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인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 것"

부시 블레어 노무현 전범민중재판 실행위, 11월 만민공동회 열어
마르셀로, "전 세계에서 제국주의 약탈을 멈출 때까지 함께 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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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블레어·노무현 전범 민중재판 실행위원회는 지난 토요일 오후 명동거리에서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작지만 뜻깊은 자리를 마련하였다. "만민공동회"라는 이름으로 모인 50여 명의 참가자들은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고, 노래하고, 춤추며 이라크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해 힘을 모았다.

한쪽에서 팔루자, 모술 학살 반대 사진전과 총을 든 부시의 퍼포먼스, 기소인 모집 서명이 진행하는 가운데, 박혜영 동국대 정보산업대 학생회장 당선자의 사회로 만인공동회를 시작하였다. 누구의 제지도 없이 아무나 어떤 말이건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자리였다.


향린교회에 다니는 신병호 씨는 19일 전범민중재판의 기소인으로 등록했다며 "국민행동의 집회에서 노무현 비판을 제지하는 지도부의 모습에 분노했었는데, 이렇게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며 "결실을 맺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기독민중연대에서 활동하는 최덕희 씨는 "노무현의 한반도 전쟁 불가 발언을 확대해석하여 한반도 평화에 기여했다고 말하는 것은 이라크에 군대를 보내 학살에 동참하고 있는 것을 상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꼬집고, "일관성 없는 발언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노무현을 기소하여 반드시 심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을 홍익대에 다니는 단풍노이라고 소개한 한 학생은 소설 '어린왕자'의 "길들인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라는 구절을 언급하며 "부시, 블레어, 노무현은 폭력으로 관계를 맺으려 하지만, 우리는 우애로운 관계 맺기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이런 우애로운 관계 맺기는 전범민중재판 기소인이 됨으로써 실천할 수 있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성균관대 대학원에 다니는 조세훈 학생은 "어떤 전쟁이건 군인보다 민간인이 더 많이 죽게 되고, 특히 이라크처럼 일방적인 전쟁의 경우 민간인의 희생이 더 크다"며 "저는 죽고싶지 않습니다. 이라크 민중도 죽이고 싶지 않습니다. 이것이 저의 마지막 양심입니다"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고려대 새내기라고 자신을 소개한 학생은 "실습으로 나간 중학교 사회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이라크 전쟁에 대해 물었더니 아이들은 전쟁을 게임처럼 생각하고 있었다"며 "우리가 모두를 자신과 같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사람 대 사람으로 함께 해야 한다"고 말해 서로를 이해하고,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되짚어 보게 했다.

권보원 서울대 법대 학생회장은 "이라크 아이들은 5명 중 4명이 어른이 될 때까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며 전쟁에 반대하는 우리 한사람, 한사람의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제8회 서울국제 노동영화제의 개막작인 <볼리바리안 혁명 : 베네주엘라 민중의 삶과 투쟁>을 감독한 마르셀로 안드라데 씨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마르셀로 씨는 "살인마 부시, 블레어, 노무현에 대한 재판을 준비하고 있는 여러분들을 지지한다"고 말문을 열고, 현재 베네주엘라에서 진행중인 볼리바리안 혁명에 대해 소개했다. 마르셀로 씨는 "지난 10월 12일 민중재판을 열어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살인자로 판결해서, 까라까스에 있는 동상을 철거했다"며 "각각의 나라에 있는 법 시스템으로는 제국주의적 학살을 처벌할 수 없다. 우리의 힘으로만 이들을 심판할 수 있다"며 "전세계에서 제국주의 약탈을 멈출 때까지 함께 싸우자"라고 주장해 참가자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인터뷰] 이소형 전범민중재판 사무팀 활동가
현재까지 전범민중재판 운동의 진행상황은?

현재까지 2000명 이상이 기소인으로 등록해 주셨고, 앞으로 지역, 부문별로 총회를 계속 개최하여 12월초 재판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운동을 만들어 나가는데 어려운 점이 있다면?

재판형식이 갖는 권위적 이미지 때문에 대중들에게 가깝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시민들의 힘으로 만든 재판이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노무현정권에 대한 태도차이 때문에 파병반대공동행동과 독자적인 행사를 여는 것은 아닌가?

꼭 그렇지는 않다. 국회비준을 준비중인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을 공동행동과 함께 벌여나가고 있고, 공동행동에서도 전범민중재판운동에 함께 하고 있다. 노무현정권을 어떻게 바라볼것인가에 대해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립되는 형태로 운동을 진행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 운동이 성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우선 목표했던 1만 기소인을 모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설령 1만이 안 되더라도 전범민중재판을 내용있게 진행하는 것, 판결내용에 대해 결의를 잘 모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대학가를 순회하며 기소인을 모집중이고 매일 저녁 7시 - 8시 30분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거리평화쇼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밖에 민중대회등의 큰 집회에 부스를 설치하고 선전을 진행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 주신다면

부시나 정부, 지배계급이 착한 마음을 먹는다고 전쟁이 끝나는 것이 아니고, 운동가 몇몇이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서 외쳐야만 이 전쟁을 멈출수 있다. 자신의 참여의 중요성을 깨닫고, 한 명이라도 더 전쟁에 반대하는 이 운동의 대열에 동참할수 있도록 꾸준히 설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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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 반전 , 파병 , 만민공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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