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세계 3위

'파병연장동의안 본회의 상정 규탄, 본회의 부결촉구'기자회견

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국군부대의이라크파견연장동의안’이 불과 2시간 만에 통과되고 본회의로 넘어간 가운데, 9일 국회 앞에서는 ‘파병연장동의안 본회의 상정 규탄과 파병연장동의안 부결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날 기자회견에는 하이셈, 살람 씨 등 두 명의 이라크 현지인도 참석해 이라크로부터의 한국군 철군을 호소했다.

이종린 범민련 의장은 “노무현 대통령은 뭘 잘했다고 제국주의 전쟁의 현장에 가서 그 현장을 격려하며 호들갑을 떠는 것이냐”며 어제 노무현 대통령의 아르빌 방문을 비판하는 말로 규탄발언을 시작했다. “지금 정부의 행태는 일제시대 지주에 빌붙어 소작농을 탄압하던 지주 똘만이와 똑같다”고 성토하고 조속한 한국군의 철군을 촉구했다.

우리는 총을 가지고 우리를 도우려는 누구의 도움도 원치 않는다

살람 '국경없는어린이' 운영위원

영아 사망률 40%, 실업률 50%, 팔루자학살, 인권유린, 군사점령, 민간인학살, 자원수탈...
이라크에서의 한국군의 철수를 호소하는 살람(국경없는 어린이 운영위원)의 눈은 내내 물기에 젖어 있었다.

“이라크에서는 누구도 외국군의 주둔을 원치 않는다. 우리는 총을 가지고 우리를 도우려는 누구의 도움도 원치 않는다. 우리 아이들의 피를 흘리게 하는 도움을 원치 않는다. 우리는 평화속에 살고 싶다. 더 이상 우리를 피흘리게 하지 말아달라.

당신들의 아이들을 생각해 보라. 당신들은 당신들의 아이들이 좀 더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게되기를 바랄 것이다. 나 역시 그러하다. 하지만 전쟁의 피흘림과 포화 속에서 어떻게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줄 수 있겠는가, 아니 어떻게 아이들을 먹여 살릴 수 있겠는가?

나는 한국 정부와 미국의 관계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이라크에서의 죽음, 비극, 피흘림, 죽음의 냄새를 낳고 있다는 사실보다 우월한가? 만약 이라크인에 의해서 한국인이 죽는다면 당신들은 우리를 테러리스트라 할 것이다. 도대체 누가, 무엇이 테러리스트 인가? 만약 한국군의 파병이 1년 연장된다면 우리는 그들로부터 죽음을 기다려야 한다. 당신들의 총알이 우리들의 가슴에 박힐 것이다. 당신은 무엇을 느끼는가? 그것이 아름다운가?

당신들처럼 당신들의 아이들처럼 우리는 평화롭운 삶을 원할 뿐이다. 하지만 한국‘군’이 어떻게 그것을 할 수 있는가? 당신들의 손을 이라크 어린이의 머리에 올려놓았다고 생각해 보라. 한국군의 파병이 연장된다면, 우리는 한국인을 좋아하고 평화를 원하지만 그러나 우리는 당신들과 적이 될 것이다.

Stop killing Iraq People
Please, we want peace!
Please, we don't want to be your enemy! "

이정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역시 노무현 대통령의 아르빌 방문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 규모의 군병력을 파병하더니 어제는 부시, 블레어에 이어 이라크 현지에 방문했다”며 “그것이 우리 나라가 세계 3위가 되는 것 인줄 아는가? 전범국가 3위가 되려는 발버둥일 뿐”이라고 성토했다. 이정미 최고위원은 또한 “노무현 대통령은 파병연장동의안에 대한 충분한 국회 논의가 이루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라크에 전격 방문해 세계 만방에 한국군의 이라크 주둔 연장을 약속함으로서 국회 의사 결정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비판하고 “17대 국회가 파병연장동의안을 통과시킨다면 그 즉시 스스로를 범죄집단으로 규정하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17대 국회내에서 설사 파병연장동의안이 통과되더라도 국회안에서, 국회 밖에서 한국군 철군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하순 사회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미군의 점령에 반대해 수십만의 사람들이 스스로 자치질서를 꾸리며 지내던 팔루자에 최근 미군의 재점령이 시도되었고, 5~6천 명의 사람들이 학살당했고 지금도 학살은 진행중”이라며 이라크에서 종식되지 않은 전쟁의 진행을 환기시켰다. 박하순 집행위원장은 “한국군이 비교적 안정지역인 쿠르드 자치지역 내에서 치안에 복무하고 있다고 하지만, 어제 전범민중재판에서의 증언에 따르면 한국군은 이라크인이 두려워 추리고 추려 하루 20여 명에 대한 의료지원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하고 “이는 이라크 지원 민간 의사 1인이 하루 700여 명의 환자를 돌보는 것에 비하면 명목상의 행위이며, 한국군의 주둔은 결국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의 배후 지원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하순 집행위원장은 또한 “국회에서 파병연장동의안이 부결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단언하고 “우리의 독자적 힘으로 정부와 국회의 이라크 침략전쟁 동조를 제거하고, 전범민중재판과 대중적 철군운동을 벌일 것이 결의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은 신승철 민주노총 부원원장의 기자회견문 낭독으로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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