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화섬 노동자들 손배가압류 19억 3천만원

500일 넘긴 장기투쟁, 생계 곤란에 손배가압류 날벼락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500일이 넘도록 공장에서 투쟁을 벌이고 있는 화학섬유연맹 금강화섬지회 조합원들에게 금강화섬을 인수한 '(주)경한인더스트리'가 19억 3천만원이라는 거액의 손배가압류를 청구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폐업투쟁을 벌이고 있는 금강화섬 공장 [출처: 금강화섬지회]

2004년 3월 25일 공장이 문을 닫은지 1년여 만인 2005년 2월 11일에 공장을 인수한 경한인더스트리는 공장을 지키고 있는 금강화섬 노동자들을 내쫓기 위해 단전, 단수는 물론 불법점유와 권리행사 방해를 명목으로 한 고소고발을 단행해 왔다. 금강화섬지회가 투쟁문화제를 진행한 지난 7월 22일에는 공권력을 동원해 무대를 침탈하고도 13명의 조합원에게 출두요구서를 발부하기도 했다.

이어 8월 초에는 대구지방법원에 19억 3천만원이라는 액수로 손배가압류를 청구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사측이 제기한 손배대상자에 37명의 금강화섬지회 조합원 이외에도 '제3채무자' 23명이 포함되어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이 제3채무자들은 조합원의 부모와 아내를 비롯해 조합원이 거주하고 있는 장기임대주택의 건설회사 대표, 전세 임대인들로 구성되어 있어 충격적이다.

민주노총 구미시협의회와 민주노동당 경북도당은 지난 11일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손배가압류 철회를 주장했다. 이들은 "2003년 전국노동자들을 분노에 들끓게 했던 두산의 배달호 열사, 한진중공업의 김주익 열사가 자본의 신종노동탄압 손배가압류 철회를 요구하며 목숨까지 바쳤다"고 상기시키고 "전국 사업장마다 노조탈퇴와 파업격파를 위해 맹위를 떨치던 손배가압류가 2005년 들어 여전히 그 위용을 자랑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손배가압류 대상자에 대해서도 "이미 노조를 탈퇴하고 생업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19명이 포함되어 있으며, 금강화섬 노동자와 주소지가 같다는 이유로 남남인 60대 노인의 집까지 가압류되었다"고 폭로하며 "1년 6개월 동안 아무런 수입조차 없이 지내는 노동자들의 집과 전세금을 담보로한 비인간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8월 11일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개최된 손배가압류 철회 기자회견 [출처: 금강화섬지회]

장기투쟁으로 인한 투쟁기금 고갈과 극심한 생계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온 금강화섬지회는, 이같은 손배가압류 상황에까지 처하자 "장기간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투쟁기금은 언제나 전진을 어렵게 해온 장애물"이라며 재정사업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금강화섬지회의 투쟁에 연대해왔거나 위기상황에 공감하는 노동사회단체들도 재정 지원 사업에 나섰다. 금강화섬지회에 대한 재정적 연대를 조직하고 있는 '사회적합의주의-노사정담합분쇄 전국노동자투쟁위원회(전노투)'는 "한국통신계약직노조의 투쟁이 517일로 머문 것은 생계 곤란의 이유도 컸던 만큼, 재정적 연대가 얼마나 필요한 지 알수 있다"며 사업 의의를 설명했다.

금강화섬지회는 8.15 민족대축전과 전야제 장소에서 연대주점을 운영한 한편 양말선물세트와 신발항균탈취제품을 각각 1만원과 1만5천원에 판매하는 '2005 금강화섬 폐업투쟁 승리를 위한 한가위특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회는 "결정적 투쟁의 시점에서 극심한 생계문제가 우리를 가로막고 있다"며 연대기금 모금을 호소했다.
덧붙이는 말

△ 금강화섬지회 한가위특판 문의 011-535-9268
△ 연대기금 : 대구은행 183-13-016151 (예금주:김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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