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여 명 참석한 노동자대회, 6시 경 마무리

70여일 파업 아쉬움 남기고, "다시 현장으로, 조직 내부로"

70여일을 맞은 울산플랜트노조 파업 해결과 구속노동자 석방을 촉구하는 전국노동자대회가 7일 오후 3시 울산역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개최됐다.


전국노동자대회에는 하루 총파업을 결의하고 멀리 광양, 포항, 여수 등에서 집결한 건설연맹지역업종협의회 4000여 조합원과 플랜트노조 조합원을 포함한 울산지역 2000명의 노동자들, 업종을 불문하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민주노총 2000여 조합원 등 8000여 명이 운집했다.


3시10분 풍물패의 길놀이로 시작된 사전대회는 건설연맹전남동부지역협의회 율동패, 건설 플랜트노조 풍물패, 사회보험노조 율동패 등의 문화공연으로 이어졌다. 또한 울산건설플랜트노조와 마찬가지로 간접고용으로 인한 폐업, 노동3권 부정 등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울산대덕사지회 노동자들이 나와 연대발언을 하였다.


사전대회에 이어 3시40분 경 시작된 본대회에서는 민중연대, 전농, 민주노동당, 각지역 본부, 각 산별연맹 대표자들의 연대발언과 문화공연이 이어졌다.

대회사에 나선 이수호 위원장은 "지금 28일 째 서울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동지들과 똑같은 마음으로 여기 울산플랜트 노조 조합원들과 그 위에 올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모진 탄압에도 불구하고 흔들림없는 투쟁을 보여주는 울산플랜트 동지들을 바라보면 감격스럽다"라고 울산랜트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이어 이수호 위원장은 "이 싸움은 생존권, 근로기준법 보장을 요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싸움이며, 비정규직 싸움이고, 각계 모든 민중 단위들이 함께 뜻을 모으고 있는 투쟁이기에 절대 질 수 없는 싸움이다. 반드시 이 싸움을 승리하고 6월 비정규권리보장 쟁취의 길에 이 승리의 성과를 안고 달려갈 수 있도록 민주노총은 끝까지 함께 하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격려사를 이어간 정광훈 민중연대 공동대표는 "5월이 어떤 달이냐, 쿠데타의 달이기도 하지만 메이데이 노동해방의 달이기도 하다. 다가올 6월은 또 어떤 달이냐. 항쟁의 달이다. 오늘 이렇게 정권과 자본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우리 노동자들이 그 모든 불의를 엎어버릴 항쟁의 달이 눈앞에 닥쳐왔다"고 말했다.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는 연대사를 통해 "민주노조운동의 성지 울산에서 또다시 노동3권과 생존권 보장을 요구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 개탄스럽다"며 "노무현정부는 시장이 곧 힘히며, 기업이 권력이라고 자본의 뒤에 서서 노동자에 대한 탄압에 힘을 싣고 있다. 이제는 노동자를 짓밟는 자본 뿐만 아니라 그 뒤에 서 있는 노무현정부에게 제대로 요구하고 투쟁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전 당력을 기울여 함께 투쟁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집회 도중 다자협상에서의 타결 임박 소식이 전해지자 주최측은 이후 행진 일정을 미루고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회를 연장하며 결과를 기다렸다. 이후 집회는 투쟁방향 발언과 문화공연으로 이어지는 지난한 기다림이었다.


이윽고 5시 50분 경 박해욱 건설플랜트노조 위원장 이하 플랜트노조 집행부들이 단상에 올라 다자협상이 타결되었음을 선언했다.


박해욱 위원장은 "오늘 협상 결과가 만족스러운 것만은 아닌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조합원들 정말 눈물이 나올 정도로 잘 싸웠다. 이 아쉬움은 우리 조합원들의 투쟁이 미진해서가 아니"라고 말하고 "이제는 조직 내부를 걱정해야 할 시기다"라고 말을 이었다. 박해욱 위원장은 "주요 간부들이 구속 수배 당한 상황에서 다시 조직을 재건하는 마음으로 현장으로 돌아가 조직의 힘을 규합하자"라고 강조했다. 또 "이 합의안은 조합원만의 것이 아니라 민주노총 전 조합원과 함께 싸워 주신 모든 분들의 결과"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합의내용에 동의하고 이후 투쟁을 결의할 수 있겠냐는 박해욱 위원장의 물음에 조합원들은 박수로 답했고, 울산플랜트 조합원들은 환호하며 서로를 부둥켜 안고 기쁨을 나누었다. 조합원들은 협상 내용에서 주되게 요구했던 단체교섭 보장이나 구속수배자들에 대한 형사면책 등의 내용이 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블랙리스트 문제와 근로기준법 상 문제가 일정 해결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후 집회는 6시 10분경 결의문 낭독과 함께 마무리됐고, 조합원들은 울산역에 남아 정리집회를 진행하였다.

한편 전국 각지에서 연대를 위해 모였던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오늘의 협상 결과에 대해 "사실상 집단교섭이나 구속 수배 문제에 대한 책임있는 결과가 아무것도 없고 이미 있는 근로기준법의 확인아니냐"며 당혹스런 반응이 나타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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