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에너지 전환,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

“공동체 에너지와 공공성” 제2회 기후정의포럼 열려

기후위기 시대, 공공성을 강화한 에너지 전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전환이 시장 활성화가 아닌, 민주적 통제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후정의포럼은 지난 5일 오후 발전노조에서 ‘공동체 에너지와 공공성’을 주제로 제2회 기후정의포럼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현재 에너지 전환 과정이 자본에 의존해서 진행되고 있다며, 이를 거부하고 공적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선 현재 ‘공동체 에너지’ 담론에서 나아가 ‘새로운 공공성 모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전환 문제를 노동자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공동체 에너지, ‘민주화’라는 목표에서 엇나가”

우선 토론자들은 시장 중심으로 논의되는 ‘공동체 에너지’의 한계를 지적했다. 공동체 에너지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역 주민의 참여를 통해 이익을 공유하는 에너지 전환 전략이다. 이에 대해 한재각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소장은 “원자력, 송전탑 등의 문제에 지역의 시민·민중들은 자신의 생존권을 위해 싸웠다. 이 운동을 어떻게 공공성으로 담아낼 것인지 문제 제기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공동체 에너지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실상 국가독점적 전력산업들에 변화를 요구하다 보니, (공동체 에너지가) 에너지 민영화 담론과 함께 작동되기도 했다. 실제로 관련 활동가들도 에너지 전환 문제를 시장주의와 연결지어 모색하는 흐름도 눈에 띈다”며 “주민들은 시장주의 독려방식을 택하고, 공동체 에너지가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행동하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발제를 진행한 홍덕화 충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의 공동체 에너지를 넘어서는 민주적이고 새로운 담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환경운동과 에너지 운동의 맥락에서 ‘독점 해체’는 민주화하자는 거였지, 시장화하자는 것은 아니었는데도 혼재돼있다”며 “그러다 보니 에너지 전환 운동에서 전력구매계약(PPA) 등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쟁점에 있어 혼동이 일어났고, 결과적으로 시장을 옹호하게 되는 문제가 생겼다. 이것은 구분해야 한다”고 짚었다.

홍 교수는 또 에너지 전환은 “시장에 맡기는 방식이 아니라, 재정치를 통해 민주적 영역으로 끌어올 문제”라며 “공동체 에너지와 에너지 공공성의 개념 중 우열을 택할 문제가 아니라 둘 다에 기초하여 구성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공동체 에너지와 공공부문이 결합해 새로운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공동체 에너지는 공공부문을 개혁하고 혁신을 유도하는 주체여야 할 것이다. 이 모든 관계가 분명하게 정립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준모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기획실장은 “공공협력이 가능하고 공동체 에너지를 꽃피우기 위해서는 시장주의나 신자유주의 산업 시스템을 공공재 모델로 바꿔야 한다. 그래서 시장주의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경계, 비판을 공동체 에너지 지지자와 공공성을 주장하는 주체가 함께해야 한다”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그는 “많은 경우 대중의 참여가 시장 참여라고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며 “이것은 에너지 민주주의나 시민권 자체가 신자유주의적 이데올로기에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시장 참여·경쟁을 통해 에너지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은 공공재 모델과는 반대편에 있는 이윤을 위한 에너지 프레임”이라며 “시장이 바뀌어도 에너지 전환은 작동하지 않았고 그것이 기후 비상 사태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따라서 이 프레임에서 벗어난 새로운 공공성 모델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전환 논의, 노조의 역할도 중요해”

한편, 포럼에서는 일자리와 재생에너지 간의 딜레마도 지적됐다. 한재각 소장은 “석탄화력을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기존 숙련 노동자의 일자리를 폐지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때문에 똑같이 연료를 태우는 기술인 바이오매스가 대안으로 제시됐고, 결국 재생에너지 확대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청중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기술 중심의 접근 때문에 발생한다”며 “‘경제적 이익’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른 생산·소비·노동 등의 영역과 결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고 “원활히 진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노동조합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구준모 기획실장은 “노조가 이념, 주장, 이상을 갖고 운동을 끌고 나갈 수 있는 구조가 있지만, 대중조직이기 때문에 설득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현재까지 노조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데 공감한다”며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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