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처럼 특별법으로 단체행동권 봉쇄하는 나라 없다"

한국 정부 노동권 침해 국제 기구에 문제제기 할 것
[인터뷰] 한스 엥겔베르츠 PSI 사무총장, 롤랜드 슈나이더 OECD-TUAC 정책자문위원장

한국정부, 노동법 자문을 미상공회의소에 받다니

지난 29일 부터 해외노동기구 관계자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중인 국제공공노련(PSI) 한스 엥겔베르츠 사무총장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노동조합자문위원회(TUAC) 롤랜드 슈나이더 정책자문위원장은 31일 <미디어참세상>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노동 현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이들은 공무원 노동기본권 보장과 관련해 "이미 한국 정부가 OECD 가입 당시 약속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 정부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들은 또 OECD와 PSI 대다수 국가들에서 공무원 노동3권이 국제적 노동기준을 충족시키는 형태로 보장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무원노조에 대한 정부의 강경 대응에 대해 한스 엥겔베르츠 사무총장은 "탄압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왜 깨닫지 못하는가"라며 한국 정부를 질타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가 조금이라도 '센스'가 있다면 즉각적으로 대화에 임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에 대한 충고를 잊지 않았다.

이들은 한국 정부의 노동기본권 침해 문제에 대해 ILO, PSI, OECD-TUAC 등 국제 기구 차원에서 문제제기 할 것임을 피력했다. 롤랜드 슈나이더 정책자문위원장은 "OECD 조사관을 파견하는 등 한국정부가 국제적인 노동기준에 따르도록 압력을 행사하겠다"고 밝혔고, 한스 엥겔베르츠 사무총장 역시 "한국 정부의 비신뢰성을 ILO 정기회의 등을 통해 폭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인터뷰는 이들의 숙소인 여의도호텔에서 약 1시간 가량 진행되었다. 한스 엥겔베르츠 사무총장 일행은 이날 인터뷰를 마친 후 공공연맹이 주최하는 공공연대 총력투쟁결의대회에 참가했다.
PSI 한스 엥겔베르츠 사무총장

PSI와 OECD-TUAC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한(한스 잉겔베르츠) PSI는 149개국 639개의 노동조합, 2,000만 명의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가입되어 있는 국제 산별노동조합연합조직이다. PSI는 국제적 수준에서 공공부문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고, ILO, IMF, WTO 등 국제적 논의의 장에서 공공부문 노동자의 이해가 관철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롤(롤랜드 슈나이더) TUAC은 OECD가입국가의 노조 연대체로서 모든 OECD 회원국들의 노총으로 구성된 국제적 노동조합조직이다. TUAC은 OECD내에서 노조의 의제가 반영되도록 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OECD 회원국들이 ILO 기준으로 노동법을 채택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OECD는 한국 노동부문에 대한 감시 절차를 시행 중에 있다.

이번 한국 방문의 목적은 무엇인가

한) PSI는 한국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이번 공무원노조특별법안이 ILO 협약과 국제적 노동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 속에서 공무원노조 투쟁을 지지하고, 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이번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방문했다.

롤) 한국 공무원노조의 투쟁을 지원하고, 공무원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과 관련한 법적인 구조와 틀거리를 만들고 제안하기 위해 방문했다.

공무원 노동3권 문제를 비롯해 한국의 전반적인 노동여건에 대해 평가해 달라

한) (1997년 노동법 개정 파동을 지칭하며)한국의 경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노동법에 관련된 사항을 ILO 등의 노동기구들을 제쳐두고 '미상공회의소'에 자문을 구한다는 것이다. '미상공회의소'야말로 자문을 구하지 말아야하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일부 국가들의 경우 여전히 중세적인 관점이 존재한다. 정부는 공무원노동자를 노동자가 아닌 왕과 신하의 관계로 본다. 그러나 현대 세계는 다른 환경에 있다. 한국은 OECD 가입 당시의 약속을 지켜야만 한다.

한국의 헌법적 기반은 잘 구축되어 있다. 그러나 불행한 것은 법률이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군부독재 기간을 통해 만들어진 법률로 노동기본권 등을 제한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PSI가 하고자 하는 일은 노조의 권리를 옹호하는 것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투쟁을 지지하는 일이다. 작업장 내 에서 노동자가 자주적으로 자신들의 조직을 건설하고, 유지해 나가는 것은 민주주의의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한국이 이러한 과정을 성공하길 바라고, 아시아의 이웃 나라들에게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길 희망한다.

OECD와 PSI 회원국들의 공무원노동3권 보장 현황은 어떤가

한) 일반적으로 정부는 노조를 반대세력으로 인식한다. 정당의 경우도 노조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권위주의 정권이 유지되고 있는 아시아 일부 국가들에서는 이 같은 경향이 존재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아시아 내 국가들이 (다른 긍정적인 사례가 있음에도)서로를 비교함으로써 노동기본권 침해를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노동기본권을 보장하지 않는 일본 등 소수인 다른 나라들의 예를 드는 것처럼 말이다.

롤) 다른 OECD 국가들은 공무원 노동3권을 한국에 비해 보다 더 만족스런 방법을 통해 보장하고 있다. 단결권의 경우는 모든 나라가 전면적으로 보장하고 있고, 단체교섭권 역시 대부분의 나라가 보장하고 있다. 단체행동권에 있어서 제한 규정이 있는 나라들이 있지만,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나라들도 ILO 기준을 준수하고, 필수공익사업장의 경우만 부분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한국과 같이 특별법을 통해 단체행동권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등 폐쇄적인 조치를 취하는 나라는 없다.

