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맵, 산별체제하 노사관계 재편, 곳곳 노조무력화 암초"

[민주노총 로드맵 정책워크샵](1)차 - '로드맵에 대한 총론적 검토'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과 동시에 내세운 ‘사회통합적 노사관계구축’을 위한 ‘노사관계법제도 선진화 방안’ 일명 노사관계 로드맵이 이번 9월 정기국회 상정을 기다리고 있다.

민주노총 등 노동운동 진영에서는 그간 “정부의 노사관계 로드맵이 신자유주의 노동시장 유연화를 가속화하는 한편 산별체제 하의 노동운동을 노사협조주의 노동운동으로 재편하려는 의도”라며 줄곧 비판의 날을 세워왔다.


노사‘관계’의 일방 당사자인 노동자들이 노사관계 로드맵에 반발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지난 6일 민주노총 로드맵 1차 정책워크샵 발제자로 나선 김태연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정부의 로드맵이 갖는 문제점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복수노조ㆍ산별노조체제 대비한 노사관계 재편 기도

김태연 국장은 우선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이 복수노조 문제와 전임자임금 문제가 직접적 연관이 없음에도 전임자축소를 복수노조허용의 전제조건으로 왜곡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97년 노동법 개악으로 도입된 전임자임금지금금지조항은 헌법상 자주적 단결권을 침해하고 국제노동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폐지가 불가피한데도 양자를 연계해 복수노조체제에서 노조조직 약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김태연 정책국장은 “복수노조 하에서 노조가 교섭창구를 단일화해야 사용자 측의 교섭의무가 발생한다는 것은 결국 교섭구조에 자본의 지배개입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태연 정책국장은 “노사관계 재편 의도는 기업단위 복수노조에 대응하는 문제뿐 아니라 한국의 허약한 산별체제를 노리는 다양한 장치들에서도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김태연 정책국장은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에 대한 노조 지명권을 박탈해 노조와 대립적인 노사협의회 구성 도모 △100인 이하 노조 전임자 폐기로 작업장 단위 노조 약화 시도 △2년 단위 단협갱신주기를 3년 주기로 변경 △산별노조 조합원의 사업장 출입 제한으로 연대 제한 내용들을 근거로 제시했다.

사용자대항권 강화와 파업권 약화

두 번째로 김태연 정책국장은 사용자의 직접 대항권이 강화되는 점의 문제를 지적했다. “정부의 로드맵은 합법 불법 여부를 막론하고 사용자의 직장폐쇄를 허용하고,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을 완화하는 반면 노조의 부당노동행위 제도를 도입하고 공익사업장 신규채용과 하도급에 의한 대체근로를 허용하는 등의 노조에 대한 사용자의 직접 대항권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게다가 쟁의행위찬반투표 시기나 유효기간을 설정하고, 긴급조정시 쟁의금지기간을 확대하며, 상급단체 및 대기업노조 제정투명성 제고 방안을 도입하는 등 국가권력의 지배개입도 강화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 김태연 정책국장의 지적이다. 결국 이러한 사용자 대항권 강화나 국가의 지배개입강화는 노조의 파업권을 약화시키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 김태연 정책국장은 "단협 유효기간 확대나 권리분쟁사항을 단체교섭대사에서 제외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고 있다.

신자유주의 노동시장유연화 확대강화

김태연 정책국장은 정부의 로드맵이 1997년 이후로 급속히 진행된 노동시장유연화를 완성하는 최후의 일격이라는 진단하고 있다.

로드맵은 사용자 측에서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정리해고 조건 완화와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의 고용승계 및 단협상 근로조건을 백지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성과급 임금체계나 변경해지제도 등을 도입 할 것을 검토사항으로 넣어 ‘임금유연화’를 의제로 선점해 2단계 개악이 근거를 깔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 내용을 보면 △정리해고 협의기간을 60일 상한으로 해고규모와 비율 따라 기간 축소 △도산시 정리해고 규정 적용배제 또는 완화 △도산시 고용승계규정 배제 △사업양도시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 효력 제한 등이 그것이다.

김태연 정책국장은 “선진화 방안에 직권중재 철폐 등 몇 가지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87년 이후 투쟁으로 강제된 내용들이고 그조차 개선내용도 한계를 갖고 있다”고 단언했다. “전체로 봐서도 '말로 주고 되로 받는' 것으로 노사관계선진화 방안은 그 출발에서부터 근본적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 김태연 정책국장의 결론이다.

“정책이 없어서가 아니라 투쟁동력이 없어서 실패했던 것 기억해야 ”

김태연 정책국장은 마지막으로 “로드맵을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정말 들어가야 하지만 빠져있는 내용드레 대한 우리의 안을 가지고 공세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대한 민주노총 자신의 논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

아울러 김태연 정책국장은 로드맵에 대한 명확한 투쟁전술 마련의 시급성도 강조했다.

“노동시간 단축 투쟁 등 지난 몇 년 투쟁과정을 보자, 10년 준비해서 내용 확보한 주 5일제 투쟁도 실패했다, 정책이 얕아서가 아니라 우리 동력이 없어서 끌려 다녔기 때문이다, 비정규법안 투쟁도 마찬가지다, 현장에서 대안의 문제가 아니라 돌파할 길이 안보이니 나오는 문제가 아닌가, 대안마련 좋다, 그러나 답은 뻔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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