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민사회단체, 이주노동자 문제 해결 공동 대응

이달 내 공동기구 구성 대규모 공동집회 등 여론전 본격화

안와르 서울경인지역이주노조 위원장 연행에 이어 이주노조 설립 불허, 인권 침해적 단속 추방 등 미등록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정부의 강경일변도 대응을 제어하기 위해 노동계와 제 시민사회단체들이 공동행동에 나선다.


지난 달 16일 안와르 위원장 연행 직후 규탄 기자회견에 함께한 이들 단체들은 “이미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는 강제단속 추방 정책의 무의미한 답습과 그로 인한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및 노동권 탄압이 더 이상 용인돼서는 안 된다”는데 의견을 함께하고,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 및 최소한의 인권보장을 위해 공동 기구를 결성할 것에 뜻을 모았다.

7일 오전 10시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이주노동자 노조 탄압, 인간사냥 강제추방 규탄, 시민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에 함께한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폭력단속과 인권유린을 자행하는 법무부가 43만 이주노동자 앞에 사죄할 것 △정부가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간사냥과 강제추방을 즉각 중단하고 이주노동자들에게 노동비자를 발급할 것 △현대판 노예제도인 산업연수생 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향후 강력한 공동대응의 의지를 피력했다.

우삼열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 사무국장은 “지난 달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를 주축으로 제 단체들에 공동기구 제안서를 돌렸고, 조만간 각 단체 입장이 모아질 것”이라며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이주노동자 투쟁에 대한 연대를 다시 한 번 모아낼 때”라고 강조했다. 공동기구는 이 달 중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며, 추후 이들은 대규모 공동 집회와 정부 항의 집회, 지역별 1인 시위, 법무부 장관 면담 추진 등 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한 다각도의 여론 환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각 단체 대표들은 한결같이 정부의 강경일변 이주노동자 정책이 얼마나 실효성 없는 미봉책이며, 그 양상이 얼마나 야만적인지에 대해 성토했다. 또한 이주노동자 뿐만 아니라 한국의 모든 노동자들에 대한 현 정부의 공격이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기에 이에 대한 전 노동자의 연대, 제 단체들의 지원이 시급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주노동자 노동권의 또 다른 족쇄, 고용허가제

현행 고용허가제는 2003년 7월 31일 제정 후 1년여 시범운영을 거쳐 지난 2004년 8월부터 정식으로 시행됐다. 그러나 이주노동자에 대한 완전한 노동권의 보장과 합리적인 외국인인력정책의 운영이라는 고용허가제의 취지는 전혀 발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제 시민사회단체들의 일관된 비판이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고용허가제가 외국인인력제도를 왜곡시키고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유린의 주원인으로 지적돼온 산업연수제를 잔존시킴으로써 외국인인력정책의 운영 혼란만을 가중시켰으며, 사업장 이동의 제한과 매 1년마다의 재계약 등과 같은 치명적인 독소조항을 가진 태생적 한계로 인해 이주노동자의 노동권과 인권을 억압하는 또 하나의 족쇄가 됐을 뿐”이라고 쓴소리 한다.

특히 고용허가제의 최대 독소 조항인 ‘사업장 이동의 제한’으로 인해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장내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인권침해와 부당한 차별에도 불구하고 사업주의 동의가 없는 한 작업장 이동을 할 수 없는 노예상태로 전락하거나 일방적이 사업주의 이탈신고에 의해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불법체류자로 낙인찍히는 신세가 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고용허가제 시행이후 오히려 늘어나는 미등록이주노동자

정부의 이주노동자 단속 과정에서의 인권탄압은 이미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사실’로, 집중 비판 대상이 된지 오래다.

지난 1월과 2월 출입국관리소 직원과 단속반원에 의한 집단폭행과 단속반원이 사용한 전기충격기에 의해 이주노동자가 심각한 부상을 당한 것은 이에 대한 극명한 예다. 또한 출입국관리소는 4월 단속된 이주노동자에게 동료에 대한 밀고를 강요하는가 하면 합법 이주노동자를 무작위로 단속한 후 사업주에게 이탈신고를 종용했다는 주장도 나와 물의를 빚은 바도 있다.

이 같은 무리한 강제단속 추방정책은 그러나 그 실효성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3년 11월 단속 초기 12만 명이던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수가 2005년 5월 현재 19만 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오는 8월에는 그 수가 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실정이 그 반증이다.

현실로 존재하는 이주노동자들이 강력한 단속 추방에도 불구하고 왜 점점 더 미등록 상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지를 외면한 채 이주노동자들의 노조 결성마저 불허하는 강경대응만을 고집한다면, 이주노동자 문제는 해결의 고리를 찾지 못한 채 악화의 길을 가게 될 것이며 이는 온전히 정부의 책임이라는 것이 제 단체들이 주장하는 요지다.

“한국사회 산업 구조의 최말단을 지탱하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합법화와 노동허가제를 시행하라, 이들에게 자유로운 노동을 통한 인간다운 삶의 실현을 허하라”

합리적인 정책과 대화를 요구하는 노동계와 제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에 정부가 답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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