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시간은 끝, 이젠 퇴진의 시간"

탄핵안 부결, 100만의 분노...국회 에워싸고 윤 퇴진 촉구

7일 저녁, 윤석열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 나갔다. 김건희 특검법을 부결시킨 직후다. 표결을 지켜보던 국회 앞 100만 명의 노동자와 시민은 분노했다. 이제 "국회의 시간은 끝났다", "이제는 퇴진의 시간, 투쟁하는 민중의 시간"이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촛불 시민들은 국회를 에워싸고 "우리가 끌어내리자"고 외쳤다.

국회 앞, 탄핵안 표결을 지켜보는 100만 노동자·시민들. 참세상

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퇴장 후에도 탄핵안 표결을 이어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표결 종료를 보류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로 돌아와 표결에 동참할 것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홀로 본회의장에 남은 안철수 의원과 함께 돌아온 국민의힘 김예지, 김상욱 의원도 표결을 마쳤다. 이들 셋을 제외하고 더 이상 돌아오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없었다. 9시 20분경, 국회는 표결을 종료했다. 탄핵소추안은 결국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투표 불성립으로 자동 폐기되었다.

국회 본회의장,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홀로 남은 안철수 의원. 참세상

앞서 김건희 특검법이 부결되자, 광장의 곳곳에서 우리가 "끌어내리자!"는 외침이 나왔다. 이날 오후 3시부터 탄핵안 가결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 사이에서는 "실망스럽다", "국회의원들에게는 더 기대할 것이 없다"는 분노도 터져 나왔다. 

촛불을 든 성난 시민들은 오후 7시경부터 행진에 나서 국회를 에워싸고 "윤석열은 퇴진하라",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국회를 에워싼 분노한 시민들. 민주노총(시민 제보 사진) 
"퇴진, 퇴진, 퇴진해!" 노래하는 시민들. 참세상

국회 근처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도 시민들이 모여들어 "내란에 동조하고" 탄핵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은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당사 앞, 성난 시민들. 참세상

"끝까지 싸운다", "정권이 아니라 체제 그 자체를 바꾸어나갈 것"

탄핵소추안 폐기에 대해 공공운수노조는 성명을 발표, "파업과 총력투쟁을 흔들림 없이 이어갈 것이라며 "윤석열 퇴진과 국민의힘 해체를 향해"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운다"고 다짐했다. 노동당도 성명을 통해서 "우리 노동당은 이재명과 민주당 따위에도 갇히지 않는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민주공화국이며, 노동자민중의 삶"이라며, "제6공화국과 보수양당제를 넘어, 정권이 아니라 체제 그 자체를 바꾸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탄핵은 시작"일 뿐, "민주주의 새날을 만들어 나가야" 

이날 국회 본회의에 앞서 시작한 범국민 촛불대회에서는 탄핵안 가결을 촉구하는 한편, 윤석열 탄핵은 시작일 뿐,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새로운 광장을 열어가자는 제안들도 쏟아졌다. 

진영종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이제 위대한 국민의 힘으로" 윤석열을 "해고하고", "나라를 정상으로 돌려놓자"고 주장했다. 진 대표는 "더 중요한 것은 여기서 멈춰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며, "우리 힘으로 민주주의의 새날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대한민국의 앞날을 놓고 우리 스스로 의견을 내고, 토론하고, 결정하자", "민주주의의 더 큰 광장을 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우리 스스로 함께 결정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국회 앞 촛불 든 100만 노동자·시민들. 참세상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은 민주노총과 시민들의 결합을 가장 두려워했다"면서 "그러나 민주노총은 윤석열에게 굴복하지 않았고, 시민들은 속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 이렇게 한 자리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내란을 제압했다. 이제 내란세력의 뿌리를 뽑을 시간"이라며 "다시는 어떤 순간에도 어느 누구도 국민을 넘보지 못하도록 철처히 청산"하고 "더욱 강력한 항쟁으로 끝끝내 투쟁하자", "우리는 이긴다, 국민은 이긴다"고 힘주었다. 

민주노총은 지난 "12.3 내란 사태"이후 4일 오전, 윤석열 퇴진 시까지 전 사업장 무기한 총파업을 선포했다. 철도노조, 전국교육공무직노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여성노조, 금속노조 등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은 집회와 행진에서 길을 내고 광장에서 촛불을 든 시민들과 함께 싸우고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이날 탄핵안 폐기 이후, 즉각 탄핵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오는 11일 임시국회에서 탄핵소추안 재발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7일 오전 자신의 "임기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는 윤석열의 대국민담화 발표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의 탄핵안 찬성 투표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분위기다. 

"정권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시간"을 

서울 상도동에서 온 한 50대 시민은 "국민의힘에도, 국회에도 더 기대할 것이 없다"면서 "윤석열 퇴진도, 민주주의를 만드는 것도 결국 시민들의 힘"으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힘으로 윤석열을 끌어내릴 때까지", "새로운 민주주의를 함께 찾을 때까지" 계속 광장에 나오겠다고 밝혔다. 

마포구에 살고 있는 30대 시민 남모 씨는 "국회가 정말 실망스럽다"면서, 이제 정말 "노동자들과 시민들이 함께 나서서", "시민들을 처단하겠다는 윤석열이야말로 처단하고", "정권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시간"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