐링턴 노스(​​Islington North), 제레미 코빈 전 노동당 당수가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곳이다. 

1983년부터 대표해온 노동당의 후보로서 출마할 수 없게 된 현직 의원 코빈은, 이제 당의 후보인 프라풀 나르군드(Praful Nargund) 의원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스타머가 노동당의 "새로운 경영진"이라고 부르는 나르군드는 세련되지만,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시험관 아기 시술 분야의 거물로, 이전에 "의료 민영화는 매우, 매우 중요하다"는 발언을 하는 장면이 촬영된 바 있다. 

나는 지난 5월 말 '제레미 코빈: 우리 모두를 위한 독립적인 목소리'의 공개 캠페인 출범식에 참석했다. 5주 후, 나는 이즐링턴 노스 선거전이 절정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면서 승리를 위해 총동원된 코빈의 선거운동을 다시 마주했다. 

지난 토요일 한여름 햇살 아래, 수백 명의 선거운동원들이 모이는 세 곳의 집결지 중 한 곳에 도착했을 때, 나는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초청 연사들을 둘러싸고 늘어선 모습을 보았다. 자전거를 타고 놀던 지역 어린이들이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아이들 중 몇몇은 "사랑해요, 제레미!"를 외치며 스스로와 후보자를 즐겁게 했다.) 코빈의 현지 유세는 2017년 노동당 선거 캠페인 당시의 대규모 집회를 연상시키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내가 먼저 캠페인의 북적이는 중심부에서 도착했을때, 연사 중 한 명인 칠레 망명 운동가이자 전 정치범인 크리스티나 고도이-나바레트(Cristina Godoy-Navarrete)가,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사회주의 영화감독 켄 로치(Ken Loach) - 그 역시 노동당에서 제명된 - 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있었다. 

작년에 자코뱅(Jacobin)과의 인터뷰에서 최근작 '올드 오크(The Old Oak)'에 대해 이야기한 여든 여덟 살의 로치는 군중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즐링턴 노스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다. 제레미가 승리한다면 우리의 힘을 보여줄 것이다. 제레미가 승리한다면 얄팍한 기회주의보다 청렴과 원칙을 우선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코빈의 선거운동원들에게 1984-85년 광부 파업에 대한 닐 키녹(Neil Kinnock) 전 노동당 대표의 '충격적인' 배신과 대처주의의 제도화에 대한 광범위한 양보를 상기시키며, 로치는 오늘날의 스타머리즘에 대해 격렬한 비난을 퍼부었다: "스타머의 진실성에 관해서는 내 오랜 친구 리키 톰린슨(Ricky Tomlinson)의 말을 인용해야 한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스타머의 진실성? 웃기는 소리!'" 

스타머의 노동당("지배계급이 노동계급에게 던질 수 있는 모든 착취적 장치를 갖춘 신자유주의 정당")에 대조하며, 로치는 당의 전 지도자인 코빈을 칭송했다: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진실성과 원칙이다. 제레미와 스타머의 진실성에 대한 시합에서는 다툼이 없다.  ... 나는 그를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그는 무엇이든 믿고 맡길 수 있는 훌륭한 친구이자 동지이며, 그와 함께 서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이 행사에서 나는 코빈의 캠페인 책임자인 제임스 슈나이더(James Schneider, 전 노동당 전략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이번 선거가 "거의 확실하게 영국 내 개별 선거구에서 가장 큰 규모의 캠페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반항적인 독립 선거 운동에는 장애물도 있었다: "조기 선거로 인해 우리는 데이터가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고(물론 노동당은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제레미가 무소속인지 노동당인지에 대해 많은 혼란을 겪었다. 그렇기 때문에 제레미가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사실과 그 이유를 사람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모든 사람이 문을 두드리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노동당 후보인 나르군드는 토론회 참여를 거부하며 "지하에 숨어 있는" 반면, 코빈은 "영국 전역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대표한다. 그들의 견해와 가치는 우리나라의 주류이자 다수 의견이며, 극도로 반민주적이고 엘리트주의적인 정치과정에서 배제되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크루 & 낸트위치(Crewe and Nantwich)의 노동당 하원의원이었고, 최근 당 원내총무직을 사임하기 전까지 노동당 의원으로 활동한 로라 스미스(Laura Smith)도 코빈의 선거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녀는 "이번 총선에서 가장 슬픈 점은 사람들이 희망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스미스에게 노동당 소속은 "내 정체성의 큰 부분이었지만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해 점점 더 많은 진보적 정책이 무너지고, 더 잘 알아야 할 사람들이 우파적 수사를 쏟아내는 것을 보면서 더 이상은, 정말이지 지지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대안은 있다: "이제 그 어느 때보다 팔레스타인에 대해 의회에서 강력한 목소리를 내야 하며, 긴축과 민영화에 대한 다른 대안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계속 이야기하도록 해야 한다."

오후가 되자 나는 코빈과 함께 아라크네 그리스 키프로스 여성 그룹이 주최하는 활기찬 이즐링턴 거리 축제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는 노년층과 가족 단위의 관람객, 민속 음악과 춤, 지중해의 열기에 어울리는 그릴 요리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나는 노동당의 전 지도자와 이번 선거와 관련하여, 지역적으로, 국제적으로, 다문화주의, 공동체, 국제주의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것은 민주주의에 관한 것이고 평화에 관한 것이고, 정의에 관한 것이다."

오웬 다울링: 의원으로서의 경험에서 이즐링턴 노스의 다문화주의가 얼마나 중요했나? 무소속 의원으로서 의회에서 이러한 다양한 커뮤니티에 어떻게 목소리를 낼 것인가?

