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기세등등, 열린우리 전의상실
원내대책을 숙의중인 한나라당 지도부 |
티격태격 거리기는 예산특위도 마찬가지였다. 예산안의 구체적 사업 검토는 예결위내의 계수조정소위원회에서 행해지는데 계수조정소위원회가 하루 밖에 열리지 못한 것, 그나마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이 임시국회를 열기 위해 예산안 처리를 미적거린다고 주장하고 있고 열린우리당은 오히려 한나라당이 예산안 처리를 방해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맞섰다.
파병연장안 국방위 통과, 대통령은 아르빌 방문으로 맞장구
아르빌 현지의 노무현대통령 사진출처-AP통신 |
한편 파병연장동의안에 반대하는 84명의 의원들은 9일 오전 10시 전원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또한 이 날 국방위에선 한 편의 촌극이 연출되기도 했다. 송영선 한나라당 의원은 윤광웅 국방부 장관에게 “정기국회 내에 파병연장동의안을 통과시킬 의지가 있는 거냐”고 정부의 의지와 노력 부족을 질책했다.
그러나 송영선 한나라당 의원의 질책은 부적절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파병연장동의안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그 어느때 보다 확고하다는 평가다. 유럽을 순방한 노무현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돌아오던 중 예정 없이 이라크 아르빌 현지의 자이툰 부대를 방문했다.
자이툰 부대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자이툰 부대원들의 노력으로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발언권이 강화됐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노무현 대통령의 깜짝 이라크 방문은 지난 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 방문에 비견될 만하고 나란히 전범민중재판의 피고가 될 만하다는 평가다.
악법 일사천리 통과에는 손발 척척
오후 본회의가 열리면서 거대 양당의 호흡은 더욱 척척 들어맞았다. 국가보안법이 쟁점인 법사위, 과거사 법안으로 한판 활극이 벌어진 행자위의 모습과는 다르게 본회의장을 매운 의원들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각 상임위를 거쳐 올라온 60여 개 법안이 일사천리로 처리됐다. 각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교위를 무난하게 통과한 ‘기업도시특별법’도 십여 명의 반대표만을 기록에 남긴 채 통과됐고 국회 앞에서 농성하고 있는 평택 팽성 주민들의 반대에도 아랑곳 없이 미군기지의 평택이전을 기정사실화 하는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시 등의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안’도 통과됐다.
장군 출신 김용갑 의원의 지휘 하에 법사위를 점거하며 국가보안법을 훌륭히 사수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저녁 6시 현재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한편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처리유보와 임시국회 개원을 맞바꾸는) ‘대타협’을 받아들이라고 한나라당에 촉구했고 한나라당은 느긋한 표정이다. 이제 열린우리당이 내놓을 카드는 더 이상 없다는 분석이다.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내일, 여의도동 1번지 대한민국 국회에서 과연 어떤 드라마와 대반전이 벌어질지 짐작할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