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영리병원·의료 광고 허용·자본 참여 활성화

송재성 차관, “규제완화로 의료산업 육성하고 서비스 선택 폭 넓힌다”

복지부, ‘의료서비스 육성 방안’ 발표

  의료서비스 육성방안을 발표하는 송재성 복지부 차관 [출처: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정부가 영리병원을 허용하고 환자유치 광고를 대폭 확대하며 한 명의 의사가 두 군데 이상의 의료기관을 옮겨 다니며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지난 13일 송재성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 같은 방침을 담은 ‘의료 서비스 육성 방안’을 발표하고 ‘보건의료 산업 육성 TF’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의료서비스 육성을 위한 주요 검토과제’라는 자료를 공개했다.

보건복지부는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및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의료제도의 자율성,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이 같은 방안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에 대한 자본참여 활성화와 의료기관 종별구분 개선, 세재개선, 해외진출 지원 체계 구축과 같은 의료기관 관련 제도 △한 명의 의사가 두 군데 이상 의료기관에서 진료하는 프리랜서형 진료, 민간자율에 관한 보수교욱 같은 의료인 관련 제도 △신의료기술 평가제도 구축, 환자유치 금지 규정 개선(광고 규제 철폐)과 병원중심 R&D 지원, 의료클러스터 조성, E-Health 기반 구축을 위한 의료기술 경쟁력 강화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그동안 의료서비스의 접근성 강화에 중점을 두었으나 앞으로는 규제완화를 통해 국민의 서비스 선택 폭을 넓히고, 의료산업 육성과 국제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는 송재성 차관의 발언을 볼 때 복지부의 ‘검토’는 실질적으로는 ‘강력한 추진’을 의미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단기적 개선 가능 과제는 6월말까지 추진방안 마련, 전문적 논의가 필요한 사항은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12월 까지 추진방안 마련’이라는 로드맵을 제출했다.

경쟁력 확보방안은 구체적으로 제시VS공공의료 확충 방안은 추상적으로 제시

정부가 제출한 ‘의료서비스 육성을 위한 주요 검토과제’는 WTO DDA 협상, 주요 선진국과의 FTA 협상 진행예정을 이유로 들며 ’의료시장의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기관의 대외 경쟁력을 확보‘를 우선 과제로 들고 있고 ’ 의료서비스가 고부가가치 산업인점을 감안하여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관련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두 번째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제출한 이 과제에서는 ‘공공의료 확충 지속 추진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기본 전제로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병상수 기준으로 공공보건의료 비율이 14%라고 공개했다. 같은 기준에서 영국은 96%, 일본은 36%, 심지어 의료사유화와 영리병원의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 조차 33%에 달한다.

보건복지부는 ‘경쟁력 강화’나 ‘자율성 효율성 제고’등을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방안들을 내놓고 있는 반면, ‘공공보건의료 기반 확충’을 위해서는 ‘지방의료원의 지역거점병원화 및 보건소 예방기능강화, 공공의료기관간 연계체계 구축, 고령사회대비 공공부문 역할 강화 사업 등 종합대책을 계획 중’이라는 추상적이고 무성의한 계획을 제출했을 뿐이다.

보건의료 산업 육성 TF실무자, “영리병원 허용이 아니라 검토일 뿐”

한편 ‘보건의료산업 육성 TF'에서 실무를 맡고 있는 보건복지부 최경일 사무관은 “영리법인의 병원 설립이 허용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경일 사무관은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것 뿐인데 언론에서 앞서 나가 허용이라고 썼을 뿐”이라 말했다. 지난 3월 서비스관계장관 회의에서 이미 영리법인의 교육기관 설립과 병원 설립 허용 방침이 결정 된 것 아니냐는 참세상의 질문에 대해 “그때나 지금이나 허용이 아니라 검토일 뿐”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 했다. 그러나 송재성 차관의 “앞으로는 규제완화를 통해 국민의 서비스 선택 폭을 넓히고, 의료산업 육성과 국제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는 발언과 비교할 때 최경일 사무관의 답변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영리법인의 병원 설립을 기정사실화하며 “영리 법인의 병원 설립에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서는 지난 1월 일부 언론에서 보도했던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가 이어지는 수순이 아니냐”는 계속된 질문에 대해서는 “폐지한다 안 한다 방침을 정한 것은 아니니 물론 될 여지도 있다”면서 “건강보험 부분은 건드리지 않고 간다는 전제가 발표되지 않았냐”고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최용준 민의련 대표, “사보험 업계 행보 유심히 살펴야 할 것”