제레미 코빈: 이 선거구의 다문화적 특성은 내 삶에서 절대적으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즐링턴 노스에선 70개 이상의 언어가 사용되는데, 규모가 큰 것은 아마도 터키어, 그리스어, 소말리아어, 아랍어, 에리트레아어, 에티오피아어, 주로 서아프리카 출신이 많이 사용하는 프랑스어이다. 이곳에는 매우 많은 다양성이 존재한다. 나는 항상 그 모든 커뮤니티와 함께 일해왔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 오후에는 그리스 키프로스 여성들의 축제에 참석한다. 아라크네는 오래 전 키프로스가 침략당하고 섬이 분할된 후 설립된 여성단체다. 이 여성 단체는 이곳에 거주하는 모든 키프로스 여성, 특히 많은 나이든 여성들의 고립과 관련하여 많은 지원을 해왔다. 젊은 사람들은 이곳에서 계속 살 여유가 없기 때문에 여기 지역 사회에는 나이든 여성들이 꽤 많은데, 그들에게 아라크네는 매우 중요한 단체다.

스타머의 노동당은 최근 난민, 영국 해협의 '작은 보트'에 대한 '위협', 추방에 대한 일련의 외국인 혐오적 은어들을 방영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클랙턴(Clacton)에서 노동당 후보로 출마한 나이절 패라지는 최근 "방글라데시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 대한 스타머와 그의 그림자 내각 동료 조나단 애쉬워스(Jonathan Ashworth)의 발언으로 인해 큰 공격을 받았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역겹다. 방글라데시 커뮤니티는 모든 커뮤니티와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에 대한 그들의 엄청난 기여에 대해 존중과 인정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리고 노동당이 "작은 보트를 막는" 행진을 벌인 방식은. . . 미안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칼레(Calais, 영국 해협 건너편에 있는 이주민 캠프)로 가라고 말한다. 실제로 키어 스타머는 당 대표가 되기 몇 년 전에 칼레에 다녀왔다.

그들은 칼레에 있는 사람들이 지극히 절망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리비아에서 일어난 전쟁의 희생자이며, 매우 가난하고 배고프고 방향 감각을 잃었으며, 프랑스의 극우 세력과 경찰로부터 잔인한 대우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구상의 모든 불의와 불평등의 희생자들이다. 당연히 인도주의적 요구가 우선이다. 노동당 정부는 이들을 지원하고 안전한 곳에서 살 수 있도록 안전한 경로를 제공해야 한다.

스타머가 취임 전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겠다는 표면적인 약속이 워싱턴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연기"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가자지구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는 집단학살이 계속되고 있고,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예상되며, 최근 대선 토론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스타머 노동당 정부가 백악관을 존중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가? 무소속 의원으로서 이 노동당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는 문제는 내가 기억할 수 있는 한 오랫동안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던 것 같다. 한때 의회에서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자는 동의안이 표결에 부쳐졌지만 구속력이 없는 동의안이었으며, 그 이후로는 변죽만 울렸다. 나는 노동당 당수였을 때 선언문에서 팔레스타인 국가를 무조건, 일방적으로 바로 인정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물론 전 세계 대다수의 국가가 그렇게 했으니 이제는 미국과 소수의 서유럽 국가들이 효과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나머지 국가들과 함께 동참해야 할 때이다. 나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지지하고 인정하며 가자지구의 휴전을 요구하고 무엇보다도 이스라엘과의 무기 거래가 종식되기를 원한다. 얼마 전에는 세계 무기 거래의 위력을 다룬 '총들의 괴물같은 분노(Monstrous Anger of the Guns)'라는 책을 출간했다. 책의 제목은 윌프레드 오언(Wilfred Owen)의 '파멸의 젊은이를 위한 찬가(Anthem For Doomed Youth)'에서 따온 것이다. 

이제 5주째 유세 활동을 하고 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며, 영국 독자들에게 이번 선거에서 사회주의 정치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가?

이즐링턴 노스에 있다면 우리를 위해 선거운동을 하고, 우리에게 투표해 달라. 이것은 내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와 평화, 정의, 지속 가능성에 관한 문제다. 우리는 선거구 전역의 사람들에게서 큰 공감을 얻고 있다. 나는 결과를 예측하지는 않는다. 다만 내가 아는 것은 5주가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캠페인이 매우, 매우 효과적이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많은 지원과 열정을 받았고, 우리를 돕기 위해 나선 많은 사람들을 통해서 겸손함을 배운다. 내가 몇 년 동안 보지 못했던 분들도 있었는데, 우리가 과거에 참여했던 캠페인을 기억하면서 "놀이터를 위해 우리가 조직했던 캠페인", "도로 확장 반대", "추방 반대", "평화를 위한" 캠페인 등 지난 40년간 우리가 조직해온 다양한 캠페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곳에는 거대한 열성적인 지지층이 있고, 그들은 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있다. 내가 그들에게 이야기한 것은, 내가 무소속으로 당선되면 이즐링턴에서 매달 주민총회를 열어, 주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무엇보다도 우리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사회 변화를 위해 싸울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것이다. 

[출처] In Britain, the Left Is Standing With Jeremy Corbyn

[번역] 류민 

덧붙이는 말

제레미 코빈(Jeremy Corbyn)은 이즐링턴 노스 지역의 노동당 의원이다. 오웬 다울링(Owen Dowling)은 트리뷴(Tribune)의 역사가이자 기록 보관 연구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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