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화 대신에 날아온 합법도급계획서와 폭력

17일 하이닉스-매그나칩 반도체 불법파견 개선개획서 제출

17일 오후 하이닉스-매그나칩 반도체가 불법파견에 대한 개선계획서를 노동부에 제출했다. 이 계획서에서 하이닉스-매그나칩은 “노동부가 불법파견으로 인정했던 작업지시 부분을 명확히 해 공정과 업무를 분리하겠다”는 합법도급화로의 개선 취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재 직장폐쇄 이후 직장에서 내몰린 3개 하청업체 노동자들에 대한 개선 내용은 전혀 언급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주노동사무소는 이날 오후 접수된 하이닉스-매그나칩 반도체가 민원실에 제출한 개선계획서를 검토하고 개선계획이 미흡하거나 타당하지 않을 경우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울산노동사무소는 현대차의 개선계획서 내용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경찰에 고발조치했으며, 창원노동사무소는 GM대우차 창원공장을 같은 이유로 직접 검찰로 송치한 바 있다.

"투쟁하고 있는 우리를 우롱한 것 밖에 없다"

이 날 오후 하이닉스-매그나칩 반도체가 제출한 개선계획 내용이 알려지자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은 청주 하이닉스-매그나칩 공장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며 분노를 표했다.

개선계획서의 내용은 한 마디로 ‘우롱’이라는 것이 지회 조합원들과 지역노동자들의 반응. 김광복 지회 대협부장은 “우리는 종이 한 장밖에 안 받았다, ‘합법도급, 사법부의 판단에 맏기겠다, 현재 투쟁 중인 조합원들에 대해 아무런 대책없음’... 이건 우리를 농락하는 것일 뿐”이라고 분노의 표하고 “결국 더 강고한 투쟁을 배치할 수밖에 없다”는 의지를 전했다. 지회는 특히 이번 개선계획서에 대한 노동부의 경과조치를 주목하고, 적절한 조치가 없을 시 노동부에 대한 타격투쟁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이 날 항의 집회에서 이영섭 충북본부장은 “노동부라는 공공기관을 자신의 하수인으로 보고 있는 하이닉스-매그나칩 자본의 안하무인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강력히 비판하고 향후 전면적인 투쟁의 의지를 표명했다. 충북본부는 또 이 날 오후 성명서를 발표해 “정부와 법률을 가소롭게 여기는 거대기업의 오만함과 횡포에 대해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며 “오는 26일, 금속연맹의 정치총파업과 하이닉스 청주공장 앞에서의 대규모 집회를 시작으로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본부는 더불어 노동부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과 정규직화를 위한 모든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도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 이 날 항의집회 과정에서 경찰과 조합원들이 물리적으로 충돌해 지회 조합원 5명이 중경상을 입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은 집회 전 이미 공장 주변에 3개 중대의 경찰을 배치하고 조합원들의 공장 진입을 철저히 막았으며, 진입을 시도하는 노동자들을 또 다시 폭력으로 진압했던 것. 특히, 경찰은 차량에 치인 조합원을 에워싸고 집단구타 했으며 차량의 도주를 의도적으로 용이하게 했다는 것이 지회의 주장이다.

이 날 오후 5시경부터 시작된 대치상태는 새벽 1시 가량 마무리됐으며, 현재 부상을 당한 5명은 안정을 취하고 있는 상태다. 이 중에는 머리에 가격을 당해 봉합수술을 해야 할 정도의 중상자도 있어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원직복직, 정규직화의 소식을 들어야할 날,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에게 돌아온 것은 그 기대를 산산조각으로 만드는 종이 한 장과 온 몸을 강타하는 경찰의 또 한 번의 폭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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