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쓴! 장애여성 잔혹사’

16일, 3회 장애여성의 날 행사 열려


장애여성들의 목소리가 거리에 가득 울려 퍼졌다. 16일 대학로에서는 3회 장애여성의 날 행사가 ‘몸으로 쓴! 장애여성 잔혹사’라는 제목으로 500여 명의 장애인, 학생, 시민들이 함께 한 가운데 열렸다. 이 날 행사를 맞이하여 행사장 주변에서는 장애여성들의 삶을 보여주는 그림들과 피켓들이 가득했으며, 따뜻한 봄날의 날씨만큼이나 상쾌한 장애여성들의 목소리가 가득했다. 장애여성의 날은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하였으며 의사결정권, 교육권, 노동권, 생활권 등과 관련된 장애여성의 독립문제와 운동사회내의 성차별을 제기하고, 장애여성의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등 독자적인 이슈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 실천들을 모색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장애여성은 무성적인 존재가 아니다


이 날 행사는 충북여성장애인연합 풍물패의 신나는 사물놀이로 시작되었다. 만들어진 지 2년째가 된다는 이 풍물패는 다양한 장애를 가진 여성들이 함께 하며 장애여성으로서의 삶을 함께 노래했다. 풍물패의 한 회원은 “상을 받는 게 소원이었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 장애인의 날이라고 48색 크레파스를 학교에서 주었다. 나를 인간으로 보지 않는 시혜의 눈초리가 너무 싫어서 그때부터 장애인의 날을 싫어하게 되었다”며 “장애인에게 중요한 것은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삶이다”고 얘기했다.

  이희정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활동가

이어 여는 발언에 나선 이희정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활동가는 “장애여성의 날은 우리를 무성적인 존재로 취급하는 사회에서 장애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억압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 졌다. 가부장적이고 남성중심적인 사회에서 70% 이상의 장애여성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여성장애인의 삶을 차분히 이야기 했다. 그리고 “장애여성도 사람이다. 차이와 다름이 인정되고 장애여성들의 여성으로서의 감수성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경희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간사는 “장애인으로 태어나려면 차라리 남자로 태어나지라는 사회의 한탄 섞인 말은 장애여성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장애인으로, 여성으로 언제나 모든 권리에서 멀어져야 했던 장애여성의 삶은 이제 모든 것에 평등한 삶으로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장애여성공감에서 함께 참석한 김상희 씨는 운동사회 내에서 드러나는 장애여성에 대한 차별에 대해 “사회에서는 차별이 눈에 봉게 드러나고 있지만, 운동사회에서는 활동이 바쁘다는 이유로 무심결에 지나치는 많은 차별이 있다”며 남성활동가들의 자각을 요구하였다.

재미있는 노래 가사 바꿔 부르기도 진행되었다. 처음처럼, 어머나를 개사한 노래는 행사에 참가한 모든 사람이 함께 불러 행사의 분위기를 더욱 북돋았다. 의사결정권과 여성의 기본권리라는 생리할 권리마저 존중받을 수 없는 장애여성의 삶을 표현한 퍼포먼스는 억압되어 있는 장애여성의 삶을 리모콘으로 작동되는 로봇 같은 삶으로 표현하여 참가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기도 하였다.



장애여성을 운동의 주체로

장애여성의 날 참가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독립을 할 수도, 할 필요도 없다고 여겨지는 장애여성들, 바로 우리들이다. 장애여성은 살아갈 공간도 스스로 결정 할 수 없었으며, 언제나 위험을 무릅쓰고 이동을 해야 했으며, 원하는 만큼의 교육을 받을 수도 없었다. 장애여성이 독립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결혼뿐이라는 사회적 인식 앞에서 장애를 가진 여성으로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는 없었다”며 장애여성의 독립적인 삶을 요구하고, “성별 위계와 성폭력은 진보를 추구하는 운동 사회에서도 깊게 뿌리 박혀 있다.

장애를 가진 여성이기 때문에 운동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시각 앞에서 다시 한 번 장애여성의 결정과 주장은 받아드려지지 않는다”며 운동사회내의 성별 위계와 권위적인 구조를 바꿔낼 것을 주장하였다. 또한 참가자들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대상에 장애여성의 현실 반영 △장애여성 자립생활 지원체계 마련 △기업 장애인의무고용율 5%확보 그 중 50% 장애여성 할당 △장애여성 교육권 보장 △장애여성의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 인권 보호 등을 요구하였다.

이어서 진행된 장애차별문화제에는 박준, 연영석, 천지인, 박향미, 꽃다지, 몸짓선언 등이 출연해 장애인 차별철폐의 목소리를 대학로 거리에 가득 채웠으며, 특히 장애활동가 김정환 씨가 민중가수로 데뷔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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