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조직을 추스르고 미래를 기약해야 할 때"

[인터뷰] 박해욱 울산건설플랜트노조 위원장

기자는 27일 울산건설플랜트노조 투쟁과 관련한 다자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족문화센터에서 현재 수배중인 박해욱 울산건설플랜트노조 위원장을 만났다. 투쟁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그의 심경과 노조활동에 대한 앞으로의 구상을 들어본다.

그동안 어디에서 지냈는지?
- 우리 조합원들 집을 돌아다니며 지냈다.

편치 않은 시기였을 텐데 건강은 어떤지
-그래도 감기는 안 걸리고, 밥도 잘 먹었다.

파업이 막바지에 다다른 듯 한데
정말 어렵고 힘든 길을 달려왔다. 조합원들의 생활이 너무 어렵고 그리 넉넉한 상황이 아니다. 두 달 넘게 일을 못했으니 생계가 얼마나 어렵겠나. 어떻게든 파업을 빨리 끝내서, 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조합원들과 소통은 잘 되고 있나
아직 한자리에 앉아 보지도 못했지만, 이제 얘기를 해 봐야 한다. 다 추적을 한다고 해서 조합원들과 전화도 제대로 못했다.

협상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많이 부족하다. 조합원들은 많이 섭섭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조합원들의 생활이 너무 어렵고, 금년 한 해만 노동운동을 할 것도 아니다. 더 조직을 해서, 현장을 강화하는 일이 남았다.

파업후 구속,수배 등 대규모 탄압이 예상되는데
노조 주요간부가 4-50명 쯤 되는데, 다 가버리면(구속되면) 노조가 어디로 가게 될지, 산으로 가게 될지 심각한 상황이다. 조합원들과 진지하게 대책을 얘기해 봐야 한다. 나 하나 사법처리 되는 문제는 신경 쓰이지 않지만, 우리 조직을 어떻게 추스려 나갈지 걱정이다. 누가 좀 힘이 되는 사람들이 나서주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워낙 공권력의 탄압이 심했는데, 이제 나서줄 사람이 있을지 찾아봐야 할 상황이다.

삼보일배사태 등 경찰의 태도가 문제가 많았는데
경찰이 사고를 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동조합이란 살아서 움직이는 단체이고, 합법적인 노조활동은 보장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사업장 앞에도 가지 못하게 하고, 동지들 앞에서 설명도 못하게 하고, 위원장(이수호 위원장을 말함)까지 사지를 들어서 끌어내는 것이 말이 되느냐?

파업 당시 어려웠던 점은
처음에는 조합원 2천여 명 정도를 조직하는 게 가능하다 보고 시작했다. 그런데, 경찰이 가로막아서 조합원들에게 파업참여를 설득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경찰이 그러지 않았으면, 이렇게 파업이 힘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 한 달 안에 마무리 할 수 있었을 거라고 본다.앞으로 어떠한 노조가 파업을 하더라도 정당한 조합활동은 보장해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조합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투쟁이 전국에 많이 알려졌는데, 부족하지 않고 훌륭한 투쟁이었다고 평가한다. 물론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울산의 대기업을 상대로 따낸 결과라는 점에서 결코 작지 않다. 이제 조직을 추스르고 미래를 기약해야 할 시기이다. 서로를 위로하면서, 그렇게 계속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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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대규

    가열찬투쟁과 파워넘치는조직력으로 자본과 정권에경고를. 몸사리고 입으로투쟁을외치는 노동자들에게는 투쟁에 참모습을 보여준 파업투쟁이었읍니다. 한번에모든것을 얻을수있다면 다음투쟁이필요없겠지요.큰승리는 작은승리를 모아서만들수도있습니다.거대자본과 정권에맞서서 얻은승리이니 작은승리라도 이기는투쟁을 만들어냈으니 휼륭합니다.조직을 더욱확대하고 굳건하게다져서 다음투쟁에서확실한 승리를쟁취하시길 바랍니다.고생많으셨고 수고하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