공무원노조의 기본권을 보장하지 않는 일부 국가들은 단체교섭권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임금삭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와 같은 사고방식은 잘못된 것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될 수 없다. 왜냐하면, 만약 민간부문보다 공공부문이 임금을 덜 받게 된다면 정부는 양질의 노동력확보가 어렵게 되고, 대국민 서비스를 제대로 유지할 수 없다.

한국 정부는 '노동시장 유연화' 등의 국제적 요구는 수용하면서도 '노동3권보장' 등의 국제적 요구는 외면하고 있는데

롤) 사실상 한국 정부는 OECD내 경영계가 요구하는 기준에만 따르려고 노력하고 있다. 노동시장의 완전한 유연화는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파괴한다. 또한 불안정 고용은 기술 숙련도의 향상을 저해해 서비스 악화를 초래한다. 노동자들의 직업 전환과 교류가 보장되지 않는 일방적인 해고를 통한 고용 유연화는 지양되어야 한다.
OECD-TUAC 롤랜드 슈나이더 정책자문위원장

한국 의회 인사들과의 면담에서는 주로 어떠한 이야기들을 나눴나

한) 한국에 온 이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그리고 민주노동당 의원들을 만났다. 우리는 여당의 노동계출신 의원(이목희)을 만나 우리의 의사를 전달했다. 또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는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을 면담했다.

이경재 의원은 현재 제출되어 있는 법안을 채택할 의사가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면담을 통해 이번 법안이 국제적 노동기준에 미달된다는 것과 그에 대한 유감의사를 표명했다. 우리는 이경재 의원에게 '왜 ILO 기준과 조언을 따르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한 지적에 대해 이경재 의원의 반응은 어땠는가?

한) 개인적으로 이경재 의원은 이번 법안과 관련된 사항을 잘 모르고, 변명을 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이경재 의원은 면담과정에서 공무원노동기본권을 제약하고 있는 일본과 극소수 유럽 국가들을 예로서 제시했다. 우리는 이경재 의원이 왜 공무원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는 수많은 나라들의 예가 있음에도 그러한 부정적인 예만 드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난 9월 공무원노조 문화패의 문화경연대회가 있었다. 당시 한국정부는 행정자치부장관, 경찰청장, 총리까지 나서 문화행사 자체를 '원천봉쇄'했고, 경찰과의 충돌로 부상자가 속출했다. OECD와 PSI의 다른 국가들 중에서도 정부가 노조활동에 대해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있는가

한) 경찰은 시민을 보호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시민을 탄압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정부와 경찰이 탄압을 한다면, 오히려 노동자들은 그 상황에 맞서 더욱 강경하게 투쟁할 것이다. 탄압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왜 한국정부는 깨닫지 못하는가?

ILO '결사의 자유위원회'(CFA)는 한국 정부에 대해 노동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ILO에 의해 지적을 받는 나라들은 보통 권위주의 국가들이다. 그러나, 한국은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발전시키려는 나라가 아닌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롤) '다행스럽게도', OECD국가들에서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오직 독재국가나 권위주의 국가에서만 볼 수 있는 일일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정상적인 노조 활동으로 구속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PSI와 OECD-TUAC은 한국의 노동기본권 침해문제에 대해 어떤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가

한) PSI는 모든 국제적 만남의 장과 기회를 이용해 한국정부를 압박할 것이다. 96년의 약속(96년 OECD 가입 당시 한국 정부는 공무원과 교원의 노동권 인정을 포함, 노동법제를 국제수준에 맞게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을 아직도 지키지 않은 나라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한국정부의 비신뢰성을 ILO 정기회의 등을 통해 폭로할 계획이다.

롤) OECD는 노동시장과 노동법 개혁에 대한 평가를 진행해 왔다. 또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국 정부의 노조탄압과 공무원노조특별법안에 대해서도 평가를 진행할 것이다. OECD 조사관을 파견하는 등 한국정부가 국제적인 노동기준에 따르도록 압력을 행사할 계획이다.

현재 공무원노조는 대정부교섭을 촉구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이에 응하지 않고 계획대로 이번 법안을 강행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공무원노조는 15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노정간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정 양측에 전하고 싶은 얘기는

한) 한국정부가 공무원노조에 대해 대화가 아닌 탄압으로 일관한다면 노동자들은 더욱 강경하게 투쟁할 것이다. 한국정부가 조금이라도 '센스'가 있다면 즉각적으로 대화에 임해야 할 것이다. 한국정부는 노동자들을 자신들의 적대자로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를 알아야 한다. 또한 공무원노조의 투쟁이 성과를 거두고, 성공적으로 정부를 설득해나가길 바란다.

롤) 현재와 같은 정치적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한국정부는 언제라도 노조와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정부는 공무원노조의 실체를 인정하고, 대화에 임하려는 의지와 신뢰를 보여야 할 것이다.

'공무원·교수 노동3권 완전보장'을 위한 국제심포지엄 열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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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 TUAC , 한스 잉겔베르츠 , 롤랜드 슈나이더 , 국제공공노련(P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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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압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왜 한국정부는 깨닫지 못하는가?" 가 제목이었으면 더 좋았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