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노조가 고립상태라 말할 수 있는 수준"

해외에서 노조때리기 반복, 지지율 28%인 현실 먼저 돌아봐야

노무현 대통령의 노동운동에 대한 공격이 점입가경에 달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영국에서 현지 기업가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노조가 고립상태”,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관리”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외국만 나가면 노조 때리기에 여념없는 대통령

블레어 영국 총리와 대화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사진출처-영국총리실 공식홈페이지 www.number-10.gov.uk)
해외 순방 자리에서 대통령의 ‘노조 때리기’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1월 미국 순방 당시에는 “민주노총의 경우 고용이 확실하고 소득도 안정돼 있다”며 “그들만의 노동운동에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발언 한 바 있다.

영국을 삼일 간 국빈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2일 오후(한국시간 3일 새벽) 숙소인 버킹엄궁에서 제론 반 더 비어 쉘 회장, 바이런 그로트 BP대표 등 25인의 영국 기업가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노동운동에 대해 맹공을 펼쳤다.

“60-70년대 기본권이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강성해지기도 했고 아직도 전투적인 노조가 강경하지만 국민정서 때문에 수세에 있다”며 포문을 연 노 대통령은 “고립상태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내가 대통령 되기 전에 노동운동을 해서 일부에서 걱정이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반대"라고 자신의 반노동자적 포지션을 스스로 인정하며 "대화를 통한 타협은 성공하지 못하고 있으나 조직적인 강성노조가 노동자, 국민 일반의 지지는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노동운동을) 관리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노대통령의 거침없는 자신감의 원인은 무엇?

한편 대통령이 노동운동에 대해 이렇게 거침없이 맹공을 펼칠 수 있는 이면에는 노동계의 탓도 크다할 수 있다. 현 정권에서 한편으로는 거침없는 반노동자정책을 통한 노동탄압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생존권 위기에 몰린 서민들의 분노를 조직화된 노동운동으로 돌리는 선동에 대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유야 어떻든 각종 현안에 대한 총파업 선언이 제대로 된 타격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민주노총이 ‘양치기 소년’이라는 비아냥의 대상으로까지 전락하고 있는 현실이 노무현 대통령의 자신감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분석이다.

대통령 자신의 지지율은 28.8%에 불과

한편 MBC가 코리아 리서치 센터와 함께 지난달 29, 30일 양일 간 전화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은 28.8%로 나타났다. 노무현 대통령은 노조가 고립상태에 처했다며 입이 찢어져라 웃음을 지을 것이 아니라 자신이 고립상태에 처한 것은 아닌지 먼저 되돌아 봐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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