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7일 노동자대회에 4만 명 운집

9년만의 총파업 집회, 김대환 장관 퇴진 요구

한국노총이 97년 노개투(노동법개악저지투쟁) 이후 9년만에 총파업에 돌입한 7일, 2시 광화문에서는 한국노총이 주최로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노동자대회에 참석한 4만여명의 조합원들은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부터 국세청 너머까지 늘어섰다.

이날 한국노총은 노사정위원회 탈퇴를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정부가 전향적인 자세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오는 20일경 민주노총과의 협의를 통해 노동위원회를 비롯한 70여개의 각종 위원회를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탈퇴는 2000년 말,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 일방추진에 항의해 활동을 중단했던 이후 5년6개월 만이다.

한국노총의 정길오 홍보선전부장은 "노동부 장관이 바뀌면 양대노총이 새로운 노사정 협의틀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혀, 김대환 장관 퇴진 후 본격적인 대화 국면이 열릴 것임을 시사했다.

한국노총은 평일인데도 4만여명이 참석한 노동자대회를 성공적으로 평가하면서, 노사정 대화 복귀는 김대환 노동부 장관 퇴진이 전제되어야 함을 명확히 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분규 현장에 내려가지 않는 게 원칙이라면 노동부장관은 뭐하는 사람이냐"며 "김대환장관은 법과 원칙도 없이 자기 감정대로 노동정책을 펼쳐왔고 노사정 대화 분위기를 깨뜨리고 노동계에 대한 적대감을 여지없이 드러냈다"고 밝혔다.

또한 이용득 위원장은 "선진노사관계로드맵, 즉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등을 추진하는 정부는 이를 일방적으로 몰아갈 것이 뻔한데 이는 노동조합의 무력화를 너머 과연 노동조합이 존재할 수 있을 지조차 의문스럽게 한다"며 "우리의 요구가 충분히 관철되지 않는다면 이제 더 이상의 노사정 대화는 없다"고 밝혔다.

이용득 위원장은 "김대환 장관은 '한국노총이 한 게 뭐 있냐'며 한국노총의 합리적 노동운동을 경시했다"며 "김대환 장관이 퇴진해야만 노사정 대화는 복원되고 우리 사회가 안정화되고 국민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노총, 오는 20일까지 총력투쟁 방침

이어 연단에 오른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사측의 대체인력이 모는 레미콘 차량의 바퀴에 깔려 숨진 것은 김태환 열사 한 분 만이 아니라 바로 우리 특수고용직 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요, 무시당하고 있는 모든 노동자"라며 "민주노총은 한국노총이 이번 투쟁에 승리할 때까지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는 "수십조원을 빼돌리고, 국민의 혈세를 제 지갑마냥 퍼다 쓴 김우중에게는 그토록 관대한 정부가, 우리 노동자들에게는 가혹한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 '노동자에게 노동3권을'이라는 작고 소박한 요구가 계속해서 묵살된다면, 노동자들이 선택할 길은 하나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 발언과 관련해 김혜경 대표는 "민주노동당에 대한 많은 오해가 있다"며 "민주노동당의 유일한 연대의 대상은 노동자 농민 서민 등 이 사회의 약자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노동자대회는 각 연맹별 사전대회를 거쳐 오후 1시에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무대 설치를 위해 차량통제를 해달라는 주최측의 요구를 경찰이 거부했고 이로 인해 2시간 가량 늦게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오후 5시경 노동자대회를 모두 마쳤으며, 행진이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한편 한국노총은 6일 저녁부터 이용득 위원장을 포함해, 24개 산별연맹 위원장들이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한국노총은 7일 총파업 이후에도 '노동부장관 퇴진촉구를 위한 전국 거리선전전', 사진전, 대국민 서명운동 등을 이어가며 7월 20일 양대노총 노동자대회까지 '총력집중 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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