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 15일부터 명동성당 앞에서 진행된 ‘강제추방 저지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합법화를 위한 농성투쟁’이 지난해 말 380일간의 긴 투쟁을 마쳤다. 이주노동자들은 이 투쟁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4월 24일 이주노동자들의 독자노조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지난 5월 14일 법무부와 출입국관리소는 아노아르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위원장을 연행함으로써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식지 않은 탄압을 과시했다.
이렇듯 이주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탄압은 계속되고, 사회적 논의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29일 안산역에 위치한 ‘국경 없는 거리 공원’에서는 ‘안산이주문화제’가 열렸다. ‘안산이주문화제 집행위원회(문화제집행위)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지난 10월부터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 열리는 문화제로 이번이 벌써 8번째다.
이날 문화제에는 ‘정면돌파’ 노래와 ‘밝은소리’ 몸짓 공연들로 채워졌다. 이날 행사는 말 그대로 조촐했다. 30여 명이 채 안 되는 관객들이 ’국경없는거리공원‘을 지키고 있었고, 틈틈이 보이는 이주노동자들도 언어의 문제로 이날 문화제의 성격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최미진 문화제집행위 활동가는 “아누와르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위원장이 아직도 청주보호소에 수감되어 있다”고 언급하며 “이러한 노동조합 탄압으로 참여해야 할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쫓겨 다니느라 참여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의 ‘썰렁함’이 이해가 가는 대목이었다.
최미진 활동가는 “한국말이 서툰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선전물을 돌리고 싶어도 아직 그럴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며 “그나마 만국 공통어인 노래와 몸짓으로라도 그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언어가 아닌 몸짓과 노래를 통해 연대와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다는 주최 측의 설명.
‘이주노동자 문화제 집행위원회’는 정면돌파 문예패, 노동자의 힘 안산본부, 민주노동당 상록위,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안산노동인권센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