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의견접근안을 통해 KBS에는 탐사보도팀이 4년만에 부활하고 공정방송위원회에 노사동수의 위원을 배치하게 됐다. 또 부사장이 맡아 직접적 책임을 묻기 어려웠던 공정방송위원회의 사측 대표를 사장이 직접 맡도록 합의해 공정방송위원회에서 사장에게 편파방송의 직접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됐다.
이에 언론노조와 파업 중인 4개 지/본부 노조는 6일 오전, 여의도 희망캠프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의 의견접근안 도출에 따른 앞으로의 방향을 설명했다.
김현석 KBS 본부장은 “대선 공정방송을 위해서는 대선이 6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지금 방송복귀를 결단해야겠다는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복귀 시기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지만, 많은 조합원들이 현업에 돌아가서도 어떻게 공정방송을 위해 싸워 나갈 것인지 고민하고 결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4개의 파업 사업장마다 모순구조가 다르고 상황도 역량도 조금씩 다르다”면서 “4명의 낙하산 사장들을 일괄적으로 퇴진시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다소 무리”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어 “현실을 감안해야 하는 다소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KBS의 이번 합의문은 파업의 궁극적 목표인 공정방송과 방송의 공공성 회복이라는 견지에서 봤을 때 상당히 진전되고 전향적인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KBS의 현업 복귀와 상관없이 김재철 퇴진, 해고자 복직, 국정조사와 청문회 개최를 위한 투쟁은 계속 될 것이며, 오히려 전선이 좁혀지면서 더욱 집중력 있고 단단한 대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강택 위원장은 9일째를 맞은 단식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영하 MBC 본부장도 KBS 노사의 의견접근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정 본부장은 “파업이 석달을 넘긴 상황에서 KBS본부는 유의미한 성과를 얻고서도 연대파업의 동력을 위해서 파업을 멈추지 않았었다”고 말하며 “MBC 본부는 KBS 본부가 이번 파업에서 할 일을 모두 해냈고 승리의 물꼬를 터준 것이라 평가한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우리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장 한 명을 갈아치우자고 파업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공정방송을 위해 투쟁에 나선 것이며 공영방송은 프로그램으로 공정방송을 하는 것”이라며 “KBS 본부가 현업에 돌아가서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으로 말해주는 것이 파업보다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욱 YTN 지부장은 KBS의 노사합의에 대해 “KBS 본부가 굽히고 합의안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사측이 견디지 못하고 항복해 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지부장은 “KBS 본부가 현업에 복귀하지만 사측이 또 어떤 꼼수를 부릴지 모른다. KBS 본부는 파업보다 더 힘든 싸움을 결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송 4사의 연대는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이었다”면서 “KBS가 방송으로 보도투쟁 이어가고 우리가 바깥에서 파업 투쟁하면서 싸움은 더욱 입체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KBS 본부와 사측의 잠정 합의가 있었던 5일에는 희망캠프 농성장에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방문해 국정조사와 청문회 개최에 힘을 실을 것을 약속했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정청래, 김재윤, 노웅래, 우상호 의원 등 40여 명의 민주통합당 의원단은 여의도 언론노조 농성장을 방문해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등 언론노조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언론장악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반드시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언론노조 노보 이기범 기자 제공] |
박 대표는 이강택 위원장에게 “4월 총선에서 투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결과를 내지 못해 미안하다”고 밝히며 “문방위를 주요하게 구성하여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반드시 관철하고 김재철 퇴진과 언론사 지배구조 개선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