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 "서울역 공안이 노숙인 때려 죽였다" 주장

노숙인 150여명, 시신 빼돌린 경찰과 충돌
1시간여 동안 서울역 대합실 아수라장

"공안 몇명이 그 사람을 화장실에서 끌고 나와 마구 때리다가 죽자 저기에 시체를 던져 놓았습니다."
"공안은 우리를 사람 취급도 안합니다."

경찰이 노숙인 시신을 강제로 빼내자 이에 항의하는 노숙인을 연행해 가고 있다
경찰이 노숙인 시신을 빼내자 개찰구 입구로 몰려가 드러누워 항의하는 노숙인

경찰이 죽은 노숙인의 시신을 빼내자 노숙인들의 분노로 서울역 대합실이 한때 마비되다시피 했다. 22일 밤 10시 10분, 서부역 방향 서울역 대합실 3번 출입구에서 시작된 노숙인의 분노가 약 1시간동안 서울역 대합실 전체로 확산되었다. 노숙인들은 대합실 곳곳에서 기물을 파손하였으며, 경찰에 맞서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노숙인 10여 명이 연행되고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날 노숙인들의 서울역 대합실 점거는 저녁 7시 30분 경에 서울역 대합실 3번 출구 바로 옆에 노숙인 시신 한 구가 공안에 의해 옮겨지면서 사태가 벌어졌다고 현장을 목격한 노숙인들은 전했다. 연락을 받고 출동한 경찰이 즉각 시신을 에워쌌고 1차로 시신을 빼내기 위해 시도하자 이를 지켜본 노숙인들은 "죽은 노숙인이 공안에 맞아 타살되었다"고 주장하며, 사인 확인을 요구하며 항의와 즉각적인 몸싸움과 농성을 벌였다.

서울역 대합실 2층에서 연행되는 노숙인
경찰이 노숙인 시신을 서부역 방향 출입문을 통해 기습적으로 빼내자 대치하고 있던 노숙인들이 경찰과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이며 시신탈취를 저지하려 하고 있다.


노숙인들은 죽은 노숙인이 화장실에서 끌려나오면서 공안에 맞아 죽었다고 주장했다. 노숙인들은 이날 세 명의 노숙인이 죽어나갔다고 말하고, "그 중 한 명은 공안에 의해 타살되었다"며 공안에 대한 극도의 불만을 표출했다.

오후 8시 50분 경, 문헌준 '노숙인 복지와 인권을 실천하는 사람들' 대표는 사인과 경과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나섰고, 노숙인들의 요구를 듣는 등 사태 해결을 자임했다. 문헌준 대표는 서울역무료진료소에서 인도주의 실천 의사 협의회 소속 의사가 와줄 것을 요청 했으며, 노숙인들과는 공안으로 가서 항의하는 것과 병원으로 가서 부검하는 것 등 향후 대응방안을 현장에서 의논했다.

그러나 밤 10시 10분 경 경찰이 죽은 노숙인의 시신을 기습적으로 빼내 앰블런스로 후송하자 이에 격분한 노숙인 100여 명이 경찰을 향해 기물을 집어던지는 등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이 시신을 빼낸 것을 확인한 노숙인들은 서울역 공안과로 몰려갔으나 공안들이 나타나지 않자 약 1시간여 동안 서울역 대합실 곳곳에서 대합실 의자등을 던지며 경찰이 시신을 빼낸 것에 대한 분노를 나타냈다.



경찰이 시신을 빼내고 서부역 방향으로 사라져 버리자 분노한 노숙인들은 5-10여명이 몰려다니며 개찰구등에 기물을 던지고, 유리창을 향해 물건을 집어던지기도 하였다. 일부는 대합실 2층에서 1층으로 의자를 집어던졌고, 진압에 나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서울역 대합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밤 11시 경 경찰이 추가 투입되면서 서울역 대합실에서 벌어진 사태는 일단락 되었다.

현장에 있던 한 노숙인은 평소 공안이 노숙인에게 어떻게 대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날씨가 추워 갈 데도 없는데 구둣발로 차는 등 구타하기 일수고, 심지어 전자봉을 사용하기도 한다"며 불만을 터뜨렸고, 오늘 죽은 노숙인에 대해서 "평소 공안이 노숙인을 대하는 것으로 봤을 때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죽은 노숙인의 시신은 적십자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확인 되었으며 아직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날 서울역 대합실 사태는 노숙인들의 불만과 저항이 어떻게 표출되는가를 보여준 사례다. 사회적 빈곤과 빈곤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한 그 극단에 있는 노숙인의 저항은 더욱 확산될 것임을 시사했다.
저녁 7시 40분경 노숙인의 시신을 경찰이 빼내려고 시도하자 노숙인들이 경찰과 대치하며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노숙인들은 공안의 사과와 철저한 현장검증을 요구했다.
경찰이 노숙인 시신을 빼내자 항의 표시로 드러누운 노숙인
연행되는 노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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