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날 동지라 부르지 마라
민주노총 소속 같은 조합원이라고 하더라도
투쟁 현장에서 몇 번 구호를 함께 외쳤다고 하더라도
나는 너와 뜻을 함께 하는 동지가 아니다
1998년, 민주노총 합법화를 위해
정리해고제, 변형근로제, 파견법을 합의해 준 너는
2004년, 국회의원 선거 해야한다고 날 찾아와
박일수 열사 투쟁을 접으라고 한 너는
민주노총 깰려고 작정 한 거냐
박일수 열사 투쟁을 접지 않으면 철수하겠다고 날 협박했던 너는
2005년, 비정규직 악법 폐기를 위한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을 기꺼이 폐기한 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항의를 양아치라고 조롱하며
사회적 합의주의로 게걸음 질 친 너는
2005년 류기혁 열사를 열사가 아니라고 규정했던 너는
열사투쟁을 조직하라는 항의를 종파주의자들의 분열책동이라고 매도했던 너는
2007년, 민주노조 깃발을 위로금 몇 푼으로 맞바꿔치기 한 합의서에 직권조인 한 너는
하청노동자들의 생사여탈권을 움켜쥐고
사람 목숨을 매매 했던 대공장 정규직노동조합 간부였던 너는
1사1노조 방침(노동자는 하나다)을 선언하며
비정규직노조 공장점거파업을 파괴했던 너는
2010년,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는 지금 당장 불가능하니
현안문제부터 풀자며 CTS점거파업 해제를 중재했던 너는
CTS점거파업 해제를 위해
배고픔과 추위에 떠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김밥 가지고 장난 친 너는
2012년11월11일, 자본가들을 만나고 악수하고 반갑게 협력하는 것이
확고한 정치적 신념인 너는
2012년11월11일, 밥 쳐 먹고 허구한 날 교섭하고 중재하고 타협하고
굴종을 강요하는 것이 하는 일의 전부인 너는
2012년11월11일, 이 땅 저임금 불안정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를 짓밟고 서서
어쭙잖게 노동자들을 대표하겠다고
부르주아 선거에 목매달고 있는 너는
노동자계급이 아니다
자본가계급이 노동운동 내부로 파견한 자들,
자본가계급의 마름이다
화해할 수 없다
난 너의 적이다
난 너와 바리케이드를 앞에 두고 마주 설 것이다
난 나의 권리를 대의하겠다고 나선 자들을 믿지 않는다
모든 것을 직접결정 할 것이다
공황은 중무장한 용역깡패들처럼 우리 삶을 침탈하고 있는데
더 이상 속절없이 배제당하지 않기 위해
더 이상 피눈물 흘리며 축출당하지 않기 위해
더 이상 로자처럼 살해당하지 않기 위해
결단코 난
너와 바리케이드를 앞에 두고 마주 설 것이다
(2012년11월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