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주도 중남미 자체 뉴스 채널 ‘텔레수르’ 출범

미 하원, ‘우리 뒷마당’이라 지칭하며 쌍지팡이 짚고 나서

해방자 시몬 볼리바르의 222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개국한 ‘텔레수르’

  볼리바르 초상 앞에서 개국축하 연설을 하고 있는 우고 차베스 [출처: Vheadline.com]
라틴아메리카의 24시간 TV 네트워크 ‘텔레수르’가 혁명 영웅 시몬 볼리바르의 222번째 생일인 지난 7월 24일 낮 12시(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역사적인 첫 전파를 쏘아 올렸다.

카라카스의 네셔널 판테온에서 열린 개국 기념식에서 텔레스르의 출범은 라틴아메리카의 영혼을 깨우는 것이라고 평가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해방자’ 시몬 볼리바르가 돌아왔고 이제 그의 이상은 텔레수르를 통해 여전히 살아있고 번성하고 있다고 자신의 소감을 밝혔다. 텔레수르가 첫 영상을 훌륭한 화질로 전달한 직후 차베스는 텔레수르 기획회의 팀에게 전화를 걸어 “이건 큰 홈런이나 훌륭한 골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첫 골을 멋지게 성공시켰다”고 축하했다고 쿠바의 통신사 Prensa Latina가 보도했다.

‘남쪽의 텔레비전’이라는 의미인 텔레수르의 출범은 라틴 아메리카의 소식을 자신들의 시각에 끼워 맞춰 전하는 미국과 유럽의 거대 방송사들의 왜곡에 맞서 자신들의 시각으로 뉴스를 전하려는 의미를 갖고 있다는 평가다.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쿠바, 우루과이등 역내 좌파 정부 지분 참여

  시몬볼리바르를 중심으로 베네수엘라, 쿠바,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정상의 모습이 보인다 [출처: 텔레수르 홈페이지]

텔레수르의 최대 지분은 베네수엘라가 소유하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51%, 아르헨티나 20%, 쿠바 19%, 우루과이 10% 등 역내 좌파 정부가 대거 텔레수르 설립에 동참했다.

텔레수르 사장을 맡게 된 안드레스 이사라 베네수엘라 공보장관은 “텔레수르는 우리의 문화와 문명을 파괴하려 하는 민영화와 신자유주의의 전 세계적인 살육 속에서 새로운 국제적 정보 질서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며 역내의 다양한 케이블 TV 채널과 디렉TV 위성 시스템을 통해 점진적으로 시청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텔레수르 제작진들은 ‘뉴 스카이 위성 806'을 통해 라틴 아메리카를 넘어 북미, 서유럽, 북아프리카 등에도 방송 전파를 송출할 야심찬 계획을 전했다. 이에 대해 BBC방송은 최소한 20개국 시청자들이 텔레수르 방송을 볼 수 있을 것이라 관측했다. 현재 아르헨티나에서는 지상파 7번, 우루과이에서는 지상파 5번, 브라질에서는 Community TV STation, 콜롬비아에서는 TV카리브 채널로 텔레수르 방송을 볼 수 있고 베네수엘라에서는 TV 바이브와 베네쉘라 TV라는 두 국영방송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

텔레수르의 본부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위치하지만 콜롬비아 언론인 호르헤 엔리케 보테로가 보도국장을 맡고 우루과이 언론인 아람 아아로니안 본부장을 맡고 있는 등 라틴 아메리카 저명 언론인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텔레수르 본부장, “우리의 눈으로 우리 자신을 볼 때가 왔다”

이는 정부 주도의 뉴스채널이라는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노력으로 보인다. 아아로니안 본부장은 "다양성과 다원주의에 기반해 라틴 아메리카 통합을 강화하는 대중 뉴스 프로그램을 생산“하겠다며 미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볼리비아, 콜롬비아, 쿠바, 멕시코, 우루과이에 주재하게 될 자체 특파원과 함께 독립 프로듀서들이 방송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제작방향을 밝혔다.

또한 “국제적 미디어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왜곡된 눈이 아닌 우리의 눈으로 우리 자신을 볼 수 있는 때가 왔다”며 “미국은 우리를 흑이나 백의 관점으로 바라보지만 사실 우리는 총천연색의 대륙이다”라며 텔레수르의 전파가 미국에도 전해지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쌍심지 켠 미국, 베네수엘라 대상으로 방송국 여는 법안 통과시켜

한편 미국은 텔레수르의 출범에 쌍심지를 켜고 나섰다. 텔레수르가 출범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주 미국 하원은 베네수엘라만을 대상으로 하는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국을 미국 정부가 설립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에는 ‘일관성 있고 객관적이며 정확하고 포괄적인 뉴스원을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전달’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법안의 발의자는 플로리다에 선거구를 둔 코니 맥 공화당 의원이다. 코니 맥 의원은 텔레수르가 반미, 반자유주의 논조를 전파해 아메리카 대륙의 세력 균형을 해치고 미국의 위협으로 떠오를 것이라 밝혔다.

텔레수르를 알 자지라 TV에 비유한 코니 맥 의원은 “우리 뒷마당에 자유와 민주주의는 계속 강하게 남아 있어야 한다”며 “차베스는 민주주의의 위협이며 자유의 적”이라고 밝혀 제국주의자적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미국은 쿠바를 겨냥해서는 1985년부터 마르티 라디오 방송국을 설립해 반쿠바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마르티 방송국은 코니 맥 의원의 지역구인 플로리다에 위치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공보장관, “문화제국주의에 대항하는 전쟁의 새로운 포석”

  텔레수르 사장을 겸하게된 안드레스 이사라 베네수엘라 공보장관 [출처: Vheadline.com]
미국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텔레수르 사장을 겸임하게 된 안드레스 이사라 베네수엘라 공보장관은 텔레수르의 출범은 “강력한 힘을 발휘해온 문화제국주의”에 대항하는 전쟁에서 “새로운 포석”이라고 평가한 이후 미국이 전파 방해를 할 경우 위성 시스템이 아닌 다른 대안으로 프로그램을 송출 할 수 있다고 라틴아메리카 통신사인 메르코프레스를 통해 전했다.

“이제 미제국주의는 그들 자신이 포위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이고 그 사실은 이 채널(텔레수르)의 출범으로 반영됐다” 호세 비센테 라구엘 베네수엘라 부통령의 발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