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데스크 앵커 권재홍 보도본부장과 배현진 아나운서 [출처: MBC 뉴스데스크 캡쳐] |
평일 뉴스데스크 앵커인 권재홍 본부장을 대신해 뉴스를 진행한 정연국 앵커와 배현진 아나운서는 뉴스 도입부에 “권재홍 보도본부장은 어젯밤 10시 20분쯤 본사 현관을 통해 퇴근하려는 순간 파업 중인 노조원 수십명으로부터 저지를 받았다”며 “권재홍 보도본부장은 차량 탑승 도중 노조원들의 저지과정에서 허리 등 신체 일부에 충격을 받았고 그 뒤 20여 분간 노조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황을 겪어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노조 측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총파업특보 75호를 통해 “권재홍은 후배 기자들이 면담을 요구하는 20분 동안 임원용 에쿠스 승용차 안에서 태연히 전화 통화를 하고 누군가와 문자를 주고받았다. 허리를 다쳤다는 사람이 고통을 호소하기는커녕 다리까지 꼬고 앉아 있었다. 도대체 권재홍은 신체 접촉도 없이 어떻게 ‘신체 일부에 충격을 입었던’ 것이냐”면서 권 본부장의 부상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 권재홍 본부장이 노조원과의 마찰 직후 차에 탑승하여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있다 [출처: MBC 노조 총파업 특보] |
MBC 최일구 앵커도 권 본부장의 부상 보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 앵커는 18일 아침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재철 사장 퇴진이라는 논점을 물타기 하기 위한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라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일개 앵커가 설사 타박상을 입고서 부상을 했다 하더라도 그게 전 국민이 알아야 될 톱뉴스감이냐 정말 한심하다”면서 사건을 확장하는 물타기 수법을 비판했다.
KBS 뉴스9도 이 소식을 발 빠르게 전달했다. 이에 대해 파업 중인 KBS 새노조는 뉴스 9의 방송 대본을 공개하며 MBC 사측의 주장에 비해 노조 측의 반박이 빈약하게 다뤄진 사실을 꼬집었다.
MBC 기자회는 사건 발생 전 날인 16일 사측의 시용기자 채용에 반대하는 뜻을 모으는 기자총회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권 본부장이 5층 보도국을 출입통제하여 기자총회는 열리지 못했다. 현재 보도국에는 사측이 발급한 ‘비표’를 소지한 일부 기자들과 임시 채용된 기자들만 출입이 가능하다. 최일구 앵커는 이를 “철의 커튼”이라고 부르며 “젊은 후배기자들의 양심을 철의 커튼으로 앙심으로 막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오늘이라도 당장 철의 커튼은 빨리 철거가 되어야 된다”고 말했다.
▲ 폐쇄된 보도국 [출처: MBC 노조 제공] |
MBC 노조의 파업은 18일로 110일을 넘겨 방송사상 최장기 파업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노조는 여의도 희망캠프와 파업 콘서트 등으로 투쟁 수위를 계속해서 높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