지난 1월 참세상을 통해 “결국 당연지정제폐지-사보험확대-영리병원 대폭 허용의 세 축은 서로 연동되며 본격적 의료사유화의 길을 트는 것”이라 지적했던 최용준 민의련 대표는 “영리병원이 허용된다고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가 즉각 뒤따를 것 같지는 않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최용준 대표는 “정부 차원에서 일단 (영리병원을) 허용하면 활성화 방안도 내놓아야 할테니 당연지정제 폐지까지 가긴 하겠지만 헌재에서 합헌 판결을 내린 것이라든지 영세한 병원 입장에서 볼때 오히려 당연지정제가 폐지되 심사가 강화되 건보 지정 병원에서 탈락하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도 있는 점등을 감안하면 바로 다음 수순이 되긴 힘들 것 같다”며 “오히려 민간의료보험을 어떻게 지원하는 지 주의깊게 봐야 할 것”이라 전했다.

최용준 대표는 계속해서 “이번 여름에 실손형 보험(정액제가 아니라 보험사에서 질병에 따른 실제 손해액을 산정해 지급하는 방식)이 나온다는데 영리병원 허용과 민간 보험사의 공격적 마케팅이 보조를 맞춰 나갈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덧붙였다.

또한 복지부가 함께 내놓은 ‘환자유치 금지 규정 개선’(광고 규제 철폐) 방침에 대해서는 “얼마전 한 차례 법 개정을 통해 병원광고가 완화된 바 있는데 또 대폭 완화시키겠다는 취지가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말, 올 1월, 올 3월에 이미 영리병원 언급 있었어

  지난 3월 8일 이해찬 총리 주재로 열린 서비스산업관계장관회의 [출처: 총리실 홈페이지]

한편 지난 13일 복지부가 내놓은 방안은 지난 해 말부터 꾸준히 예고되고 진행되어 온 내용이다. 정부 각 부처가 힘을 합쳐 추진해 지난 11월 국회에서 통과된 경제자유구역법안은 이미 외국 영리법인에 의한 병원 개설, 의사면허 등 의료자격에 대한 예외와 외국자본에 의한 약국개설 등을 허용했고 지난 연말 개정된 안에서는 외국병원의 내국인 진료까지 허용한 바 있다.

또한 경제자유구역법안 추진과정에서 나타났듯 이러한 사안들은 보건복지부가 ‘나홀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29일 경제민생점검회의에 참가한 노무현 대통령은 “고도소비사회가 요구하는 서비스를 제공 못하고 있다”며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해 교육과 보건에 산업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들 분야(규제완화나 개방에 반대하는 등 여러 가지 사회적 압력)에 관해서도 내년에 결론 낼 것은 결론내면서 과감히 추진했으면 한다”고 강력한 드라이브를 건 바 있다.

당시 회의에 제출된 ‘2005년 경제운용방안’에서 정부는 ‘이해대립이 심한 교육, 의료등 사회서비스업 경쟁력 강화대책의 협의 조정에 중점’을 두는 ‘총리주재 서비스업 관계장관회의’가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관계장관회의’ 그 당시 이미 ‘사회서비스업(교육, 보건)의 고부가가치화를 중점 추진’한다는 명목 하에 ‘의료서비스산업, 제도 개선협의회’를 구성해 ‘의료기관에 대한 자본참여 활성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3월 8일 열린 1차 서비스관계장관회의에서 제출된 서비스산업경쟁력강화방안을 채택했다. 당시 이해찬 총리 주제로 열린 이 회의에서 정부는 “교육, 의료, 보육등 사회서비스업의 경우 공공성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고부가가치산업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제약”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화를 막는 제도적 굴레를 풀어나가는 한편, 진입장벽을 제거하여 개방과 경쟁을 촉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복지부발표는 전 정부 차원의 ‘대폭 규제완화, 사유화 촉진’ 신호탄에 불과

이미 참세상은 지난 1월과 3월 정부 주장대로 의료기관에 대한 자본참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영리법인의 병원개업 허용이 필수적일 것이라고 두 차례에 걸쳐 지적한 바 있기도 하다.

참세상이 정부의 영리법인의 병원개업 허용 방침을 보도했던 지난 3월에 열린 서비스관계장관회의에서는 27개 분야별로 소관부처 주관으로 TF팀을 구성해 서비스산업 분야별 대폭 규제 완화에 나서기로 결정한 한 편 65개 항목의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 중점검토 과제를 선정하기도 했다.

결국 13일 복지부에서 발표한 '보건의료산업육성 TF'는 전 정부 차원에서 추진중인 ‘대폭 규제완화, 사유화 촉진’의 신호탄이자 일각에 불과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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